[성명서] 울산 방사선피폭사고에 대한 녹색연합의 견해

2000.11.24 | 미분류

울산 방사선피폭사고에 대한 녹색연합의 견해

지난 22일 새벽 1시30분경 울산에서 한 작업자가 비파괴검사용
방사성동위원소 이리듐(Ir-192)을 훼손하여 작업자가 방사선에 피폭한
사고가 발생했다.

과학기술부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하 안전기술원)은 이번 사고에
대해 여느 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일반인들에 대한 방사선 영향은
전혀 없다"고 밝히며, "오염된 사무실에 대해 출입제한조치를
내리고 방사능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학기술부와
안전기술원의 이러한 주장은 사건을 축소시키려는 작태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대로 작업자가 글라인더 작업으로 방사성물질을
훼손한 후 24시간 이상이 지나서야 안전기술원이 제염작업과 방사성물질
회수에 들어갔고, 그 사이 작업한 사무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출입이
자유로웠고, 작업자 역시 별다른 조치 없이 돌아다녔다면, 글라인더로
인해 갈린 방사성 물질이 틀림없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었을 것으로
녹색연합은 판단하고 있으며 이는 울산환경연합의 방사선 측정으로 일정정도
입증되고 있다.

방사선은 알려진대로 인간의 감각으로 느낄 수 없으며, 인간이 상당량
피폭했다하더라도 그 증상이 며칠, 몇 달, 몇 년 후에 나타날 수도 있어
더 많은 공포감을 안겨준다. 지난 해 2월 20일에 대한항공 김해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이와 같은 방사선의 위험을 잘 입증해 주며, 이번 사고에도
많은 것을 암시하고 있다. 지난해 비파괴 검사를 하던 작업자 두 명이
방사선에 피폭한 사고가 발생했으며, 그로 인한 영향은 한명의 작업자에게는
열흘 정도가 지난 3월1일에야 나타났으며, 다른 한명의 작업자에게는
2주가 지난 3월8일에서야 나타났다.

따라서 녹색연합은 이번 사고의 경과를 주시하며, 다음 사항을 과학기술부와
안전기술원에 요구한다.

첫째, 손실된 방사성동위원소 물질의 양과 그로 인한 오염지역과
오염정도에 대하여 정확한 조사를 실시하라.

글라인드로 인해 이리듐이 일정 정도 훼손되고, 그 가루가 인근 지역을
오염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과학기술부와 안전기술원은 얼마만큼의
이리듐이 손실되었는지와 손실된 이리듐이 어떤 경로를 따라 어느 지역을
얼마만큼 오염시켰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둘째, 무분별한 방사성동위원소의 사용을 즉각 억제하라.

방사성동위원소의 사용은 날로 증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규제책은
미흡하며 국정감사에서 여러 번 지적되었듯이 규제인원도 부족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방사성동위원소의 사용이 증가할수록 이와 같은
사고도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과학기술부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은 무분별한
방사성동위원소의 사용을 즉각 억제하라.

셋째, 정부는 핵산업을 즉각 워크아웃하라.

핵산업계는 끊임없이 핵물질은 잘 관리하면, 더없이 안전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안전한 관리가 위험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 사고가 분명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정부는 더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핵발전소의 추가건설
계획을 폐기하며, 핵위주의 에너지 정책에서 벗어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확보와 재생가능한 에너지 생산에 즉각 투자하라.

넷째, 사고관련 책임자를 처벌하고, 원자력안전기술원장과 과학기술부
장관은 국민에게 사죄하라.

 

※ 문의 : 녹색연합 사업2국 윤기돈
간사 (011-9765-7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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