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에서 투기빼기 – 1가구 1주택 국민운동을 시작하며

2007.04.11 | 미분류

“무리가 되더라도 대출 받아 집 사 놓는 것이 남는 장사야.”
“돈은 땅에 묻어 놓는 것이 최고지”

혹시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있는지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고 심지어 당연한 사실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현실을 부정만 한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제 우리는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아니요!”  “절대 아니지요!”  라고 모두가 고개를 가로저을 수 있는 세상을 꿈꿔보려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집이 무려 1천 322만 2천 641채나 있습니다. 산수로 계산해보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모든 가구가 집을 한 채씩 갖고도 73만 2천채의 집이 남아돈다는 답이 나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내 힘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일은 몇 십 년에서 때로는 평생까지의 소원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이렇듯 남아도는 집이 있는데도 집을 사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집’에 대한 잘못된 생각 때문입니다.

서울에는 집이 부족하고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더 많은 집을 지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는 많은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있지만, 사실 집을 아무리 많이 지어도 주택의 소유가 가장 좋은 투기의 수단이라는 인식을 바꾸어내지 못한 채 계속해서 집을 짓기만 한다면, 집 없는 사람이 집을 갖게 되기보다는 돈 많은 사람들이 집을 여러 채 갖게 되며, 그렇게 되면 집을 지어도 지어도 집을 못 갖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을 것이고 그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집은 계속 지어질 것입니다.

이처럼 집을 계속 짓는 것이 집 없는 사람들의 꿈을 보다 쉽게 이루어 주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어리석게도 너무 쉽게 환경과 자연을 집 짓는데에 내어주곤 합니다.
서울 강남의 허파였던 세곡동, 내곡동, 우면동 일대 그린벨트 역시 집을 짓는 땅으로 그 푸른 생명력을 내어줄 위기에 놓여있고 성남과 하남의 그린벨트도 같은 처지가 되었습니다.

서울에는 더 이상 대규모 주택을 지을 만한 땅이 없습니다. 대규모 주택공급정책과 더불어 주택을 투기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계속되는 한 머지않아 서울 하늘아래에서 숨을 쉬는 일조차 어려워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환경을 훼손해가며 제아무리 열심히 집을 지어댄들 지을 수 있는 집 또한 무한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제 집이 본래 제기능만 할 수 있도록 우리가 생각을 바꿀 때입니다. 이제 집은 거주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만 남기면 됩니다. 집의 의미에서 투기나 투자의 의미를 겹쳐보게 된다면 집으로 인한 소득의 불평등과 그로인한 환경의 훼손을 막을 재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4월 11일) 투기적 다주택 보유 억제 . 무주택자 보호 지원 . 주거의 공공성 실현의 슬로건을 건 1가구1주택국민운동이 출범식을 가졌습니다. 1가구1주택 국민운동에서는 주택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고 주택을 한 채만 소유하자는 의미로 “1가구1주택협약”운동을 펼칩니다. 대선주자, 정치인, 공직자는 물론 모든 시민들까지 협약에 참여하도록 하여 이 아름다운 약속을 사회전반으로 이어내려 합니다. 또한 투기적 다주택 보유 규제를 위한 대선 공약 제안 및 정책 입법화 운동을 통하여 우리의 운동을 현실적 제도로 완성하여 나갈 것입니다.

녹색연합 역시 이 국민운동에 동의하며 나아가 대규모 공급정책으로 환경훼손이 정당화되고 있는 현실까지도 바꾸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