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음모를 건교부·도로공사는 포기하라!!

2001.06.28 | 미분류

세계적인 국립공원이자 수도권의 허파인 북한산국립공원을 꿰어 뚫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음모를 건교부·도로공사는 포기하라!!

북한산국립공원은 수도권의 녹색허파이며 1년에 수천만명의 시민들이
등산과 휴식을 위해 찾는 산악공원으로 외국인들에게도 많은 부러움을
사고 있는 우리의 자랑거리다. 전세계 어디를 가 보더라도 수도와 인접하여
북한산국립공원과 같이 아름답고 잘 보존된 명산이 자리한 곳은 없다.

특히 3번 국도를 타고 서울을 나서다 보면 북한산국립공원과 수락산이
좌우측으로 한눈에 들어와 빌딩숲에 가로막혀 살고 있는 우리들의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풍경은 우리 시대에나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이곳에 8차선 고속도로가 건설되려고
하기 때문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가 이곳에 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원래 수도권 외곽도시들을 연결하는 도로이다. 서울로
진입하는 차량들을 외곽에서 흡수, 서울의 교통정체 및 대기오염을 완화하는
기능을 하는 넼로드로 계획되었다.

그런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사업은 마지막 경기북부 구간만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목을 시원하게 돌리는 것이 아니라 서울의 목줄을
죄는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북한산국립공원과 수락산, 불암산 등 서울
북부지역의 주요 산들을 꼬치 꿰듯이 모두 터널로 뚫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먼저 국립공원 안에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는 한국도로공사의
발상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국립공원은 국가에서 국토자연환경 중
최후의 보루로 삼고 있는 곳이며, 국가에서 지정하고 직접 관리하는
곳이다. 이런 국립공원을 국가기관의 손으로 먼저 파괴한다면 이는 국민과의
약속을 국가가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어느 누가
국립공원의 중요성을 인정하려 하겠는가!! 국립공원에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그 자체로서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도로공사는 국립공원이라는 큰 틀은 보지
않은 채 북한산국립공원을 우회하면 도로가 길어지고, 이에 따라 산림훼손면적이
늘어나고, 배기가스 배출량도 많아져 더 큰 환경파괴가 일어난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이는 현장 상황을 무시한 채 책상 위에서 지도만을 놓고 자기 나름의
잣대로만 이리 재고 저리 잰 결과의 산물일 뿐이다. 국립공원의 경관
및 자연환경 훼손을 국립공원 밖의 야산과 단순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욱이 8차선 터널이 뚫고 가는 수락산, 불암산은 국립공원만 아닐 뿐
수도권의 명산 중 하나가 아닌가!!

북한산국립공원의 북서쪽 사면(터널 입구 부분)은 한국특산식물인
‘산개나리’를 포함하여 ‘끈끈이주걱’같은 희귀 습지식물과 자생란들이
서식하는, 북한산국립공원 내에서도 종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역에 속한다.
이 지역은 특히 편서풍의 영향으로 일년 사시사철 서쪽에서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런데 그 앞으로 8차선 고속도로를 내게 되면 환경변화에 예민한
이런 희귀식물들이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특히 길이 4,000m가 넘는 8차선 터널(4차선 터널 2개)이 이 산들을
뚫고 지나간다면 지하수위가 최소 30m 이상 낮아질 것이며, 이런 급격한
변화는 북한산국립공원의 생물다양성을 엄청나게 위협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자연환경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도로공사의 현 실시설계노선은
외곽순환도로로서의 기능에도 의문점을 갖게 한다. 이 노선은 의정부시를
비롯한 경기북부지역의 교통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채, 철저하게 서울북부지역의
교통이용만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는 경기북부지역의 개발상황과 이를 기존의
간선도로가 받쳐주지 못해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는 현재의 도로상황으로
볼 때, 현 노선은 의정부 일대의 교통정체를 더욱 심화시키고 외곽순환고속도로의
이용률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공사는 지금의 변화된 상황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정부계획하에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이라는 미명아래 당장의 상황처리에만
급급해 당초 계획대로 가야한다고 고집하며 근시안적인 건설행정의 구태를
못 버리고 있다. 오늘의 도로건설은 미래의 우리 도로 모습을 결정짓게
되는것이다. 한발짝만 물러서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과연 어느 노선이 더 큰 예산낭비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시민연대는 국립공원을 능욕하는 길이 4.2㎞, 왕복 8차선 터널공사로
관통상을 가져다 주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상식적으로도 결코 통용될 수 없는 현 실시설계노선에 따른
도로건설을, 기존 시민단체 연대를 NGO컨소시엄으로 확대 결성하여 국립공원을
지켜야한다는 당연한 여론에 부응하여 모든 합법적 방법을 동원  사력을
닿 저지할 것이다. 이를 위해 경기북부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원하는
수도권 지역주민들의 힘을 총동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단추를 잘못 끼우려는 공사를 강행한다면 우리는
이를 ‘국가가 국민을 우롱, 기만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국립공원을
겁탈하는 정부공사를 저지하기 위하여 시민불복종 운동은 물론‘도봉산
일대 국립공원 해제운동’을 펼쳐서라도 막아낼 것이다. 건설교통부
및 한국도로공사는 우리의 정당하고도 상식적인 요구를 곧바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 우리의 주장 ——

하나, 건교부 및 도로공사는 북한산국립공원, 수락산, 불암산을 관통하는
현 노선을 즉각 포기하고 외곽순환도로 목적에 맞는 대안노선을 수립하라!!

하나, 환경부는 국립공원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 현 노선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즉각 불허하라!!

하나, 현 정부는 소중한 국토자연환경을 민간사업자의 손에 맡겨
파괴하지 말고 국가로서의 책임을 다하라!!

 

2001년 6월 27일

북한산국립공원·수락산·불암산 관통
도로 저지를 위한 시민연대

경기북부환경운동연합, 광릉숲보존협회, 교통문화운동본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그린훼밀리운동연합, 녹색교통운동,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연합, 대한산악연맹,생태보전시민의모임,
서울산악연맹, 서울환경운동연합, 생명회의, 우이령보존회, 자연의친구들,
천주교한마음운동본부, 한국대학산악연맹, 한국불교환경교육원, 한국산악회,
환경과공해연구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시민연대(가나다순)

※ 문의 : 녹색연합 대안사회국
김경화 국장 (
hannamu@greenkorea.org
/ 02-747-8500)
우이령보존회 02-762-5211 / 경기북부환경운동연합
031-873-6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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