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송전탑으로 무너진 강원도 산하

2001.09.25 | 미분류

녹색연합은 지난 7월23일 횡성군 산사태 발생이후 산사태 발생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횡성군 일대를 50일간 조사하였다. 녹색연합이 이번 산사태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산사태 최초 발생 지점이 대부분 인간의 간섭이 행해졌던 지역이라는 점과 1999년 765kV 송전선로 건설 당시부터 산사태 발생 위험이 예상되므로 공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있어왔기 때문이었다.

녹색연합이 이번에 자체 조사한 결과 횡성군을 가로지르는 송전탑 총 73기 중 산사태가 발생한 개소는 36기 주변 82개소에서 다달았다. 전체 산사태 발생 개소가 123개소라는 사실에 비추어 봤을 때 송전탑으로 인한 산사태가 82개소에 이른다는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녹색연합이 송전선로를 따라 직접 조사한 결과 산사태 피해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산사태 양상은 최초 발생지점 폭이 4∼5m에서 20∼30m까지였고, 흙과 돌, 바위 등이 쓸려내려간 길이는 200m에서 1.5∼2km까지 대규모였으며, 파헤쳐진 깊이는 1∼2m에서 최대 10m가 넘는 곳도 있었다. 이에 따라 계곡 전체가 형상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다. 또 계곡 하류에 있던 논밭은 그 곳이 논밭이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다면 그 사실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파괴되었다. 특히 청일면 춘당리는 비닐하우스 5동이 엿가락처럼 휘어지며 완파되었고 정미소가 원래 위치에서 10m정도 떠내려온 채 완파되었다.

녹색연합은 이번 조사과정에서 횡성군 산사태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빗물이 송전탑 개설 전에는 산사면 전체를 따라 골고루 퍼지면서 계곡으로 흘러 내려갔으나, 송전탑 건설 과정에서 만들어진 작업도로가 하나의 큰 배수로 역할을 하게 되어, 빗물이 작업도로로 모이게 되었으며, 모인 빗물이 작업도로를 따라 흐르면서, 물살을 못 이겨낸 불안정한 성토 사면이 붕괴하면서 산사태가 발생하거나, 산정상부터 흘러 내려오기 시작한 지하수가 성토면의 불안정한 사면으로 용출하면서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였다.

따라서 녹색연합은 이번 산사태 발생의 주요 원인을 송전탑건설로 인한 부실 시공과 사후 뒤처리 미흡으로 인한 인재로 규정하였다. 그 근거는 산사태가 발생한 모든 지역에 있어서 인간의 간섭이 없었던 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건수는 매우 적다는 것이다. 특히 송전선로가 들어 서있는 산중에서 송전탑부지 아래나, 작업도로 이외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곳은 상창봉의 수종갱신사업지와 겹치는 부분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직간접적으로 송전선로가 산사태에 영향을 미쳐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송전선로 구간에서 발생한 산사태의 시작점은 모두 작업도로 성토면이나, 송전탑부지 바로 아래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이에 덧붙여 강수량과 집수량을 고려하지 않은 작업도로의 배수시설, 송전선로 건설시 베어낸 나무나 흙등을 그대로 성토면에 묻어 지반약화를 가져왔다는 사실 등도 이번 산사태가 천재가 아닌 인재임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따라서 녹색연합은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복구미흡이 이번 산사태 피해의 주요 원인임을 지적하며, 이에 따라 한전이 산사태 복구비용의 일부를 책임지며, 주민 보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한다.

녹색연합의 주장
1. 한전은 산사태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지고 적극적으로 보상에 나서라.
1. 정부는 강원도와 산림청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송전탑 건설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라
1. 산자부와 한전은 핵발전 중심의 대규모 전력공급 시스템에서 벗어나 환경친화적인 전력시스템 도입에 적극 나서라.


2001년 9월 24일

녹 색 연 합

문의 : 윤기돈(011-9765-7276), 서재철(019-478-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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