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근 방송관련 태도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2002.09.03 | 미분류

[성·명·서] 국민의 ‘알권리’는 결코 훼손당할 수 없다!

최근 한나라당이 KBS, MBC, SBS 그리고 YTN에 ‘불공정보도 시정촉구’라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언론매체를 통해 이미 밝혀진 것처럼 그 공문에는 병역비리 의혹보도와 관련하여 ‘이정연 씨의 얼굴을 방송보도하지 말 것’, ‘이정연 씨의 이름 앞에 이회창 후보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달지 말 것’, ‘검찰의 공식 보도가 아닌 내용의 방송을 자제할 것’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우리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은 군사정권 시절의 국민 알권리를 통제했던 보도지침의 망령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나라당의 이러한 행위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방송의 보도내용이 자기 당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사전에 통제하려는 보도지침이요, 언론(보도)의 자유를 위협하는 사전검열 행위이며, 방송에 대한 장악음모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은 불과 한달 전 KBS 2TV와 MBC의 민영화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국민의 눈과 귀가 되고 있는 거대 지상파방송을 사유화하여 사실상 그들의 역할을 상업적 이익에 복무토록 하겠다는 것으로, 그동안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은 이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분명하게 표명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에 한나라당은 MBC를 국정감사의 피감기관으로 만들기 위해 감사원법의 개정안을 국회 법사위에 제출해놓고 있다. 이는 실로 이율배반적인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영화하겠다던 방송사를 불과 한달 여만에 ‘오로지 국감대상으로 잡아두기 위하여’ 공영으로 남겨두는 조치로 뒤바꾼 것이다.
결국 한나라당이 MBC에 대한 국정감사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그것의 타당성보다는 정략적 차원에서, 보도내용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해당 방송사의 책임자를 국정감사장으로 끌어내어 방송 보도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텔레비전 방송은 국민 모두가 보고 듣는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중의 하나이다. 특히 선거시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방송의 보도가 공정하고 사실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국민들의 알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방송의 정치적 독립이 보장되어야 한다.
하물며 한나라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악용하여 방송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방송보도의 자유를 위협하며, 오로지 연말 대선을 향한 당리당략의 차원에서 언론을 계속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우리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은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밝히는 바이다.

다시 한번 우리 시청자·시민사회운동단체들은 최근 한나라당이 보여준 일련의 방송 관련 조치가 국민의 알권리를 위협하고 방송의 독립성을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밝히며, 이를 즉각 중단하고 시정할 것을 엄숙히 촉구한다.

2002년 9월 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녹색연합·매체비평우리스스로·문화개혁시민연대·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참여연대·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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