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회의원님께
정부의 파병동의안을 거부해 주십시오.
미국이 선언한 대이라크 전쟁은 자국의 이해를 위해 다른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패권적이고 부도덕한 전쟁입니다. 또한 유엔승인도 없이 전쟁을 감행하려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정부가 지지하여 군을 파병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부도덕한 일일뿐더러 국제법적 질서와 국제사회의 여론을 등지는 매우 위험한 결정입니다.
정부는 마치 이라크 전쟁지원과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맞바꿈으로써 상당한 국익을 챙길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으나 이는 가능하지 않을 일일 뿐만 아니라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이라크 다음에는 한반도’가 될 것이라는 강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한반도의 남쪽이 미국의 명분없는 전쟁을 돕고 나서,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끝낸 이후 같은 명분과 논리로 북한을 공격하려고 할 경우, 우리는 국제사회에게 어떤 명분과 논리로 ‘반전’을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이번 파병안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는 미국이 말하는 악의 축, 또는 불량국가들에 대한 자의적인 침략을 정당화할 것인가 아니면 대다수 나라들과 국제적인 반전여론의 편에 서서 부도덕한 전쟁과 침략을 거부할 것인가를 가늠하는 역사적 선택에 다름 아닙니다. 국회의원님께서 진정한 국익을 위해서, 세계 시민들과 역사앞에서 떳떳한 한국이 되도록 파병안에 반대하여 주십시오.
의원님의 ‘정부파병 동의안 반대’는 지난 세기 가장 처참한 전쟁을 겪은 민족으로서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킬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의원님께 촉구합니다. 정부의 파병안에 대한 명확한 반대입장을 표명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감사합니다.
2003. 3. 21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일동
(연락단체 : 녹색연합 T 02-747-8500, F 02-766-4180 김타균 정책실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