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한산국립공원·수락산·불암산 우회노선 결정을 촉구하는 사회각계 원로 선언

2003.07.29 | 미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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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지금, 개발과 보전을 둘러싼 가치관의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개발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습니다. 좁은 국토에 그나마 산지가 60%를 넘는 조건에서 환경의 훼손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 개발로 인한 폐해를 헤아려보아야 할 때입니다. 금수강산은 옛말이 되었고, 마시는 물과 숨쉬는 공기조차 안전하지 못합니다. 산천은 무너지고 물길은 끊어지고 막혀 썩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는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자연이 서로를 북돋우며 조화로움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지난날 개발로 훼손된 국립공원의 자연생태와 문화유산의 회복을 논의해야 할 때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마땅히 북한산 국립공원은 온전히 보전되어야 합니다.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을 후손들도 맘껏 누리고, 거기에서 자연의 조화로움과 조상님들의 지혜를 재해석해 삶의 지침으로 삼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지금의 세대가 해야 할 고귀한 의무입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현재 노선이 관통하는 노원·도봉 지역의 대기는 지금도 최악의 상태인데, 수락산과 불암산을 터널로 관통시켜 하루 14만대의 자동차가 운행된다면 환경재앙을 피할 수 없습니다. 개발로 인한 국민들의 건강권이 도전받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개발독재를 넘어 상생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개발로 인해 얻을 이익이 아무리 큰들 생명을 저당잡힐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개설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아울러 개발과 보전의 조화로움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우회노선을 채택해 10분이 더 든다고 보전해야 할 가치를 가벼이 여겨 희생한다면, 우리는 더 크고 회복불능의 재앙을 불러들이는 것입니다. 국립공원과 문화유산의 보전에 따른 가치를 계량화되기 어렵다고 해서 폄하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 정부의 결정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참여정부는 국민의 개혁 열망에 의해 탄생된 정부입니다. 국립공원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생명이 위협받지 않는 삶터를 구현하는 것은 개혁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람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구현하지 않는 개혁이란 허언일 뿐이며, 개발만능주의에 사로잡혔던 구시대의 관행을 반복하는 퇴행입니다. 국립공원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의 보전, 지역주민의 건강한 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노선의 결정은 참여정부의 개혁정신에도 걸맞는 선택입니다.

자연환경 보전은 국민들의 바람이며, 우리 시대의 중요한 가치입니다. 불교계와 건교부가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전문가들로 구성해 운영한 노선재검토위원회에서도 북한산 국립공원과 수락산·불암산을 관통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현 노선을 백지화하고 대안노선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회노선의 결정을 미루는 것은 또 다른 갈등의 소지를 만드는 것일 뿐입니다.

이에 북한산 국립공원과 수락산·불암산을 관통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우회노선의 선택을 바라는 우리의 간절한 마음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현명한 결간을 촉구합니다.

-. 북한산 국립공원은 온전히 보전되어야 합니다.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한 우리 세대의 자랑스런 의무이며 권리입니다.

-. 노원·도봉 지역 주민의 건강권은 지켜져야 합니다. 개발 이익이 아무리 크다한들 고귀한 생명에 견줄 수는 없습니다.

-.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무겁게 여기지 않는 개혁은 허언일 뿐입니다. 북한산 국립공원과 수락산·불암산을 우회하는 노선의 결정은 참여정부 개혁정신에도 걸맞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현명하고 미래지향적인 결단을 촉구합니다.

2003년 7월 29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한산 국립공원·수락산·불암산
우회노선 결정을 촉구하는 원로 선언 참가자 일동

강희남(목사), 고은(시인), 권숙표(UNEP 한국위원회 부총재), 김성훈(전 장관/ 환경정의시민연대 고문), 김진균(서울대 교수), 노융희(서울대 명예교수), 문대골(생명교회 목사), 문정현(신부), 박영숙(한국환경사회정책 연구소 소장), 박영신(녹색연합 상임대표/연세대 교수), 백기완(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백창기(조계종 중앙신도회 회장), 법정(맑고 향기롭게 회주), 법타(은혜사 주지), 오세철(연세대 교수), 원경선(환경정의시민연대 이사장), 원택(조계종 종회의원), 월서(조계종 호계원장), 월운(봉선사 회주), 이경우(원불교 인권위원회 위원장), 이선종(원불교 천지보은회 상임대표), 이세중(변호사), 이정택(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상임대표), 장회익(녹색대학 총장), 지하(조계종 중앙종회 회장), 청화(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고문), 최병모(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이상 27명

문의 : 최승국 협동사무처장 02-747-8500

첨부자료 :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반대운동 경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노선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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