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묵인한 한전의 불법폐기물

2003.08.05 | 미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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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최근 환경영향평가를 해준 ‘울진-태백765예정지’에서 한전이  불법으로 매립한 대량의 폐기물 확인

환경부가 최근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해준 울진-태백 765송전선예정지에서 대규모 불법폐기물이 확인되었다. 한국전력공사가 기존에 추진한 송전탑 건설에서 발생한 토목폐기물을 청정지역에 불법으로 매립한 것이다.

녹색연합은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일대의 울진-태백간의 345kv송전탑 주변에서 대규모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현장을 조사하였다. 울진-태백 345송전탑은 지난 2001년 봄에 완공되어 현재 가동중이며 동일한 지역에 추가로 울진-태백765kv 송전탑건설이 추진 중에 있다. 문제의 현장에서 한전이 불법으로 매립한 폐기물은 지난 345kv 송전탑 공사과정에서 사용된 폐콘크리트이다. 폐기물은 송전철탑의 진입로를 확보하기 위해 작업로를 개설하면서 타설했던 콘크리트들이다. 폐기물을 투기한 것에 대해서는 한전도 시인한 바 있다. 한전이 밝힌 불법매립량은 440톤 가량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조사에 따라서 700~800톤은 족히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곡면 일대를 관통하며 들어선 송전탑 건설과정에서 대부분이 진입로에 콘크리트를 타설하여 공사를 하고 준공 이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처리하지 않고 불법으로 폐기물을 방치하고 매립했기 때문에 한전이 밝힌 양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법 매립된 현장은 삼척시 가곡면 오저리, 동활리와 원덕읍 사곡리 일대다. 송전탑이 들어선 산림지역의 진입로가 개설된 골짜기 10여 곳에서 폐기물이 확인되고 있다. 오저리 비비골, 갈전마을일대, 동활리 춘바위골 등이다.

폐기물은 골짜기에 매립하고 흙을 덮어 놓은 상태였거나 콘크리트가 바닥에 있는 상태로 그대로 흙을 덮었다. 폐기물의 크기는 호박이나 수박크기부터 가로 5m, 세로 5m, 두께 15cm 등 다양한 크기로 방치되어 있다. 골짜기 곳곳에 방치되거나 묻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한전이 불법적으로 매립한 송전탑 폐기물은 작년 8월 태풍 ‘루사’때 전모가 드러났다. 집중호우에 의해 땅속에 묻혀 있던 것이 빗물에 의해 흙이 쓸려가면서 계곡 곳곳에 흉물스런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녹색연합이 가곡면 동활리 춘바위골과 풍곡리, 오저리 등 345kV 송전탑 건설로 인한 피해 지역을 조사한 결과, 동활리 춘바위골의 경우 345kV 송전탑 작업로로 인해 끊어진 취수관로가 7년째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으며 마을에서부터 동활리 춘바위골 취수원까지 철근이 포함되어 있는 폐콘크리트 덩어리가 계곡 중앙에 박혀 있는 등 작업로에 이용되었던 콘크리트 폐기물이 수해로 인해 계곡 곳곳에 떠내려와 있었다. 오저리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오저리 55번 송전탑 부지 아래로는 이미 산사태가 진행된 상태였으며 비비골에는 계곡에 형성되었던 콘크리트 작업로가 끊어진 채 방치되어 있었다. 이곳에는 3m 정도의 콘크리트 덩어리가 40도의 경사면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오저2리 계곡에서는 부실한 옹벽공사로 2002년 수해 때 옹벽과 함께 돌무더기가 계곡을 따라 쓸려 내려온 상태였다. 또 높이 2m 정도의 야적된 폐기물 덩어리가 곳곳에서 발견되었으며 예전 작업로를 따라 콘크리트 폐기물이 3km 정도 이어지고 있었다. 이곳 역시 작업로 위에 흙을 약간 덮어 폐기물을 가리고 있었으며 그나마 덮여 있던 흙도 수해로 인해 씻겨 내려간 곳이 많았다. 이곳에서는 콘크리트 폐기물과 함께 암석 폭파에 이용되었던 도화선, 뜯지 않은 시멘트 포대, 그리고 떨어져 나간 고압선과 작업용 삽 등 작업에 이용되었던 기구들이 대부분 발견되어 한전의 불법적인 폐기물 매립 현장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

송전탑 작업로로 쓰였던 콘크리트는 복구과정에서 모두 수거되어 지정된 폐기물처리장으로 옮겨져 적법하게 처리했어야 하는데 한전은 이를 어기고 불법으로 매립한 것이다. 당초 울진-태백 345송전탑은 환경영향평가를 거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수폐기물로 분류되는 폐콘크리트가 440톤 가량이나 매립되었다는 것은 환경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이루어졌다는 생생한 증거다. 한전의 불법폐기물이 매립된 삼척시 가곡면 일대는 오지로 빼어난 자연환경을 간직한 곳이다. 보전가치가 높고 생물다양성이 뛰어난 계곡은 국립공원이나 주요 보호지역과 견줄만한 자연생태계를 간직한 곳이다. 법적보호종이나 희귀종인 동물들이 대부분의 계곡에 흔하게 서식하고 있다. 까치살모사, 구렁이, 물두꺼비, 꼬리치레도룡 등 양서파충류가 다수 살고 있었다. 그러나 한전의 송전탑 공사과정에서 매립한 불법폐기물로 이런 보호동물들은 거의 전멸한 상황이다.

삼척시 가곡면 일대는 지난 98년부터 한전의 345kv 송전선로 공사가 시작되면서 온갖 재난이 가중되었다. 공사과정부터 산사태를 비롯하여 생태계파괴, 산림훼손이 잇달았다. 송전탑이 들어선 이후에는 대형전선으로 인한 소음으로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산림훼손과 송전탑 건설로 인한 피해, 그리고 야생동?식물 서식처의 단절은 당초 환경부가 실시했던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집행되었더라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환경부는 조작과 허위로 점철된 345송전탑에 대해 반성도 없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인 765kv 송전탑도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해 주었다.
이번 불법폐기물이 확인된 현장은 최근에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진 지역이다. 이는 환경부가 한전의 불법폐기물을 묵인 또는 은폐했거나, 765환경영향평가를 현장의 확인과 검토도 없이 부실로 일관하여 협의해 주었다는 것을 뜻한다. 은폐 아니면 부실 둘 중 하나는 분명하다. 특히 지난 5월 환경부 장관과 녹색연합집행부와의 간담회 과정에서 울진-태백765송전선로의 부실이 공식적인 안건으로 제기되었다. 이 자리에서 환경부장관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라고 했으나 2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해명이나 답변도 없었다. 송전탑이라는 국책사업에 대해 환경부가 얼마나 부실하게 환경관리를 하는지 생생하게 난 또 하나의 사례다. 환경부는 직무유기를 장관부터 반성하고 이제라도 부실한 울진-태백765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 아울러 불법폐기물은 전량수거 처리해야 한다.

녹색연합의 주장
▶ 정부는 불법폐기물 매립한 한전의 책임자를  처벌하라.
▶ 환경부는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의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고 재평가를 실시하라.
▶ 환경부장관은 불법폐기물에 관련된 직무유기를 반성하고 지역주민에게 사과하라.

2003년 8월 5일
녹색연합

※ 문의 : 서재철 국장(019-478-3607), 남경숙 간사(016-426-0986),
          녹색연합(744-9025)

※ 현장에 대한 동영상(DV2개)과 사진(첨부파일)이 준비되어 있으니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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