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낙동강 하구를 새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폐기물 정화 활동을 시작하다!

2007.08.03 | 미분류

8월 2일 – 그린맵(Green Map) 대장정 2007 – 3일째

그린맵 대장정 3일째 아침이 밝았다. 둘째 날 늦게 숙소에 도착해 미처 보지 못한 숙소 뒤 편의 시원한 왕피천 계곡이 우리를 맞았다. 아침체조로 대장정 3일째 일정을 시작한다. 울진에서 부산까지 가는 4시간은 7번 국도변의 아름다움 덕분에 이동의 지루함이 덜했다.  

새들의 생명터 낙동강 하구

습지와 새들의 친구에서 활동하는 박중록 선생님은 뜨거운 햇볕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대원들과 함께 아미산에 올라 초록의 갯벌, 새들의 생명터인 낙동강 하구를 소개했다. 아미산에서 내려다본 낙동강 하구, 특히 도요등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넓고 아름다웠다. 박중록 선생님은 “3천3백만 평에 달하는 낙동강 하구는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으로 풍부한 종 다양성과 높은 생산력을 지닌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곳”이라고 했다. 그래서 철마다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철새인 고니는 10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겨울을 나기 위해 매년 3천여마리가 이곳을 찾는다. 고니를 비롯한 많은 철새들은 낙동강 하구의 풍부한 습지에서 먹잇감을 찾고 쉬어간다.

박중록 선생님은 “우리가 바라보는 이 지역인 강일까요 바다일까요”를 물으셨다. 여기 저기서 참가자들이 의견을 내 놓았고 선생님의 대답은 “둘 다 맞다”였다. 강이기도 하고 바다이기도 한 재미있는 곳이다.  철새들과 많은 생물들의 생명터로서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 낙동강 하구 지역을 보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그린맵 대원들은 도요등으로 첫 정화활동을 하러 나섰다.

부산 사하구청 도움을 받아 작은 배를 타고 도요등에 도착하였다. 때마다 폐기물을 수거하지 못한 탓인지 아미산에서 보았던 멋진 절경과 달리 도요등은 상류로부터 쓸어 내려온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그린맵 대장정 대원들은 각 모둠별 구역을 나누고 50리터 마대자루를 들고 다니며 청소를 시작했다. 금속류, 유리, 고무, 의류 및 천, 스티로폼, 플라스틱, 종이, 대형쓰레기, 기타로 분류하여 수거를 하였는데 쓰레기를 모으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여기저기 너무나도 많은 쓰레기가 널려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유리병들에서부터 냉장고에 이르기까지 각종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서도 양식장에서 쓰이는 스티로폼과 플라스틱이 많은 양을 차지하였고, 육상에서 떠내려 온 각종 플라스틱과 깡통, 페트병 등 생활쓰레기들이 뒤섞여 있었다.

바다로 간 쓰레기



우리는 폐기물이 얼마나, 어디서 가장 많이 오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가로 세로 10m 크기의 면적에서 샘플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육상에서 오는 것은 냉장고, 컴퓨터 모니터 등대형 폐기물(15kg)이 가장 많았고 해상에서 버려지는 것은 부표, 폐그물, 모터 보트에서 사용하는 엔진 오일통 등 스티로폼과 플라스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냉장고 등 대형 폐기물은 저 멀리 어느 육지에서 버렸지만 장맛비 등에 쓸려 이 곳까지 왔을 것이다. 특이한 것은 쓸려 내려온 농약 병들도 상당히 많았다.

우리가 버리는 생활 쓰레기가 저 멀리 바다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어민들이 만드는 폐기물이 아직도 많다는 것도 씁쓸한 일이었다. 육지에서는 기름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법의 저촉을 받게 되는데 바다에는 아직도 규제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쓰레기 수거에 한창 열을 올리는 동안 머리 위로 평화롭게 비행하는 솔개를 보았다. 힘찬 날개짓이 마치 우리에게 고맙다고 말하려는 듯 우리 주변을 잠시 맴돌았다. 잠시 후,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이 우리위로 다가왔다. 패러글라이딩이 철새들의 번식지 위를 비행할 때마다 새들은 둥지를 버리고 모두 날아올라 새들의 서식에 커다란 위협이 되기 때문에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낙동강 하구 지역은 허가없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다. 좀전에 지나간 솔개를 내쫓은 것 같아서 괜히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이 얄미웠다. 쓰레기로 뒤덮인 도요등, 인간들에 의해 하늘을 점령당한 철새. 안타까웠다.  

4시간 동안 정화 활동에 대한 뿌듯함도 잠시 이것이 도요등 쓰레기의 극히 일부라고 생각하니 안타까웠다. 우리가 타고 왔던 배로 막바지 과정을 위해 분리 수거한 쓰레기를 육지로 옮겨 놓았다  몇 번을 실어 나르고서야 그 쓰레기들을 옮길 수 있었다. 뭍으로 옮긴 쓰레기 더미들을 모둠을 가리지 않고 하나 되어 일렬로 늘어서 옮겼다. 불평 하나 없이 즐겁게 흘리는 땀방울들을 보며 작은 보람을 느꼈다.

60명대원이 한마음으로 한 뜻으로 뭉쳐 많게만 보이던 쓰레기더미들을 치우고 가장 기본으로 알고 있던 협동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작은 욕심이 생겼다.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이곳에 다시 한번 와서 도요등을 깨끗하게 하고 싶다. 우리의 작은 수고가 모여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다른 생물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힘들어도 기쁜 마음으로 감당할 수 있을 듯 하다. 어느덧 저문 부산의 밤이 아름답다.

글 : 남동욱, 강하나 / 그린맵 대장정 참가자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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