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돈과 정치 앞에 죽어가다

2007.08.06 | 미분류

8월 5일 – 그린맵(Green Map) 대장정 2007 – 6일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만금 간척사업지에 도착했다. 세계최대규모의 간척 사업지를 방문한다는 기대감과 동시에 많은 환경 생태적 문제점을 가진 곳에 간다는 생각이 교차했다. 십년 전 쯤만 하더라도 많은 바다생물이 살았을 그 넓은 갯벌은 이제는 바다인지 갯벌인지 구별 못할 곳이 되어있었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지나다 보니 눈에 띄는 문구 하나가 들어왔다.

“친환경 사업, 새만금”

친환경 사업, 방조제 위로 푸른색 식물이 가득 했다. 이것이 친환경 사업일까? 갯벌을 막아 매립지를 만드는 것 자체가 우리의 해양 생태계를 망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버스에서 내려 녹색연합 윤상훈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다시 한번 새만금 간척사업이 왜 이렇게 문제시 되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새만금 간척 사업은 동진강과 만경강이 바다로 유입되는 곳을 막아 새로운 땅을 만드는 사업이다. 1991년 처음으로 예산이 측정되는 것으로 사업이 시작되어 갖가지 분쟁으로 인하여 사업이 재검토, 중단되기도 하였으나 2006년 4월 21일 전라북도 군산과 부안 앞바다 33Km를 가르는 새만금 방조제 건설공사가 마무리 되었다. 그 규모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실로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땅이 좁은 우리나라에서 바다를 막아 농작지와 신도시를 만드는 이 거대한 사업이 왜 많은 환경 단체와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백용해 선생님의 강의를 들음으로써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답은 갯벌의 중요성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갯벌은 갯벌 그 자체로 자연의 정화조 역할을 한다. 우리가 사용하고 버리게 되는 생활폐수는 갯벌 생물들에 좋은 먹이감이 되는 유기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갯벌에 살고 있는 생물들의 주 먹이원은 이러한 유기물들이다. 즉, 갯벌에 살고 있는 생물들이 먹이를 잡아먹는 활동 그 자체가 정화 활동이 되는 것이다. 또한, 갯벌은 게와 낙지 같은 많은 해산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어민들의 중요한 식품 저장 창고가 되고 있다.

갯벌의 중요성만으로도 새만금 간척사업이 왜 문제인지 알 수 있었지만, 간척사업의 실체를 통해 왜 많은 환경 단체들이 새만금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다. 새만금 간척 사업이 처음 이야기 되었을 때의 주 목적은 농경지 확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농경지로 사용하는 면적은 전체 면적의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간척 사업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한다. 정치가에게는 정치적 자금 조성과 민심 확보, 기업에게는 자신들의 이익 추구, 지역 단체에게는 기업의 투자를 통한 지역발전이라는 큰 매력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단체가 엮여 있는 새만금 간척 사업, 이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이 두강을 막으면서 생기는 생태계 파괴는 가히 어마어마 할 것이다. 간척 사업으로 망가지는 우리의 해양 생태계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눈앞의 목돈에 새만금 간척 사업을 동의 했던 지역 어민들은 이제는 새만금 간척 사업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 한다고 한다.

“보상금은 얼마든지 다시 돌려 줄 수 있다. 할 수만 있다면 방조제를 다시 걷어 달라!”

방조제 공사 이후 갯벌이 말라서 갈라지고 그 많던 조개도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변화가 심할 것이다. 어민들도 이런 변화를 보면서 후회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조제를 허문다고 환경 터전을 옛날의 모습으로 다시 되돌릴 수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처음부터 건드리지 말았어야 할 자연을 건드린 것이 잘못인지도 모르겠다. 선생님의 한마디가 생각난다. “자연은 우리가 이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그냥 자연 자체로서 아름다운 것이다.”  

개발과 보전은 항상 대립된다. 개발을 하게 되면 환경 파괴는 어느 정도 감수 해야 되고 환경보전을 하면 다른 나라에 뒤쳐지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에 대해 답을 낸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문제이다. 어쩌면 영원히 답을 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생각과 함께 과연 누구의 자연이며 누구를 위한 새만금 간척 사업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내일 우리는 죽어가는 새만금 갯벌을 직접 만나러 간다. 다시 새만금 갯벌 생명과 조화의 땅이 될 날을 기원하면서…

● 글 : 류형식, 최현정 / 그린맵 대장정 2007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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