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조정 권고 수용 관련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 입장

2005.01.20 | 미분류

새만금_조정권고에_대한_각계_입장_발표_기자회견문.hwp

새만금 갯벌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은 사법부의 새만금 조정 권고를 수용하며,
노무현 정부와 전라북도 역시 조건 없이 이를 즉각 수용하여야 한다.

수년간 새만금 갯벌 보전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해온 성직자, 학자, 시민사회, 지역 주민과 어민, 환경단체들은, 사법부가 지난 1월 17일 제안한 새만금 조정 권고를 환영하며 이를 수용키로 결정하였다.

수년간 표류하던 새만금 문제에 대해 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법부의 조정권고는 매우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사법부의 조정권고 이유서에 충분히 지적되었듯이 새만금 사업을 현 상태로 추진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이미 시화호와 화옹호의 사례에서처럼 대규모 갯벌매립은 실패한 정책임이 입증되었다. 하물며 규모가 훨씬 더 큰 새만금 갯벌이 매립되었을 경우에는 예상할 수 없는 환경적인 재앙이 예고된다. 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남아시아의 해일 피해를 목도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자연파괴가 가져다 줄 위험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느끼고 있다. 그러기에 새만금의 재검토는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사법부의 조정권고 제안으로 인해 새만금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국책사업이라는 관성으로 추진되었던 새만금 사업에 대해 사법부가 제동을 걸어줌으로서 한 층 더 발전적인 계기가 조성된 것이다. 이를 기회로 삼아 진지하고 차분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새만금 소송에서 갯벌보전의 승리로 판결되기를 희망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사법부의 조정권고가 만족스러운 결과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승패를 가르지 않고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토록 하는 것이야 말로 새만금 문제를 푸는 첫 단추라고 판단하여 이를 적극 수용한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새만금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 지루한 법정 논란만이 계속될 뿐 정작 그 해결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법부의 제안은 우리 모두가 원점에서 다시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제공된 것이다.  

이제 노무현 참여정부가 응답해야 한다. 수질개선대책과 해양환경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서조차 부처간의 이견을 보였던 정부로서는 이번 사법부의 제안을 계기로 새만금 문제를 올바르게 정립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전라북도 도민들의 민심을 핑계로 방관했던 정부로서는 전라북도를 적극 설득하고 새만금에 대한 도민들의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는데 앞장서야 한다. 이는 사법부의 제안처럼 방조제 공사를 중단하고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등과 함께 대화기구를 구성하여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토록 함으로서 가능하다.

우리는 사법부의 조정권고의 수용이 전라북도 발전에 심각한 저해가 될 것으로 제기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전혀 타당하지 않음을 지적한다. 특히 전라북도 지역에서 우려하고 있는 바와 같은 상황은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새만금 갯벌 보전을 위해 노력했던 많은 사람들은 새만금 갯벌 보전이야 말로 전라북도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임을 수차례 천명한 바 있다. 사실 전라북도 도민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낙후된 지역적 소외를 극복하는 발전이지 결코 황무지 같은 땅이 아니다. 다만 새만금 갯벌 매립이 이를 실현시켜 줄 것이라는 환상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그 환상을 벗어버릴 기회가 온 것이다. 머리를 맞대고 과연 전라북도 발전을 위해 어떤 대안이 있는가를 다함께 찾는다면 매우 긍정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참여정부는 선택해야 한다. 수년간 그랬듯이 지루한 대립과 갈등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마음으로 해결 방향을 찾아나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가 민주적인 절차를 중시하고 갯벌에 대해 조그마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 새로운 길을 굳이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새만금 갯벌도 살리고 전라북도도 발전하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정부가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 노무현 정부는 조건 없이 사법부의 조정 권고를 수용하여 책임 있는 자세로 새만금 문제의 합리적 대안마련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    

첨부파일 : 새만금 조정권고에 대한 각계 입장 발표 기자회견문


대국민 메시지

새만금 갯벌 보전에 정성을 보내주신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

1월 1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강영호 부장판사)는 3년 넘게 진행된 새만금 재판에서 환경단체와 정부, 그리고 전라북도에게 공동의 조정권고안을 제시하였습니다. 1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사회적 갈등으로 이해되던 새만금 간척사업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지혜와 역량을 발휘하고 협력하여 상생의 대안을 만들어 낼 것을 주문한 것입니다.

먼저 새만금 갯벌을 보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던 시민사회와 종교계, 지역주민들은 사법부의 어려운 결정과 주문을 존중하며 함께 노력할 것임을 밝히고자 합니다. 비록 사법부의 조정 권고안이 그동안 새만금 갯벌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한 우리의 의지와 요구에 다소 차이가 있을지라도 현 상황에서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상생의 대안을 찾는 것이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새만금 갯벌 보전과 지역 사회의 발전은 서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찾아야 하는 공동의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새만금 문제를 일부 정치적 힘과 물리적 힘을 동반한 갈등으로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또다시 새만금 문제에 대해 오도되고 왜곡된 내용과 정보를 제공하여 국민여러분을 혼란케 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상생의 대안을 찾지 못하게 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이는 아직도 우리 사회의 합리적 인식에 기초한 생명과 평화에 대한 전환의 물줄기를 바로 알지 못하고 여전히 과거의 미몽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법부의 주문에 의해 정부 – 시민단체 – 종교계 – 지역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이 생겼고, 우리 앞에 놓여진 이 거대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지혜와 용기가 모아져야 합니다. 그것이 새만금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큰 전제조건입니다.

국민여러분. 새만금 상생의 대안을 찾는데 함께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21세기는 환경의 세기라고 합니다. 생명과 생태계의 보전이라는 지구적 차원의 의무와 국가적 차원의 책임은 국민여러분의 참여 속에서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제 새만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판가름할 시금석이 되었습니다. 새만금 갯벌에서 상생의 대안을 찾고자 하는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부터 마음과 마음을 모아, 새만금 갯벌에서 생명과 평화, 평등의 문제를 바라보았던 우리 사회 곳곳의 많은 이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함께 동참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5. 1. 20.

사법부의 새만금 조정 권고를 환영하는 기자회견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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