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된 기상재앙, 이젠 행동에 나설 때

2005.02.15 | 미분류

2005년 2월 16일! 역사는 이날을 매우 의미 깊은 날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지구전체를 파국으로 몰아갈 수 있는 기후변화라는 대 재앙을 막기 위해 ‘교토의정서’호가 닻을 올리고 힘찬 출항을 하기 때문이다. 녹색연합은 인류의 미래를 염려하고 지구환경을 아끼는 모든 세계인들과 함께 교토의정서 발효를 환영하며, 한국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호소한다.

1992년 ‘리우회의’에서 맺어진 ‘기후변화협약’을 바탕으로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가 각국의 이해관계에 얽매어 난항과 좌초위기를 거듭하다 이제야 빛을 보게 된 것은 늦은 감이 있다. 또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 가까이를 차지하는 미국이 교토의정서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 교토의정서 체제의 실효성에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기후변화 관련 연구결과는 인류가 현재와 같이 온실가스를 배출했을 경우 금세기 내에 심각한 기상재앙에 휘말릴 것을 경고하고 있다. (붙임 자료 참조) 우리에게는 더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다.

교토의정서 발효를 맞아 한국 정부와 일부 기업이 여전히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책임 있는 노력을 거부하고 있어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OECD 국가이며, 경제규모 세계 10위, 온실가스 배출 순위 9위를 차지하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의 입장에서 경제성장을 이유로 구속력 있는 감축약속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국제사회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이며, 나아가 지구와 인류를 대재앙 속으로 몰아가겠다는 것과 다를 바 아니다.

녹색연합은 정부가 추진하는 기후변화 대책이 단기간 경제에 미칠 영향만을 고려해 기후변화협상 전략에만 매달리는 것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 한국정부가  ‘2차 공약기간’에 의무감축 부담을 피해가려는 정책에서 벗어나 당당히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노력에 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몸에 좋은 약은 당장에 입에 쓰기 마련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정책을 바꾸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여 기상재앙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노력은 이해득실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문제이다. 그리고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인류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한국정부는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활동을 국가 최우선의 과제로 설정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기업들과 시민들도 정부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혜를 모아나가야 할 것이다.

2005년 2월 15일

문의 :  이버들 간사, 최승국 협동사무처장 (02-747-8500)

<붙임 자료>

8개국 과학자 300여명이 참여하여 연구한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의 징후들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그리고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최근 20년 동안 북극의 얼음이 30%나 얇아졌으며 이로 인해 북극곰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동남아 일대에서 발생해 수 십 만 명의 희생자를 낸 지진과 이로 인해 발생한 해일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산호초 등 바다 및 생태계가 파괴됨으로써 완충작용을 하지 못해 그 피해가 늘어났다는 해석이 신뢰성을 얻고 있다. 2년 전 유럽을 강타한 이상고온으로 수 만 명이 사망한 것도 기후변화로 기인하였으며 금년 여름 우리나라의 이상고온 현상도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한겨울인 요즘에 개나리가 피고 동면을 하여야 할 야생동물들이 여전히 숲과 강을 활보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70년 내에 북극의 빙하가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로 인해 해수면이 21피트(약 7m) 상승하고, 런던, 로스앤젤레스, 암스텔담이 물에 잠기게 되고, 플로리다와 루이지애나의 해안선이 섬으로 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방글라데시가 파도에 휩쓸리고 나일 델타가 추억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네이쳐(Nature)지에 따르면 금세기내에 전체 생물종의 3분의 1 이상이 멸종할 것이며, 향후 50년 내에 1백 만 종 이상의 육상생물종이 멸종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보고서는 또한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면 그린란드의 빙하가 완전히 녹게 되고, 아마존 열대우림의 생태계가 완전히 붕괴될 것이다. 또한 수 백 만 명이 갑자기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고, 이전에 전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 거주하는 수 천 만 명의 인류가 말라리아의 위협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수 백 만 명이 홍수를 겪게 될 것이고 수십억의 인구가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위 보고서들에 한국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지만 3면이 바다이며, 많은 인구가 바다에 연해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기후변화로 인해 예상되는 피해는 결코 우리를 비켜갈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최근 발표된 국내 자료를 종합해보면 한국에서의 기후변화 현상은 전세계 평균보다 훨씬 빨리 진행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기후변화의 문제는 강 건너 불구경할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어 버렸고 이 불을 끄기 위한 노력에 우리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동참하여야 한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절대 과제는 지구온도를 산업화 이전수준에서 최대 2도씨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완전히 차단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의 온도는 1.3도씨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구와 인류의 생존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1990년 수준으로 돌려놓아야 하며, 2050년까지 50% 이상 감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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