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정서 발효 대응 성명서

2005.02.16 | 미분류

미국은 교토의정서를 비준하고 지구온난화에 책임있게 대응하라!

오늘은 여덟해 동안 진통을 앓아온 교토의정서가 힘겨웠던 여정을 마치고 발효되는 매우 뜻깊은 날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지구온난화에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미국이 참여하지 않아 반쪽짜리 교토의정서가 발효된 비통한 날이기도 하다.

최근 전세계는 누가, 어떻게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경제적으로 잘 저감시킬 수 있을까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수의 국가에서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으며 교토의정서를 신성장엔진으로 삼고 부담이 아닌 기회로 거듭내려는 움직임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의 일등공신인 미국은 현재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3.7%를 배출하고 기온상승에 30%의 책임을 지고 있으면서도 자국의 경제부담을 이유로 2000년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하였으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1차 공약기간이 끝나는 2012년이면 14%가 증가할 전망이다.

12.5%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부여받은 영국이 2003년 이미 15%의 감축을 달성했고 8%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유럽연합이 2003년 이미 2.9%를 감축하여 1차 공약기간내에 감축목표 8%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과 비교해보면 참으로 대조적이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가속화된 지구온난화와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태평양과 인도양, 카리브해의 수많은 도서 국가들은 존망의 위기에 몰려 있으며 아이슬란드, 알래스카, 그린란드의 이누이트족 역시 생존을 위협당하고 있다. 과연 이들 앞에서 미국이 자유와 인권을 논할 자격이 있기나 할까?

자원확보를 위해 이라크를 공격하는 등의 무력을 행사하기전에 경제대국으로서 확보하고 있는 충분한 자본과 기술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현실적인 노력에 더 많은 투자를 했더라면 지금 미국은 매우 새로운 위치에서 세계를 견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교토체제가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지구온난화가 조금이라도 완화되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에 우리는 오늘 미국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며 조속한 교토의정서 비준과 실질적인 온실가스 저감에의 부응을 촉구하는 바이다.

한국은 2차 공약기간에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의무국으로 참여하라!

그럼,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한국은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될 1992년 당시 개도국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부속서 1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OECD가입국이자 온실가스 배출 9위국으로 부상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져야할 입장에 처해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개도국의 위치에 있다는 안일함에 파묻혀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증대하는 것에 비해 대응능력은 거의 향상시키지 못했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기후변화협약대응종합대책을 시행한 후 2002년부터 5대부문 84개의 과제로 구성된 기후변화협약 제2차 종합대책이 지금까지 시행중이나 지난 5년동안은 같은 기간중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1990년에서 2001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은 무려 92.7%가 증가하였고 덕분에 같은 기간내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1위국의 명예도 안았다.

또한 1998년에 국무총리와 관련부터 장관이 다수 참여하는 기후변화협약 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으나, 이 방대한 기구에 기후변화 업무만을 담당하는 공무원은 단 한명도 없었고 전문성과 지속성을 담보한 인력이 확보되고 관리되지 않아 제기능을 수행해내지 못했다.

이번 교토의정서 발효를 앞두고 제3차 종합대책이 마련되고 산자부내에 기후변화대책팀이 조성되는 등 정부의 움직임이 제법 분주하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의 말뿐인 계획과 형식만 갖춘 조직체계가 반복되지는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한국정부는 에너지안보 강화와 경제성장이라는 보수적인 시각으로 기후변화문제를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기후변화에의 도전이 에너지를 위한 새로운 정책 틀을 제공하고 에너지안보를 위한 에너지 전략이 기후변화대응에도 기여해야함을 주지해야 한다.

우리 역시 명실상부한 산업화된 국가이고 기후변화에 일정한 책임도 있는 선진국 그룹임을 인식해야 한다. 길게 보면 지금의 개도국 지위라는 것이 온실가스 저감능력을 키우고 적응 대책을 촉진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궁극적으로 기후협상에서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에 오늘 우리는 교토의정서 발효를 맞아 한국정부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하며 2차 공약기간에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의무국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05년 2월 16일

녹색교통운동 ․ 녹색연합 ․ 에너지시민연대 ․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 지방의제21전국협의회 ․ 한국YMCA전국연맹

대국민 촉구사항

○ 인식전환에 대한 촉구사항
1) 에너지는 사유물이 아닌 공공재임을 인식하자.

지금 우리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내가 쓰고말면 그만인 것이 아니다. 내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전세계 지구온난화 가속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최근 10년간 일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인 날의 발생빈도가 1991년 33회에서 2000년 53회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른 기상재해와 인명피해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제 에너지는 내가 돈만주면 얼마든지 소비할 수 있는 사유물이 아닌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의 공공재임을 인식해야 한다.  

2)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지나치게 편리함을 추구하려는 욕심을 버리자.
모든 사람들이 좀 더 편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하기 위해 에너지소비를 늘려갈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다면, 아무리 에너지효율기술이 발달하고 재생가능에너지가 확산된다하더라도 실제적으로 에너지소비를 절감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짜피 언젠가는 닥쳐올 화석연료의 고갈과 지구온난화의 가속화에 따른 위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지나치게 편리함을 추구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할 것이다.

3) 한번만 더 신경쓰자.
대다수 시민들은 귀찮고 번거로운데 뭣하러 절약하나라는 생각을 하지만, 절약은 의외로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에너지연대의 전기에너지 20%절약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0%이상의 시민들은 한번 신경을 썼더니 이제는 실제로 별로 어렵지 않게 습관적으로 에너지절약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고 답했다. 해보지도 않고 처음부터 귀찮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딱 한번만 신경써 보자. 그러면 어느새 달라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실천사항
1. 가정에서
– 전기에너지 20%절약운동에 동참하여 대기전력을 차단하기 실천 (예상 절감량: 가정용 전력의 10%)
– 고효율  절전형 가전제품 우선 구매
– 난방은 자제하고 추위를 느끼는 경우 내복, 두터운 옷을 입도록 함
– 세수나 양치질을 할 때, 물을 받아서 사용

2. 외출시
– 자율 홀짝제에 참여하고 가능한한 대중교통 이용
– 에너지를 절약하는 운전습관 갖기 (공회전 자제, 무거운 짐 빼기, 차계부 적기 등)

3. 직장에서
– PC를 절전모드로 설정하고 이동시에는 반드시 모니터 전원을 off 시킴
– 퇴근시에는 반드시 PC의 전원을 끄고 플러그 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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