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과장된 수치와 억지주장으로 여론을 호도하려는 행위를 중지하라!

2005.04.08 | 미분류

4월 6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주요 국책사업 중단 사례 분석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새만금간척사업,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관통공사, 경인운하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인한 손실액이 4조를 넘어서고, 공사가 완전 중단되면 부가가치 35조가 사라지게 된다고 발표하였다.

녹색연합은 대한상공회의소의 보고서가 국책사업의 사업적 타당성과 경제성, 환경적 가치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과학적인 조사 없이 기업이나 사업주체가 제시한 불분명한 자료를 근거로 과다한 수치를 남발하면서, 경제를 염려하는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유포시킨 무책임한 행위로 판단한다.  

새만금, 천성산 등 논란이 되어왔던 국책사업들은 사업적 타당성과 경제성, 그리고 생태적으로 중요한 국가 보고(寶庫)들에 대한 훼손문제로 환경단체들과 국민들의 관심과 저항을 받고 있는 사업들이다.  더욱이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관통 구간은 국내법상 10개의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보존가치가 높은 곳으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되었고, 결국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천성산 대책위측은 3개월간 민.관 공동조사에 합의, 조사 시작을 앞두고 있다.  

그간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고속철도 2단계 구간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액이 2조5천억원이라는 과장되고 근거 없는 주장으로 공사지연에 따른 여론을 호도하려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는 철도공단의 주장에 근거하여 천성산 구간의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실액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을 뿐이다.  사업성 평가를 생태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경제성 분석에 의해서만 평가하는 잣대도 문제이려니와 경제성 분석 역시 사업주체가 자의적으로 왜곡한 보고서 내용을 갖다 붙인 격이다.  고속철도는 9개월 동안 이미 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5천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는 실정에서 고속철 2단계 공사 구간 지연에 따른 혈세 낭비 운운은 가당치 않다.  그동안 줄 곳 제기되어 온 천성산 고속철도 구간의 사업적 타당성과 경제성 문제(최근 시민환경연구소는 공사가 중단되었을 때 오히려 편익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와 생태적 가치에 대한 제기들은 천성산 관통노선에 대한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만일 공사강행으로 인해 천성산의 습지 등 보존되어야 할 천혜의 자연유산이 사라진다면 이는 화폐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손실임은 물론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과오를 범하는 일이 될 것이다.  

지난달 30일, 유엔은 밀레니엄 보고서에서 각 국의 정책결정 과정에 생태계의 가치를 우선 적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지구 생태계의 60% 이상이 더 이상 훼복 불능 지경에 이르렀으며, 생태계의 악화가 밀레니엄 목표 달성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유엔의 권고는 우리 정부 뿐 아니라 기업, 연구소 등에서 주의 깊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최근 기후변화협약 등 국제적인 추세는 기업이 친환경적인 연구나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는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이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위한 경제구조에 기여하는 연구보다는 왜곡된 경제성 평가와 환경단체들을 폄하하는 논리만 추구하는 모습은 극히 실망스럽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환경운동의 진정성을 ‘승리’에만 집착하는 단체들의 급진적 행동으로 왜곡시키는 시대착오적인 개발추종논리에 의한 억지주장을 중지하고, 무엇이 지구 생존과 인류의 복지를 위한 길인가를 겸허하게 숙고하기 바란다.

2005년  4월  8일

문의 : 정책실 임성희 간사 (017-743-6982, mayday@greenkorea.org )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