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의 핵폐기물 포화설 보도(6월28일)에 대한 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 입장

2005.07.05 | 미분류

산업자원부는 ‘정부 핵폐기물 저장고 포화론, 10년전 기준 사용’이라는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의 발표에 대해 지난 6월28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은 산자부가 여전히 ‘2008년 포화론’ 등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판단, 이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왜곡을 바로잡고자 한다.

정부 “포화론“ 맞추려면, 10년 전 발생량 있어야 가능

만약 산자부의 ‘2008년 포화론’대로 울진(2008년), 월성(2009년), 영광(2012년), 고리(2014년) 원전의 폐기물 저장고가 포화된다고 가정하면, 원전 1호기당 연간 약 303드럼이 발생해야 한다(표 1참조). 이는 평균 303드럼 발생량은 10년 전 발생량(’94년 368드럼,’95년 270드럼)에 해당되나, 최근 5년간(’00~’04) 평균 발생 실적은 130드럼으로서 정부 산정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산자부 ‘2008년 포화론’은 실제 발생량을 염두에 두지 않은, 여론호도용 선전이다.

<표 1. ‘2008년 포화론’ 적용시 연간 중저준위 폐기물 발생량>   (단위: 200ℓ 드럼)


출처:폐기물누적량(원자력산업 2005.2.), 포화년도(제253차 원자력위원회 2004.12.)

고무줄 같은 “포화론”, 결국 압축과 저장고의 “숫자 놀음”

정부는 지난 20년간 6차례나 원전별 중저준위 폐기물 저장고 포화론을 내세우며 처분장 건설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그 때마다 정부의 예측 포화년도가 달라졌고, “포화론”은 실제 급박성보다는 미리 처분장건설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짜 맞추기 위한 숫자놀음에 불과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간 산자부는 초고압 압축과 원전 부지 내 저장고숫자에 따라 예상포화년도를 핵폐기장 부지선정기간에 맞춰 바꾸어왔다.

<그림 1>은 각 원전별로 지난 5년간 초고압 압축 실시횟수와 그에 따른 폐기물 누적량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영광과 월성의 경우 초고압 압축을 각각 3회, 2회 실시하면서 각각 2000~’02년, 2001~’03년 기간동안 오히려 누적량이 줄든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2008년 포화론”의 진원이 되고 있는 울진의 경우 지난 2004년에서야 1회 정도 압축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 원전별 중저준위 폐기물 누계, 저장고보유 및 초고압압축 현황>

또한 원전 부지별 중저준위 폐기물 저장고를 일관된 기준 없이 운영하면서 저장용량 포화설을 주장하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원자로가 4기뿐인 고리원전의 경우 폐기물 저장고를 4기 보유한 반면, 원자로가 6기씩 가동 중인 영광과 울진에는 저장고가 각각 2기씩 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국 저장고를 몇 기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포화시점은 큰 차이를 갖게 된다.

산자부는 원전내 저장고 증설이 지자체와 지역주민 반대로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폐기물 저장고 면적(약600평)의 1천배 수준인 신규원전은 지자체나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건설하면서, ‘지역여론 때문에 저장고 증설이 어렵고 대신 처분장 건설이 시급하다’는 논리는 궤변이다.

산자부, 유리화설비에 대한 말 뒤집기

최근 울진원전에 2006년 완공목표로 건설 중인 유리화설비는 중저준위 폐기물을 잡고체의 경우 애초 부피의 약 1/25, 폐수지의 경우 약 1/10 수준으로 감소시킨다. 실제로 산자부와 한수원(주)이 발간하는「원자력발전백서 2003」에 따르면 “유리화기술을 2007년 상용화시 현재 발생량(141드럼/호기)의 1/5수준으로 감소(178쪽)”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산자부는 이번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의 정해진 처분장건설목표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이 설비가 3~4년 뒤 건설되고, 부피감용도 37% 수준”이라고 말을 뒤집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5배 규모 핵폐기물 보유한 캐나다도 처분장 없어

산자부의 중저준위 핵폐기장 시급성논리는 선진국들의 예를 보더라도 쉽게 허구라는 것이 드러난다. 캐나다는 한국의 중저준위폐기물(약6만2천드럼)보다 5배 많은 약 32만드럼의 저준위 폐기물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캐나다는 인구밀도가 한국(485명/Km2)의 1/150 수준(3.1명/Km2)으로서 국토여건이 핵폐기물 처분에 훨씬 유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는 저준위폐기물 처분장건설을 조급하게 추진하지 않고 있으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캐나다 저준위폐기물의 80%를 배출하는 온타리오전력(OPG) 역시 저준위 처분장 건설을 한국과 달리 시급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장기적 폐기물 관리를 위해 지난 1992년 계획에 의거하여 2015년까지 건설한다는 장기 일정을 갖고 차분하게 처분방식의 연구개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를 하고 있다. 특히 온타리오전력은 저준위 폐기물 처분방안을 사용후핵연료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측면에서 다양한 대안들을 두고 장기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중저준위폐기장을 건설하는 선진국은 없다’는 산자부의 주장은 캐나다 등의 사례를 볼 때, 근거 없는 주장이다.

※초고압 압축이란?
초고압 압축은 중저준위 폐기물 부피의 약 80%를 차지하는 잡고체(장갑, 방호복 등)를 약 1/2 수준으로 감용하는 부피저감 기술이다. 한수원(주)은 비교적 최근(1990년대 말) 도입한 초고압 압축 설비로 기 발생한 폐기물의 부피를 매년 약 1천5백드럼씩 감용하고 있다. 부피기준으로 중저준위 폐기물의 대부분이 잡고체라는 점을 볼 때 초고압 압축기술만으로도 향후 폐기물 감용 잠재력은 매우 높다.

문의 : 녹색연합 이버들간사(02-747-8500), 환경운동연합 이승화간사(02-735-7000)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