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23일. 44명의 어린이 친구들이 2박3일간의 일정으로 두밀리 소나무자연학교로 향했지요. 떠나기 몇 일 전 새하얀 눈이 많이 내렸답니다.
‘산과 들이 온통 하얀 눈으로 덮여있겠지? 그 하얀 눈 위에 밤새 다녀간 야생동물들의 발자국과 똥도 볼 수 있을 테지. 운이 좋다면 먹이를 찾아 나선 야생동물친구들도 볼 수 있을 꺼야.’
자 똥을 찾아 떠나 볼까 ! 와~ 와~ 와~`~`~
이렇게 가슴 가득 설레임을 안고 버스에 올랐답니다.
아 그런데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아직 나이가 어려서 함께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해 눈물까지 글썽이는 친구도 있네요. 아쉽지만 내년 겨울 계절학교에 함께 가기로 약속해요.
도착해서 짐을 풀고 나니, 곧바로 점심시간이네요. 오징어덮밥을 맛있게 먹고 나서 감자꽃 모둠과 거북씨 모둠은 불기산으로, 잎새 모둠과 줄기 모둠은 연인산으로 향했답니다. 그럼 불기산으로 따라가 볼까요 !
자연학교에서 불기산 들머리까지는 도로를 따라 30분 정도 걸어가야 했어요. 조금 먼 거리였지만, 가는 길에 새집도 보고 집을 짓기 위해 산을 마구 파헤치는 곳도 보았지요. 지금 두밀리 일대가 개발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해요. 집을 짓거나 공사를 하는 소음으로 인해 야생동물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해요.
불기산 들머리. 푸른 숲 할아버지와 맑은 물 할머니 장승이 반갑게 맞아 주었지요. 우리들은 비탈진 눈길에서 곧바로 엉덩이를 깔고 눈썰매를 타기도 했고요.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을 따라 곧바로 계곡길을 따라 올랐답니다.
덤불 속에는 들꿩과 작은 새들의 발자국이 이어졌고, 족제비, 멧토끼 발자국도 이어졌어요. 얼지 않은 계곡물 주변에는 물을 먹으로 내려온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이 줄을 이었지요.
몇몇 친구들은 족제비 발자국을 따라 덤불 속을 헤집고 다니기도 하고, 똥을 찾기도 했어요. 멧토끼 똥도 찾아보았고요. 그렇지만, 야생동물을 직접 볼 수는 없었어요. 아마도 우리 친구들이 오는 줄 알고 자리를 피했나 봐요.
내려오는 길에는 계곡물이 얼어붙은 빙판에서 썰매를 타기도 했고요. 얼음이 언 계곡을 건너면서 얼음이 깨지지 않을까 조마조마 마음을 졸이기도 했답니다. 해가 넘어갈 무렵 돌아오는 길은 조금 춥기도 했어요.
저녁을 먹고 나서는 모둠별로 윷놀이를 했어요.
키 만한 윷을 힘차게 던져 올렸는데, 모가 나왔으면 했지만 잘 안되었지요. 거북씨 모둠과 줄기 모둠이 한 팀, 잎새 모둠과 감자꽃 모둠이 한 팀이 되었는데, 막판까지 치열한 판싸움이 되었답니다. 결국 잎새 모둠과 감자꽃 모둠이 막판에서 앞질렀답니다. 아유 아쉬워라~~
윷놀이가 끝나고 나서는 모둠별 시간이 되었어요. 거북씨 모둠에서는 오늘 가 보았던 불기산의 모습들과 야생동물 발자국, 똥, 겨울눈 이야기들을 정리했지요. 소나무 자연학교에서 첫날밤은 이렇게 깊어만 갔답니다.
둘째날, 아침밥을 부지런히 챙겨먹고 거북씨 모둠과 감자꽃 모둠은 연인산으로 향했고요. 줄기 모둠과 잎새 모둠은 불기산으로 향했어요. 연인산 가는 길 논바닥을 지나가는데, 새발자국이 어지럽게 이어졌어요. 타작을 끝낸 벼짚에 남아있는 벼 이삭을 주워먹으러 새들이 내려왔었나 봐요.
운 좋게 사마귀알집도 보았지요. 곤충들은 제각각 겨울을 나는 방법이 다른데, 사마귀는 이렇게 알의 상태로 겨울을 난답니다. 연인산으로 가는 길은 마을 뒤편산이라 그리 멀지 않았어요. 곧 좁다란 산길이 나왔는데, 조금 더 올라 계곡으로 들어서니 온통 새발자국이에요. 새 둥지도 보았고요. 간간히 멧토끼 발자국도 보이네요.
어렵게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니, 얼음으로 이루어진 폭포도 보였어요. 폭포 앞에서 두 눈을 감고 소리에 귀기울여 보았지요. 올라갈 때는 잘 몰랐던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하나 둘 들리기 시작했지요. 아마도 계곡을 오르면서 보았던 발자국의 주인공들이 아닐까 해요. 폭포를 지나 조금 더 오르니, 토끼들과 고라니들이 똥을 누었던 화장실을 발견했어요. 두 손 가득 멧토끼 똥을 주웠던 친구들도 있었어요. 아마도 이곳은 야생동물친구들의 공중화장실인가 봐요.
곳곳에 멧토끼 친구들이 갉아먹은 칡넝쿨도 볼 수 있었지요. 똥을 발견한 우리 친구들은 순간순간 긴장을 하면서 주변 곳곳을 살펴보는 탐정이 되기도 했었답니다. 내려오는 길은 바닥이 미끄러워 썰매를 타기도 하면서 조심조심 내려왔지요.
점심을 먹고는 모둠별 시간을 가졌어요. 저녁에 있을 모둠별 발표를 준비하기도 하고, 그동안 산에서 보았던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발표준비를 마치고는 오전에 갔었던 연인산 입구에서 눈썰매를 타기도 했지요.
눈이 많이 녹아서 환상의 눈썰매는 타지 못했지만, 그런데로 좋았어요.
눈썰매를 타고 내려와서는 불을 피웠어요. 마른 나뭇가지들을 주워다가 불을 피웠는데, 연기가 많이 나서 매웠지요. 곧 숯불이 만들어지고 고구마를 구워먹기도 했지요.
아 그런데 고구마가 얼마나 맛있었을까. 저녁 먹기 전에 먹고, 저녁 먹고도 먹었는데,
또 먹고 싶었지요. 군고구마 주세요 ~~~ !!
모둠 발표시간에는 모두들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두근두근 했어요.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했지요. 먼저 잎새 모둠의 동시 발표가 있었어요. 우리들이 보았던 것과 느낌들 솔직하게 표현했지요. 
곧이어 거북씨 모둠. 거북씨 모둠은 생태지도를 그렸어요. 이틀동안 보았던 것들을 불기산과 연인산으로 나누어서 표현을 했지요. 막내의 자원이도 발표를 했는데, 호랑이를 보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고 해요. 다음에는 꼭 호랑이 발자국도 볼 수 있게 해주세요. 세 번째 감자꽃 모둠은 부직포를 가지고 야생동물친구들을 만들었어요. 그 친구들이 하고픈 이야기를 대신해주었는데,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마지막으로 줄기 모둠. 스타는 마지막에 나온다지요. 기다란 막대에 종이 인형을 달고 인형극이 펼쳐졌답니다. 사냥꾼에게 쫓기는 여우와 토끼들.. 나중에 신령님이 나타나서 이들을 구해주었대요.
모둠 발표가 끝나고 자연학교의 이틀째 밤도 깊어갔어요.
깜깜한 밤하늘 아래 모닥불을 피워놓고 강강술래와 꼬리잡기 놀이도 했어요. 멍석말이도 하고, 문지기 놀이도 하니 밤이 으슥해지네요.
이제부터는 쥐불놀이랍니다.
저녁동안 만들어진 숯불을 깡통에 넣고 쉬쉬쉭~~ 돌렸답니다.
얼굴에는 인디언 분장을 하고선 말이지요.
와~~ 그 모습을 한번 봐야 했는데
쥐불놀이의 마지막은 불똥놀이랍니다. 
발갛게 달아오른 숯불깡통을 하늘높이 날려보내면 불똥을 날리면서 은하수를 수놓기도 하지요.
저녁밥을 넉넉히 먹었던 거북씨 모둠 친구들은 제일 늦게 까지 남았었대요.
얼마나 아쉬움이 많이 남았든지 다음날 아침까지 쥐불놀이 깡통을 돌리는 친구들을 볼 수도 있었답니다.^^;
셋째날 아침이 밝았어요.
그동안 너무나 재밌는 일들이 많기도 했지만, 집에 돌아가는 날이라 아쉬움과 엄마, 아빠를 보고싶은 마음이 왔다갔다 해요. 이렇게 2박3일간의 자연학교일정도 끝이 났어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자연학교. 
그렇지만, 야생동물 발자국과 똥을 따라다니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기도 하고, 추운 겨울을 야생동물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느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답니다. 자 우리 친구들. 다음 기회에 야생동물 친구들을 만나러 떠나보지 않겠어요 ! 지금까지 거북씨 모둠의 수박씨였습니다.
녹색연합과 두밀리 소나무자연학교가 함께 한 어린이자연학교 마치고..
자연학교 친구들! 자연학교 다녀온소감을 매움터에 올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