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환경영향공동조사 착수에 대한 입장

2005.09.06 | 미분류

천성산 환경영향공동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천성산 공동조사가 진행되게 된 그간의 배경과 과정 그리고 이를 바라보고 관여해왔던 ‘천성산을 위한 시민.종교단체 연석회의‘의 입장을 밝힙니다.

천성산 환경영향 공동조사는 지율스님 100일 단식의 결과로 2005년 2월 3일, 천성산 터널 공사로 인한 환경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고, 3개월간 조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이루어졌습니다.

2월 3일 합의에 이어 5월 4일, 천성산 대책위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각각 정책위원 2인과 지하수, 지구물리탐사, 암반공학, 구조지질, 생태계 5개 분야의 양측 전문가 5인, 총 14인으로 공동조사단을 구성, 조사 진행을 위한 세부 내용과 방식을 담아 합의서를 작성한 바 있습니다.

합의서에 따르면, 3개월 공동조사 후 공동조사단의 합의에 따라 공사 지속 여부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나,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공동조사 기록 일체를 도롱뇽 소송 진행중인 대법원에 제출하여, 재판 결과에 따르도록 되어 있고, 공동조사 기간 중에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원효터널 공사 구간의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고, 지율스님 측 역시 조사 기간 완료 후에 공사 방해 행위를 하지 않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5월 4일, 환경영향공동조사에 대한 세부 내용과 방식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을 마친지 거의 4개월이 흐른 8월 30일, 공동조사는 착수되었습니다.
4개월이란 시간이 흐르게 된 연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o 우선 조사를 위해서는 샘플 채취 시추 작업이 필요한데, 이는 해당 지자체의 산림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하는 행정 절차가 필요했고, 이 시일에 30여일을 소요하게 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o 합의서에 따르면 공동조사에 소요되는 비용을 사업 시행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조사 비용을 터널 시공회사인 SK건설로부터 지불하도록 조치하였고, 이는 타당하지 않다는 천성산 대책위 쪽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공동조사 비용을 터널 시공회사인 SK건설에서 부담한다는 것은, 조사를 공사 지속 여부를 가늠하려하는 절차가 아닌, 공사를 전제로 한 용역행위로 전락시키는 행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조사 비용을 집행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었습니다.

o 무엇보다도 큰 원인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천성산 공사 관련 자료집’ 제작, 배포와 관련된 것입니다.  지율스님은 철도공단의 일방적 입장을 담은 자료집 배포가 공정한 조사에 저해되는 불공정 행위라고 판단하였고, 이를 제작, 배포한 철도공단 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철도공단측은 이에 대해 사과하겠다던 애초의 입장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사과하지 않겠다고 태도를 바꾸었습니다.  이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태도 변화에 대해 지율스님은 강하게 항의했고, 더 이상 공동조사의 의미가 없다고 여겼으나, 터널공사로 인한 천성산의 훼손과 아픔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기 때문에, 공동조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민간조사위원에게 환경영향공동조사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고, 다만 지율스님은 철도공단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항의의 표현으로, 공동조사위원에서 탈퇴하기로 결정, 천성산을 위한 별도의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환경영향공동조사 민간조사단 대표였던 지율스님이 위원직을 사임했다면, 공동조사는 이미 무의미해진 것이고, 본래 갖고 있던 역할과 위상이 사라지게 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고 계십니다.

천성산 운동을 중심에서 끌어가고, 민간조사단의 대표였던 지율스님이 조사단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 민간조사 전문위원들과 이에 참여하고 있는 녹색연합, 시민사회단체는 고민과 갈등에 빠진 것이 사실입니다.  민간조사단을 유지하고 공동조사를 진행해야 하는지, 동반탈퇴하는 것
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지난한 논의를 했고, 결국 환경영향공동조사를 통해 천성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밟겠다는 애초의 약속을 지켜내는 것이 옳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지율스님 역시 현재 공동조사가 필요하고, 민간조사단 역시 본래 구성된 역할과 위상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며, 조사단의 활동에 대해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표명, 천성산의 생태적 가치를 밝혀내는 것 본래의 임무를 다하여 줄 것을 부탁하셨고, 민간조사단에게 대표을 위임한다는 뜻을 밝히셨습니다.  이에 민간조사단은 소명대로 본래의 임무를 최선으로 수행할 것으로 결의하였습니다.

본 ‘천성산을 위한 시민.종교단체 연석회의‘는 많은 우여곡절을 거쳤으나, 마침내 환경영향공동조사가 착수 된 것을 매우 다행이라 여기며, 애초 약속된 3개월이라는 조사기간이 천성산의 생태적 가치를 평가하는 데 대단히 짧고, 한계가 많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공동조사를 통해 천성산의 생태적 중요성과 터널 공사가 갖는 문제들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또한 천성산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어 공동조사단 양측 공히 올바른 결과를 도출하길 희망합니다.

2005년 9월 5일

천성산을 위한 시민.종교단체 연석회의

※ 문의 : 임성희 (017-743-6982, mayday@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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