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핵발전소 1호기 수명연장에 반대한다.

2006.06.16 | 미분류

1978년 가동을 시작한 고리 핵발전소 1호기의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 설계 수명 30년이 거의 다 되어 이제 폐로를 앞두고 있는 고리 1호기에 정부는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으려 하고 있다. 군사정권당시 국민들의 눈과 입을 막고 인근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지어진 고리 1호기는 핵발전 중심의 전력정책을 만드는 발판이었고, 핵발전소의 각종 사고와 핵폐기물 무단 투기 사고 등 각종 사고로 얼룩진 곳이다. 또한 최근에는 신고리 1,2,3,4호기 건설공사가 진행되면서 부산-울산을 핵발전단지로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를 갖고 있는 고리 1호기가 이제 한국수력원자력 측의 수명연장 신청과 함께 수명연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명연장 절차에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무엇보다 고리 1호기가 ‘수명연장’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설계수명이 다 끝난 발전소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그동안 정부 내부에서도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 원자력법상 그동안 발전소 수명연장에 대한 법률적 규정이 없이 30년동안 운전만을 해왔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고리 1호기의 수명이 다되어가자, 작년에야 부랴부랴 법령을 보안해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고리 1호기에 대해서만 예외 규정을 두어 설계수명 만료일 2-5년전에 제출해야할 주기적안전성평가보고서를 고리 1호기만 1년 전에 제출하도록 하는 등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핵발전소 신규 건설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지역주민의 동의 같은 절차는 찾기 힘들다. 발전소 수명연장은 신규로 발전소가 들어서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거두지만, 이 과정에서 주민 공청회와 의견수렴 등 최소한의 절차도 법적으로 규정된 바 없다.

우리는 2004년 일본에서 일어난 미하마 핵발전소 사고를 기억하고 있다. 고리 핵발전소와 거의 비슷한 1976년에 가동을 시작한 미하마 3호기는 오랜 가동으로 원래 10mm였던 배관이 노후화하여 0.4mm로 얇야져 발전소 가동 중 배관이 파열, 5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던 것이다. 정기적으로 배관을 확인해야 하지만, 문제가 된 배관은 점검되지 않고 30여년동안 가동되다가 아까운 생명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복잡하고 거대한 핵발전소의 특성을 생각할 때 발전소 수명연장은 신규로 발전소를 짓는것 만큼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지역주민들의 검토와 합리적 절차를 밟지 않고 불행한 역사적 시절에 지어져 30년동안 발전소와 함께 살아온 지역주민들을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하다.

우리는 고리 핵발전소 1호기의 수명이 다한 것이 정부가 핵발전 정책을 거두고 새로운 전력정책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기를 원한다.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수명이 다한 발전소를 폐쇄함으로써 핵발전 정책을 재생가능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전력정책으로 바꿀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6년 6월 16일
(부산) 민주노동당기장군위원회, 민주노동당해운대위원회, 부산청년환경센터, 부산환경운동연합
(울산)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사회당울산시당, 서생면생존권수호위원회, 울산건치, 울산경실련,
울산생명의숲, 울산시.군.구의회 대책위, 울산여성의전화, 울산여성회, 울산연합,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전교조, 울산참여연대, 울산청년회, 울산흥사단, 울산환경운동연합, 울산YMCA, 울산YWCA,
참교육학부모회울산지회, 한국노총 울산본부,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울산지회
(서울) 녹색연합, 민주노동당환경위원회, 청년환경센터,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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