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촉구한다 – 농민단체 선언문 (11/02)

2006.08.19 | 미분류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농민단체 선언문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본적인 먹거리와 먹거리의 생산터를 안정적으로 보전하기 위하여 우리 농민단체들은 그간 피땀어린 정성을 쏟아왔다. 그만큼 농민들의 땅과 식량생산에 대한 애정은 절대적인 것이며, 전체 식량자급률이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생산을 위한 농지확보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정부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전라북도 군산, 김제, 부안 지역에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어쩌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농민단체들은 새만금 간척사업의 추진과정들과 새만금 간척이 이루어지고 있는 전라북도의 변화되는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아 왔다. 그리고 총리실 산하에 구성된 새만금 민관공동조사단의 결과가 찬반으로 팽팽하게 나뉘어지고, 이에 대한 환경단체들과 정부부처와의 또 다른 논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농민단체들은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거친 결과 새만금 간척사업이 농토확장이라는 목적도 달성할 수 없는 무모한 사업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1. 농업정책의 실패를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무마시키려 하는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는 각성하라!

우리나라에서 1년동안 용도 변경되어 사라지는 농지의 면적은 30,000ha에 달한다. 그리고 30년 이상의 공사기간을 거쳐야 하는 새만금 간척사업을 통해서 얻어질 수 있는 간척 농지의 면적은 고작 28,300ha라고 한다.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새만금 간척사업이 농지의 확보와 식량생산 면에서 얼마나 비효율적인 사업인지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막대한 공사비용에 더하여 간척사업이 가져올 여러 가지 환경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향후 수조 원의 비용이 계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한다고 하니 새만금 간척사업은 비효율적인 사업일 뿐만 아니라 고비용의 사업이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할 때 우리는 서남해안의 갯벌을 모두 매립한다 할지라도 매년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농지면적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갯벌을 매립하여 만들어 놓은 대불공단과 같은 산업용지들은 입주할 업체들이 없어 놀고있는 상황이며, 시화간척지구의 시화호나 화옹간척지구의 화옹호의 경우에도 담수호의 수질오염으로 인하여 원래 사용목적은커녕 정부의 담수호 포기발표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질 좋은 식량생산을 위해서는 깨끗한 용수확보가 관건이라 할 수 있는데 새만금호로 유입될 만경, 동진강 유역의 오염원 상태를 볼 때 새만금호의 수질개선은 불가능한 상황이라 할 것이다. 결국 농지확보 이전에 농업용수의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농지가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이는 쓸모 없는 땅이 될 것이며, 막대한 국민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

게다가 얼마전 농림부는 난개발을 막으면 70만ha의 농지전용을 막을 수 있다는 발표까지 하였고, 이를 통하여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가 주장하는 식량안보 차원에서의 농지확보를 위한 새만금 간척사업은 대단히 허구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가 안정적인 농지보전과 식량확보를 위하여 바람직한 국토계획과 농업정책을 세워 우선적으로 1년에 30,000ha씩 용도 변경되어 사라지고 있는 농지를 보전하는 일에 전력을 다한다면 새만금 간척사업과 같이 생태계 파괴, 지역공동체 파괴와 막대한 국고낭비까지 동반하는 사업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농업기반공사는 농촌과 농업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새만금 간척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이제 더 이상 농업정책의 실패를 갯벌매립으로 국민들을 눈속임해서는 안될 것이다.

2. 농촌과 어촌, 농업과 어업은 공생상생(共生相生)의 관계로서 함께 발전해야 한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갯벌뿐만 아니라 바다 속까지 영향을 미쳐 물길이 변화하고 어장을 황폐화시켰다. 어민들의 생계수단이었던 조개채취량의 감소는 물론이고 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를 하여 먼바다까지 나가야 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어민들의 소득은 과거는 고사하고 빚만 늘어 생계마저 크게 위협받고 있는 형편이다. 방조제 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현상은 전북지역의 바다 전체가 죽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우리는 사회적 약자인 농민들과 함께 어민들도 그들의 생계와 삶의 터전인 갯벌과 바다의 보전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새만금 간척사업은 어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 농민들의 식량생산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사회적 약자인 농민과 어민이 함께 상생(相生)하는 길이 아니며,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의한 현상이라 하겠다.

우리 농민단체들은 어족자원이라고 하는 또 다른 식량자원의 생산지로서 갯벌과 바다의 가치를 인정한다. 그 중에서도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새만금 갯벌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자연하구 갯벌로서 다양한 조개류의 산지로서 뿐만 아니라 전체 수산생물의 산란장과 생육장으로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할 때 새만금 갯벌의 보전은 결국 우리나라 전체의 안정적인 식량확보방안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는 그간 미래의 개발가치와 환경의 중요성 등 각기 상반되는 주장에 대하여 심도 깊게 고려하면서 보다 현실적으로 전라북도 농민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였다. 또한 농토와 식량생산에 대한 애착이 강한 농민들의 입장에서 향후 변화될 지역민들의 삶과 지역의 변화를 검토하였다. 그 결과 새만금 사업이 농토확장이라는 목적도 달성할 수 없는 무모한 사업임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농민단체들은 정부가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단하는 동시에 지금까지 진행된 공사에 대한 처리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0. 10. 24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가톨릭농민회
한국기독교농민회,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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