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된다.

2006.11.17 | 미분류

지리산에서 추진 중인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방사된 곰의 위치를 파악해주는 발신기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생포용 트랩을 설치했으나, 이 트랩에 반달가슴곰 ‘울카’가 걸려 죽었다고 밝혔다.  이로서 지난 2004년 지리산에 방사된 곰 20마리 가운데 8마리가 올무에 걸려죽거나, 실종, 회수되었고, 현재 남아있는 반달가슴곰은 12마리로 줄었다.  

녹색연합은 환경부에서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으로 추진중인 반달가슴곰 사업이 곰의 희생을 부르는 실험에 그치게 될 것을 우려한다.  이번 ‘울카’의 희생 원인이 된 관리부실 외에도, 그동안 방사된 반달가슴곰들은 등산로로 출몰해 등산객들과 부딪치거나, 야생적응에 실패, 회수되기도 했다.  또 인근 마을로 내려와 농작물 피해를 입혀 지역주민과 마찰하는 등의 문제들이 발생해왔고, 방사된 곰들이 곰복원 사업의 본래 성과를 거두며 야생에 살아갈 수 있기 위한 선결과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리산은 이미 거미줄처럼 쳐져 있는 등산로와 도로로 인해 안팎으로 훼손되고 있는 곳이며, 작은 섬으로 조각나 생태계 단절이 심각한 상태이다.  이는 대형 야생동물로서 활동영역이 광범위한 반달가슴곰이 서식하기엔 이미 큰 위협요인이며, 밀도 높은 도로망에 의한 서식지 조각화와 감소는 반달가슴곰의 행동반경과 그 행동영역은 극도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멸종된 동물이 서식지 복원없이 안정된 개체수를 유지하며 복원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개발로 인해 멸종된 동물을 그 본래의 서식 생태조건을 회복하지 않고, 쉽게 복원할 수 있다는 안일한 태도를 시급히 버려야 하며, 지리산 생태복원에 대한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또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반달가슴곰 방사 후 부딪치게 되는 지역주민에게 종 복원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데 있어 복원 대상 종의 중요성과 복원 이유, 어떻게 복원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가해지는 규제와 불편을 어떤 지원대책으로 이해시킬 것이고, 협력을 구할 것인지 충분히 논의하고 설득시켜 내야 한다.  지리산은 국립공원 구역에 거주하는 12만명의 주민들과 3천만명 이상의 탐방객이 찾아드는 곳이다.  지리산 탐방로와 반달가슴곰의 서식권역이 겹치면서 탐방객과의 충돌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곰 복원 정책의 협력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되는 종복원 사업이니 만큼, 지금까지의 복원과정과 내용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이해를 구하여야 한다.  더불어 생태전문가, 환경단체 등이 망라되어 복원사업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바람직한 종복원 과정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시급하다.

2006년 11월 17일

녹  색  연  합

※ 문의 : 녹색연합 임성희 팀장(017-743-6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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