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2008.05.22 | 미분류

녹색연합 시민모임 대표, 대통령께 드리는 글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을 가져왔습니다. “학교급식 안심하고 드세요, 우리학교에서는 100% 국내산(한우)을 쓴다!”는 내용이며 통신문 하단에는 “쇠고기 및 조류 인플루엔자(AI) 관련 자료를 학교 홈페이지에 탑재합니다(최신 자료를 지속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서 정부에서 배포한 광우병 괴담 10문 10답이 실려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선생님께 조류독감도, 수입쇠고기도 안전하다고 배웠다며 사달라고 조릅니다. 이와는 다르게 우리의 청소년들은 청계광장에서 촛불을 하나 둘 밝히며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하니 우리 스스로 우리들을 지킵시다!”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배포한 광우병 괴담 10문 10답에 대해 이미 전문가들이 반박을 했고, 그것에 대해 어느 하나 속 시원히 100%로 안전하다고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선생님들이, 학교가 나서서 사실을 왜곡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아이들 학교급식 식자재에 한우만을 사용했는지 몰라도, 공식적으로 미국산 광우병 소의 수입이 허가되면, 학교급식으로 보급될 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가공식품으로 둔갑하여 우리 아이들 입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음식의 귀함을 가르쳐야 함에도, 이제는 나쁜 음식과 좋은 음식을 분류해서 가르쳐야하고, 음식을 먹을 때 마다 음식성분을 확인해야합니다. 심지어, 원산지표시가 불분명한 재래시장 소상인들의 물건들에 대한 신뢰가 깨어져 불신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삶의 기본이 되는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결국 이 정부와 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대통령이 쇠고기 협상을 놓고 “서민들도 쇠고기를 먹어야 한다. 싼 쇠고기를 먹게 해 줘야한다”라고 말씀하신 후, 한우 농가에 내려가서는 “한우는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아무리 비싸도 없어서 못 사먹을 만큼 경쟁력 있게 만들어야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게다가 공식적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유통되면 ‘에이 아직 죽은 사람 얼마 없는데, 설마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겠어?’ 하며 사람들은 소비를 하게 됩니다. 결국, 돈이 없는 서민들이 싸고 불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를 마음껏 먹도록 하겠다는 것인지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왜 먹는 것으로 차별을 받아야 하는 겁니까?

대통령님!

“내 자식이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라는 말을 아십니까? 허나 지금은 내 자식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 안전한가를 먼저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 자식과 또 우리 자손에게 안전한 음식을 먹이고 싶습니다. 생명을 위협받는 미래의 불안감에서 우리 아이들을 구하고 싶습니다. 제발, 지금이라도 밤마다 촛불을 밝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무효화하십시오.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신 그 약속을 기억하여, 진정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는, 대한민국 국민의 대통령이 되십시오. 우리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 아이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부모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드리겠습니다.

녹색연합 회원모임 (녹색친구들․베지투스․옛사름․자전거모임․씨앗) 대표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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