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유가 57달러 전망에 기반한 ‘국가에너지비전 2030’ 전면 수정하라

2007.11.15 | 미분류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겨울 서민들은 유가 상승으로 유달리 추운 겨울을 나게 될 것이다. 지금 고유가에 대비한 장기 에너지 비전을 새롭게 세우지 않으면 해마다 춥디추운 겨울이 반복될지도 모른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가에너지위원회 출범에 맞춰 ‘2030 에너지 비전’을 발표했다. 그런데 산업자원부가 작성해서 제출한 ‘에너지비전 2030’의 2030년 유가전망을 보면 놀랍다 못해 충격적이다. 산업자원부는 미국의 에너지 정보청(EAI) 자료를 인용 2030년 유가수준을 배럴당 57달러로 예상했는데, EAI 자료에 따르면 유가가 아무리 급상승하더라도 2030년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의 보고서를 인용 2050년에도 오일샌드, 오일쉐일 등 신규 에너지원의 개발로 석유의 수급 불균형은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최종 에너지수요는 2005~2030년 기간 동안 연평균 2.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OECD 2030은 같은 기간 연평균 1.7%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비전 2030에 따라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에너지 소비량의 35%를 자주개발로 충당(2005년, 4.1%)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9%수준으로 확대(2005년, 2.1%)하는 한편, 석유의존도를 35%까지 축소(2005년, 44.4%)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에너지원단위를 현재의 선진국 수준(0.20)으로 개선(2005년, 0.358)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유가가 100달러를 육박하는 현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세운 ‘에너지비전 2030’이 유효한 것인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에 부응해 계속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취할 것인지,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을 2030년 9% 목표로 하는 것이 적당한지에 대한 재논의를 해야 하는 것이다(2011년 5%목표). 연평균 에너지 수요 2% 증가를 전제로 했을 때 한국의 석유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에너지원단위 개선에 있어서도 일본은 에너지 효율을 개선해 2003년 이미 0.105TOE를 달성했고, 현재 OECD 평균이 0.201TOE 수준이다. 향후 20년 뒤에나 우리는 선진국 수준의 에너지원단위를 달성한다는 것은 너무나 한가한 목표이다.

2007년 2월 독일 연방환경부는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전략’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이 시나리오의 목적은 독일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을 2050년까지, 1990년 배출량의 20%에 해당하는 양을 삭감하는 것이다. 독일은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를 1990년의 50% 수준으로 줄이고, 이렇게 줄어든 에너지 수요 중에서 50% 가량을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2010년 재생가능에너지는 1차 에너지의 8.4%를 담당하고, 이후 이 비율은 2020년에는 15.7%, 2050년에는 다시 48.5%로 증가한다. 이 전략에 따르면, 독일 원자력이 모두 폐쇄되는 2030년, 소비전력의 절반은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된다.

고유가 대책으로 단기처방이 될 수밖에 없는 유류세 감면이 아니라 석유로부터의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독립을 준비하는 것이 정답이다. 석유에 중독된 경제체제를 그대로 가지고 갈수록 고유가에 대한 대응능력은 떨어지고 국민경제는 휘청 이게 된다. 에너지 고갈과 기후변화에 대비해 보다 전향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재생가능 에너지의 공급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끝.

2007년 11월 15일

녹  색  연  합

담당자: 녹색연합 에너지.기후변화 팀장 이유진 ☎ 02-747-8500 / 010-3229-4907 leeyj@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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