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독선으로 쌓아올린 이명박정권의 흉물스런 장벽

2008.06.11 | 미분류

컨테이너 방어벽
87년 6.10 항쟁.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이후 정국은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국민들은 전두환 독재정권 치하의 ‘7년 단임제’와 ‘간접선거’를 대통령 직선제로 교체했다. 21년이 지난 2008년 6월 10일, 무려 70만의 인파가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청, 남대문까지 거리를 온통 메웠다.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한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의 시작이다. 경찰은 청와대로 통하는 세종로, 안국, 경복궁 일대에 컨테이너 장벽을 세웠다. 발화점 55℃의 ‘그리스(윤활유)’를 컨테이너 벽면에 발랐다. 촛불에도 타오를 정부의 아찔한 선택이다. 단절과 고립. “국민과 소통하겠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던 이명박 정권이 선택한 묘수였다. 대통령은 아직도 ‘국민의 조정자’ 역할을 하려 덤볐고, 시민들은 “국민은 위에, 대통령은 아래”라는 정답을 친절하게 제시했다.

1+5
10대의 발의로 시작된 ‘쇠고기 정국’이다. 0교시․우열반이 부활했고 영어몰입교육에 정부는 아이들을 몰았다. 의료보험․공기업․물 민영화 문제가 곳곳에서 터졌다. 한반도 운하로 자초한 현 정부의 개발 딜레마 속에 대통령 지지율은 사상 유례없이 10% 중반에 머물렀다. 이제 광화문의 촛불은 단순한 ‘한․미 쇠고기 협상’ 의제 만의 성토장은 아니다.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을 포기한 쇠고기 굴욕 협상이 일파만파 세포 분열하면서 국민을 억눌렀던 각종 사회 현안이 광화문 ‘광장’에 등장했다. 이것이 이른바 ‘1+5’인 것이다. 각종 ‘두드릴 것’을 악기 삼아 ‘운하백지화’를 위한 퍼포먼스가 시작된다. 시청광장 위로 ‘운하 파탄’ 가오리연이 날았다. 작금의 위기상황을 헤칠 돌파구의 ‘선결조건’이 ‘운하 백지화’ 선언임을 정부는 알고 있는가.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정부는 부끄럽지 않게 한반도 운하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모이자, 광장에서
고대 그리스 이후, 2500년 만에 다시 열린 광장과 시장 문화다. 문화와 사상, 재화의 교류가 시작된다. 인터넷 ‘아고라’는 광화문 현장에 고스란히 옮겨졌다. 지식인들은 거리 토론회를 격렬하게 벌였다. 문화 행동단이 광장에 활력과 리듬을 변주하면서 그곳의 생명은 움텄다. 삼삼오오 말과 말들은 행동으로 재탄생했다. 김밥과 생수가 언제인지 모르게 누군가에 의해 손에 쥐어졌다. 스티로폼 연단이 컨테이너 장벽 앞에 세워졌다. 2008년의 서울 광화문 ‘광장’. 차량 이동의 직선적인 도로 위에 ‘문화와 사상’이 뒤섞인다. 모여서 시작된 ‘아고라’는 물리적인 ‘사람수’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혁명, 사상혁명, 시민혁명을 모색 중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을 연습시켰고, 광장의 국민은 한 차원 높게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다.
“누구든 원하는 시민은 발언하시오.”

국민명령권 발동
“이제 주권자인 국민은 국민명령권을 발동하여,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준엄하게 명령합니다. 오는 6월 20일까지 쇠고기 협상을 무효화하고 전면 재협상에 나설 것을 명령합니다. 만일 이 정부가 주권자의 명령을 끝내 거부한다면, 촛불을 든 국민은 이명박 정부 퇴진을 위한 국민항쟁도 불사할 것을 선언합니다.”
오늘 전국적으로 100만명이 명령했다. ‘우이독경’식으로 현 정부가 국민의 명령을 거부한다면, 우리는 천 만이 참여하는 거대한 투쟁도 성사시킬 것이다. ‘실용과 효율’ 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있으며, 정부는 철저하게 국정운영 기조를 재검토해야 한다. 현 정부의 재활은 국민들의 평균적인 의견에서, 성장, 기업, 시장, 경제가 아닌 민초와 그들의 삶에서 건져야 한다. 국민 앞에 고개 숙이는 대통령, 그 모습은 결코 자신을 모욕하는 일이 아니며, 부끄러운 일이 아님을 명심하길 바란다.

파국으로 치달을 것인가, 희망을 바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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