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사고책임 은폐 말고, 공식 사죄하라

2007.12.27 | 미분류

삼성중공업은 사고책임 은폐 말고, 공식 사죄하라!
삼성중공업은 피해복구와 생태계 회복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

태안 앞바다에서 사상 최대 해상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20일이 지났다. 기름 유출로 인해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의 삶과 천혜의 어장, 생물자원, 연안․해양생태계가 초토화되었다. 사고지역 주민들은 깊은 시름과 절망에 빠졌으며, 이를 지켜보는 전 국민의 심려 역시 매우 큰 상황이다.

서해안 피해지역 곳곳에서 이번 사고의 일차적 책임이 있는 삼성중공업을 비난하는 플랜카드가 난무하고 있다. 왜 ‘삼성은 이번 사고에 대해 아무 말이 없는가?’ 삼성중공업은 사고발생 20일이 지난 현재까지 제대로 된 대국민 사과 한번 하지 않고 오직 책임공방을 일삼고 있어 지역주민과 국민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이번 사고는 ‘서해안 기름유출사고’가 아니라, ‘삼성중공업 기름유출사고’인 것이 명백해졌다.

해경의 조사로 유조선과 충돌한 삼성중공업 예인선단의 항해일지가 조작된 사실이 밝혀졌고, 예인선단 사령선인 ‘삼성T-5’호 선장은 구속, 조사를 받고 있다. ’삼성T-5’호의 항해일지에는 7일 새벽, 기상 악화로 선장과 항해사가 함께 회항 시도 등 안전조치를 취했고, 충돌 위험을 미리 알지 못했으며, 사고 직전 예인선이 부선을 옆에서 밀어 충돌 방지를 위해 노력을 했다며, 천재지변으로 어쩔 수 없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경은 “예인선단이 피항 했거나 항해를 중단했다면 충돌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삼성T-5’호 선장을 상대로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항해를 계속한 이유를 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사고 경위를 은폐하기 위해 항해일지를 조작하는 파렴치한 행위까지 자행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조선업계 2위의 초일류,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중공업 개발 선박이 올해 최우수 선박으로 선정되었다는 등 평소 자체 기업 이미지 향상을 위한 홍보활동에 주력한, 총 수주액 77억 달러를 달리는 ‘초일류기업’이다. 기름유출사고가 난 직후인 12월 18일,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에서 세계 최초의 극지운항 쇄빙유조선을 진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서해안 기름유출사고의 처리를 위한 삼성중공업의 태도는 어떠한가? 이번 기름유출사고를 바라보는 삼성의 전략은 부인하고 속이고 지연시키는 것인가. 국가적 재앙을 몰고 온 삼성중공업은 책임 있는 자세로 거듭나야한다. 이유 여하를 떠나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즉각 대국민 사죄를 해야 한다. 방제작업과 피해주민에 대한 보상, 생태계 복원과 회복을 위한 활동에 기업의 명운을 걸고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삼성중공업은 ‘초일류 오염기업’, ‘글로벌 파괴기업’이라는 낙인을 면치 못할 것이다.

4만 톤의 기름이 유출된 1989년 엑슨 발데즈호 사고 때, 가해자인 엑손정유사는 한화 1조원 정도를 방제비용 및 환경오염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정부 측에 지급했다. 또한 주민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에 대해서도 실제 손해배상 5000억원과 5조원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책정되었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엑손사는 정부 및 법원의 명령에 따라 2조원 가량의 비용을 들여 지난 10여 년간 정화작업을 벌여왔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의 배상책임이 홍콩선적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에 있다 해도, 유조선의 보험사나 IOPC 펀드는 삼성중공업이나 P&I 보험사인 삼성화재에 구상 청구를 할 것이다. 하지만, 법적인 보상 책임에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역주민과 국민의 분노를 보상해야 한다. 보상이란 다름 아닌,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사죄와 대책을 사심 없이 수립하는 것이다. 사고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깨닫고 제 일선에 구체적인 보상과 치유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태안 만리포 해상에서 발생한 기름띠는 태안반도와 안면도, 보령을 넘어, 전북 군산 앞바다까지 퍼졌다. 전국 45만명 이상의 해경, 경찰, 군인, 지역주민, 자원봉사자들이 피해지역을 찾아 원유의 독성에도 불구하고 눈물로 기름띠를 걷어냈다. 어촌계에 맨손어업을 등록하지 못한 고령의 주민들은 피해보상조차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평온한 태안해안은 영문도 모른 채, 하룻밤 사이 전 해안가가 기름띠로 덮히는 불운을 맞이했다.

환경부는 피해지역의 생태계가 완전 복원되려면 2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발표했다. 피해지역의 어장, 숙박, 관광업은 물론 어촌문화와 지역 특산물이 완전히 사라졌다. ‘삼성중공업 기름유출사고’는 단순히 기름을 걷어내는 것에서 끝나지 않을것이다. 몇 푼의 보상으로도 끝나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갯벌에 기대어 살아가는 수많은 뭇 생명들, 그리고 그곳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미래세대의 권리마저 앗아갔다.

삼성중공업은 피해지역 주민과 국민 모두가 납득 가능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일 때, 다시 ‘초일류기업’, ‘글로벌기업’으로 태어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 요구사항

o 삼성그룹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피해지역 주민과 국민들 앞에 사죄하라.
o 항해일지 조직 은폐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장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를 파면하라.
o 삼성그룹은 방제작업과 주민들이 입은 피해보상을 위해 그룹차원의 사활을 건 노력을 강구하라.
o 삼성그룹은 수십년이 걸리더라도 생태계 복원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소요되는 모든 비용에 대해 무한책임을 질 것임을 국민 앞에 천명하라.

2007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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