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스스로 존재근거를 부정하는가

2008.04.02 | 미분류

환경부는 스스로 존재근거를 부정하는가

물류와 도로사정을 더 걱정하는 이만의 환경부장관의 망언에 이어, 또 다시 이병욱 환경부차관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어제 이병욱 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물동량이 적으면 많게 만들면 되는 것’, ‘영산강의 경우, 운하는 만들어야 한다’ 등의 운하지지 강경발언을 내뱉은 것이다. 이는 ‘한반도에 새로운 생명의 물길’, ‘국민이 화합되고 호흡을 통합하는 역사적 의미’, ‘종합적인 새로운 방식의 개발’ 운운하는 환경부장관의 발언과 맥을 함께 한다. 환경부의 운하찬가는 끝이 없어 보인다.

환경부는 그동안 시민사회의 노력에 힘입어 그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왔고 환경청, 환경처를 거쳐 환경부로 승격하였다. 정부조직법 제40조에 따라, 환경부는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의 보전과 환경오염방지에 관한 사무’의 의무가 있고, ‘하나뿐인 지구를 보전하는 것을 그 임무’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국토개발과 환경문제에 대한 감시와 보전의 기능을 부여받은,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할 기관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의 수장들이 나서서 한반도 대운하와 같은 개발 사업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것은 환경부의 존재 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다.

이만의 장관과 이병욱 차관은 비록 이명박 정부의 관료이긴 하지만 그 이전에 국토와 환경을 지켜야할 책임을 부여받은 ‘환경부’의 수장임을 명심해야 한다. 환경부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물동량에 대한 근거를 산출하는 국토해양부의 운하지원팀이 아니며, 환경부장․차관은 대통령의 개발공약에 대한 대변인, 국토해양부 제3,4차관이 아니다. 더 이상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관련해, 스스로 나서서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우스운 꼴을 보이지 말고 국민들의 환경권을 지키는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환경부 수장들은 환경부의 존재근거를 부정하는 운하찬가를 걷어치워야 한다. 이병욱 차관은 어제의 발언에 대해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고 환경부 본연의 일에 충실할 것을 약속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시민들은 더 이상 환경부에 대한 기대와 지지를 포기할 것이며, 녹색연합은 환경부의 간판을 내리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2008년 4월 2일

녹  색  연  합

※ 문의 : 녹색연합 윤상훈 정책팀장 ☎ 02-747-8500 / 011-9536-5691 dodari@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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