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32달러, 특단의 대책 마련해야

2008.05.22 | 미분류

한국인들은 공중에 돈을 날려버리고 있다

유가 배럴당 132달러, ‘반성’도 ‘대책’도 없는 우리 어디로 가나
정부가 앞장서 고유가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해야

2008년 5월 22일 유가가 배럴당 132달러를 돌파했다. 투자은행들은 올해 유가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사상 처음으로 리터당 1800원 선을 돌파했다. 녹색연합은 올해 1월 4일,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 했을 때, “석유 파티는 끝났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지금의 고유가 상황이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이 아니라 석유생산 정점에 의한 석유 고갈의 징후이므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난 지금 유가가 무려 32달러나 올랐다.

그러나 달라진 것이 없다. 정부는 초고유가 상황에 현실과 동떨어진 에너지 절약 대책을 발표했다가 스스로 대책을 폐기하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여전히 도시는 휘황찬란하며 에너지 과소비는 계속되고 있다. 대구에서 열리는 그린엑스포에 참가한 독일의 에너지 효율 전문가 고테린드 알버씨(독일 지속가능에너지 연구소 소장)는 우리의 에너지 소비행태에 대해 “한국인들은 공중에 돈을 날려버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밤에 사람들이 보지도 않는 대형광고판, 아파트 꼭대기에 경관용으로 밝힌 조명등, 도로 위 중대형 자동차 행렬과 건물 곳곳에 낭비되는 에너지가 다 경제적 손실이라는 것이다. 이번 엑스포에서 독일 정부는 “독일 에너지 효율성의 날”을 통해 재생가능에너지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절약과 효율향상이 지금과 같은 에너지 위기 시대에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대안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유가 132달러. 에너지소비 절약이 최우선 과제이다. “아끼고 또 아껴야 한다.” 가정도, 학교도, 기업도, 정부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학술지인 <에너지정책 Energy Policy> 2008년 3월호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석유 순수입국 26개 국가 중에서 두 번째로 석유 취약성지수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석유취약성 지수가 높다는 것은 우리가 고유가와 석유정점의 위기에 다른 나라보다 더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으며, 사회경제적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열심히 고유가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고유가가 가지고 올 경제적 타격에 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2년 안에 국제유가가 배럴 당 150달러에서 200달러 사이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고유가는 우리 일상의 삶을 완전히 바꾸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석유 고갈과 기후변화에 대비해 보다 전향적으로 석유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재생가능 에너지의 공급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정부 정책의 변화가 시급하다.

정부는 오는 6월중 국가에너지위원회를 열고 ‘2030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2030 국가에너지기본계획(안)’은 에너지 수요예측에 있어 유가전망을 2030년 57달러를 전제로 작성된 것이라 수정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 계획에는 반드시 에너지 소비 절약, 효율 향상,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와 같은 석유로부터의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독립에 대한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담아야 한다. 국가차원에서 장기적인 석유독립 시나리오와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석유독립’에 대한 장기비전을 준비할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특히 석유 소비가 많은 교통 분야에서 석유소비를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유가 대책에 대한 성명서를 쓰는 주기가 짧아지는 것이 두렵다. 우리가 대응하고 준비할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정부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한다.

2008년 5월 22일

녹  색  연  합

※ 문의 : 녹색연합 에너지 기후변화 팀장 이유진 ☎ 02-747-8500 leeyj@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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