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의 11가지 거짓말에 대한 우리의 응답”

2003.04.10 | 미분류

1. 매번 주장하는  “방사성폐기물 포화되어 2008년에는 흘러 넘친다. 따라서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꼭 필요하다”

–>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가장 전형적인 거짓말인 “시급성” 논리는 지난 10년 동안의 경험에서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지난 1993년 굴업도 핵폐기장을 추진하면서 정부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1995~2001년까지 핵폐기물이 포화되어 1995년에 당장 핵폐기장을 착공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굴업도 핵폐기장 취소되자 압축기술 개발로 13~15년간 문제없다고 했고 다음 해에는 유리고형화 기술로 1/20까지 부피가 줄어드는 기술 개발했다고 자랑했다. 결국 2008년에  핵폐기물이 포화된다는 주장은 핵폐기장을 추진하기 위한 거짓이고 국민 협박이다.

2. “폐기장이 건설되지 않으면 원전을 지을 수 없어서 전력 대란 온다”

–> 핵폐기장을 짓지 않으면 핵발전소 추가 건설이 어렵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핵발전소 없어도 전기를 쓸 수 있으므로 전력 대란이 온다는 것은 별개의 얘기이다. 2001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전력소비량은 5,450kwh로 우리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두 배 이상 많은 영국(5,500kwh)의 소비수준에 도달해 있는 상태이다. 정부와 한전계획대로라면 2015년에는 우리 국민들이 8,500kwh를 소비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핵발전도 지금의 두 배로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경제규모에 비해 많은 전기를 낭비하고 있으므로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제 2의 전력생산이라는 수요 관리(전기절약과 효율향상 시스템 도입)로 발전소 건설을 대체할 수 있다. 수요 관리는 발전소 건설의 1/10 비용밖에 들지 않는다. 결국 핵발전소는 더 이상 건설하지 않아도 되고 핵폐기장도 서두를 필요가 없다.

3. “원자력 사용 국가 중에서 핵폐기물 처분 시설을 없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 한수원은 세계 31개 핵발전소 보유국가들 중에서 중·저준위 핵폐기물 처분시설 부지 확보를 못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5개 국가(네덜란드, 대만, 벨기에, 슬로베니아, 한국) 밖에 없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핵폐기물 처분문제를 해결한 국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핵발전소 선진국이라고 할수 있는 영국과 프랑스조차 중저준위 핵폐기물의 처분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경계선인 허드 딥(Hurd Deep)해에만 28,500 베럴의 중저준위 폐기물을 무단으로 투기해왔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 뿐만 아니라 지난 1993년 국제 핵폐기물 해양무단투기를 금지하는 런던조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주변해역 곳곳에 이 같은 만행을 저질러왔던 것이다. 핵발전소 운영 반세기의 역사를 가진 선진국들조차도 실상은 이런 것이다. 핵폐기물 처분대안이 없는 영국은 결국 더 이상 핵발전소를 건설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근본 해결책임을 결론 내렸다.

4. “선진국의 주민들은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환영하고 있다”

–> 한수원은 선진국들의 경우 지역주민들이 핵폐기물 처분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으며, 보상금을 받고 지역 공동체가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한수원이 단골메뉴로 홍보하는 프랑스나 일본의 경우 핵폐기장의 지역유치과정과 운영과정에서 엄청난 지역갈등과 공동체 붕괴를 경험해야 했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 1990년대 고준위 핵폐기물 중간처리장 후보지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후보지중 하나인 샤톤(Chatain)시에서 지역주민들간 극심한 찬반 갈등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 자살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한수원이 핵폐기장 건설 모범 사례로 들고 있는 ‘일본의 로카쇼무라 임시 폐기장’의 경우, 자치단체장인 히사시 하시모토 촌장이 핵산업계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던 중 지난 2002년 5월 자살하였다.

5. “후보지 선정은 전문가와 함께 환경, 지질 조사를 통한 협의를 통해서 결정했다.”

–> 핵폐기장 후보지 공모에 실패하고 2001. 12~2002. 12 기간동안 핵폐기장 후보지 도출을 위한 용역 작업에 들어갔다. 그 결과 4개의 후보지를 산업자원부(산자부)와 한수원이 결정해서 발표했다.

그런데 그 용역보고서를 아직도 공개하지 않았다. 최종보고서라는 것은 후보지 발표하고 나서 한참 후인 2월 18일 산자위 상임위 있기 전날 밤에 국회의원실에 돌렸고 5단계에 걸쳐 4지역으로 좁힌 평가표와 조사결과가 담긴 2,000페이지 짜리 보고서 부록은 공개하지 않는다.

그런데 부록에는 4단계인 11개 지역에서 5단계인 4지역으로 좁혀지는 평가표가 아예 없다. 다만 11군데 지역별 설문조사표가 있는데 핵폐기장에 대한 반대 여론을 알아본 것이다. 대부분 60-70%를 넘는 반대인데 약간 수치가 떨어지는 4곳이 산자부에서 발표한 후보지와 동일하다. 또한 용역 수행을 위한 과업지시서를 보면 환경·지질조사는 항목이 제대로 없다. 주민 수용성 조사가 대부분이다. 용역을 수행한 동명기술공단의 수행자도 지질전문가, 환경전문가가 없고 토목기사, 건축기사가 대부분이다.

6. “1년간이면 세부 환경·지질조사 충분히 할 수 있다.”

–> 4군데 후보지 발표하고 내년 3월까지 환경·지질조사해서 최종 부지 2곳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핵폐기장은 고준위 핵폐기장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은 고준위 핵폐기장 결정하는데 사막 한가운데다 추진하면서도 24년간 490군데 시추공을 뚫었는데도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최소 1만년간 완전히 외부와 격리할 수 있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1년동안 한 군데도 조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7. “핵폐기물은 옷과 장갑에 불과하다.”

–> 핵폐기물은 핵발전소가 가동하면서 발생한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옷, 장갑, 슬러지, 폐액 등 중저준위 핵폐기물뿐만 아니라 사용후 핵연료인 고준위 핵폐기물도 있다.
사용후 핵연료에는 1g 만으로 1,000,000만명을 폐암을 일으킬 수 있는 플루토늄-239의 독성은 유명하고 중저준위 핵폐기물에는 맹독성인 코발트-60, 스트론튬-90, 세슘-137 등에 오염되어 있다. 세슘-137은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독극물의 하나로, 관객으로 가득 찬 극장에 한 방울만 떨어지면 그중 절반이 15분 안에 사망한다.

8. “고준위 핵폐기물은 중간 저장시설일 뿐이다.”

–> 한수원은 핵폐기장이 핵폐기물의 재처리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저장하는 시설이라고 한다. 재처리를 하게 되면 핵무기의 원료인 맹독성의 플루토늄이 나온다. 플루토늄을 원료로 하는 고속증식로(액체금속로)는 폭발 위험이 상존하는 매우 위험한 시설이라서 먼저 개발 사업을 시작했던 일본과 프랑스도 이미 포기했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어기면서 재처리를 할 수도 없을뿐더러 재처리를 한다면 더 많은 고준위 핵폐기물이 나오게 되고 위험성은 더 커진다. 중저준위 핵폐기장 영구저장시설도 15년간 반대에 부딪혀 추진하지 못했는데 고준위 핵폐기물 영구저장시설을 받아들일 지역은 없다. 결국 중간저장시설이 고준위 핵폐기장이 되는 것이다.

9. “중저준위 핵폐기장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 미국의 반웰핵폐기장,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발부츠핵폐기장, 대만의 란위섬핵폐기장 등 핵폐기장에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되고 인근 지역주민의 암, 백혈병, 기형아 출산율, 유산율이 높아졌다. 핵폐기물을 주변과 완전히 격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수원은 핵폐기물의 수명이 300년밖에 안되므로 안전하다고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크세논-135처럼 일주일이면 수명이 다하는 것도 있지만 세슘-137이나 스트론튬-90 같은 것은 독성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반감기) 3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플루토늄-239는 반감기가 2만4천4백년이고, 테크네슘-99는 21만년, 요오드-12는 1천5백70만년이다.
이런 독성을 지닌 물질이 환경에 크게 해를 주지 않게 되려면 반감기가 최소 10번은 지나야 한다. 플루토늄-239를 기준으로 하면 격리 기간은 수십만년으로 늘어난다. 반감기가 10번 지났다고 해서 독성이 환경에 해가 안될 정도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최소한의 기간을 말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10. “핵폐기장 찬성하고 유치하는 주민들이 있다.”

지역에 있는 유치위원회 위원은 한수원이 월 200여만원의 급여를 주는 홍보요원임이 밝혀졌다. 찬성 서명용지에는 있지도 않은 사람이름과 주민번호가 등장하고 대덕연구단지 관광 보내면서 주민등록증 걷어서 찬성서명으로 둔갑시켰다. 한수원은 유치위원회 활동비도 지급하고 사무실 대여비, 유지비도 지급하면서 활동계획도 짜준다. 그런 사람들이 찬성하는 주민들의 전부다.

11. “핵폐기장 반대운동은 님비다. 지역이기주의로 국가 정책에 차질을 빚고 있다.”

–> 내 지역이 안되면(NIMBY: Not In My BackYard) 어느 지역도 안된다(NIANBY: Not In ANyone’s BackYard). 잘못된 중앙의 전력정책의 결과를 지역민에게 넘겨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공평성의 원리에 맞지 않다. 핵발전소를 건설하여 혜택을 본 수혜자가 책임을 지는 것이 옳으니 서울시민이 핵폐기물을 책임지는 것이 맞다. 핵폐기장이 안전하다면 당연히 서울에서 맡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서울이 안된다면 핵폐기장 건설 정책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일이지 목숨까지 걸고 반대하는 지역주민에게 강요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지역주민은 핵폐기장 반대뿐만 아니라 핵폐기물을 발생시키는 핵발전소 중심 전력정책 전환을 요구하는데까지 발전했는데 여전히 핵발전소를 고집하고 있는 핵산업계가 자기 밥그릇 챙기는 집단이기주의인 것이다.

* 문의 : 녹색연합 에너지담당 이버들 (02-747-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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