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 가속기란?

2003.04.25 | 미분류

지난 4월 23일, 전남 장흥군의원 9명은 양성자가속기와 핵폐기장 사업유치를 위해 부지타당성조사 청원서를 결의하였습니다. 전남 장흥군의회(의장 김태빈)가 만장일치로 핵폐기장 처리장과 양성자 가속기 시설 유치를 전제로 시설 조사 청원을 한 것이다.
이에 김인규 장흥군수가 사업유치를 단호하게 거부함으로써, 이번 사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핵 분열을 통해 핵의 반감기를 낮춘다고 알려진 ‘양성자 가속기 사업’의 이면에는 핵확산 정책이 들어있다. 양성자 가속기 사업에 대한 장미빛 환상은 지역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그 지역을 핵단지로 만들것이다.
최근에 정부가 양성자가속기 사업과 핵폐기장을 연계한다고 발표하여, 지역 주민을 더욱더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간교한 방법을 그만두고 핵폐기장에 대한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양성자 가속기란? *

양성자는 핵을 구성하는 두 물질 중 하나다. 원자는 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고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돼 있다. 양성자는 양(+)전하를 띠기 때문에 이것을 긴 진공관에 넣고 전압을 걸어주면 음극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이 가속장치가 양성자 가속기다.
이러한 양성자 가속기는 수소를 방전시켜 얻은 양성자를 빠른 속도로 가속시키는 장치다. 직경 20∼30㎝, 길이 7백여m의 구리통이 기본 모형. 양성자가 가속기를 통하면 초속 수백㎞부터 빛의 속도인 30만㎞까지 속도를 낸다. 초속 5천㎞를 넘어가면 원자 구조가 바뀌고 물질의 성질이 달라진다. 가속기는 속도 단계별로 빔(양성자 덩어리)을 뽑아내 첨단 산업에 활용한다.
양성자를 초당 500㎞로 가속해 물질에 부딪히면 물질표면의 원자가 툭툭 떨어져 나온다. 이때 양성자는 물체 표면을 뚫고 쑥 들어간다. 이렇게 하면 소재표면을 다른 물질로 바꿀 수 있다. 이 원리를 이용해서 핵폐기물을 변형시켜 감기를 낮추고 방사능이 나오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양성자를 초당 14만㎞로 가속해 부딪히면 양성자가 원자핵과 반응해 2000여종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만들어 낸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의료용, 연구용, 산업용으로 쓰이며, 핵발전소에서 사용되는 물질과 같이 방사능 독성을 가지고 있지만 안전규제는 더 허술해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 시설에는 정읍에서 극렬히 반대했던 연구용 원자로가 설치될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위험성을 더 가중시킨다.
한편 양성자가속기를 원자력연구소에서 추진한다는 점에서 이는 핵산업의 전반의 확산을 의미한다. 산자부의 발전분야 핵산업 확산과 함께 과기부에서는 비발전 분야 핵산업 확산을 꾀하는 것이다. 방사선센터의 사용 목적은 사용자에 의해 결정되며, 원자력 연구소는 동위원소 생산 등의 방사선 연구를 할 것이다. 현재 핵산업이 산자부와 과기부로 나뉘어져 있지만 핵폐기물 연구에서는 서로 협조할 것이고 호남지역의 핵폐기장, 정읍의 방사선센터와 함께 양성자 가속기가 핵산업계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 연구용 원자로(research reactor)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중성자선(中性子線)을 이용해서 물체 ·생물체에 대한 방사선의 조사(照射)효과를 조사하거나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실험용이며, 넓은 뜻으로는 동력용 원자로 이외의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동력로를 위한 시험용 원자로·재료시험용 원자로도 포함된다. 동력로에 비해 소형이지만 다방면에 걸친 원자력 이용의 기초가 된다. 성격상 강한 중성자선·방사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중성자선이 강하지 않은 원자로는 연구와 동시에 원자로 기술자의 교육훈련을 겸해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건설중인 정읍의 방사능센터와 고창과 영광의 핵폐기장 건설 후보지 발표, 영광과 익산의 양성자 가속기 유치 신청, 전라북도 지역의 핵단지가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핵폐기장에는 재처리 논의를 위한 사용 후 핵연료 중간 저장시설이 포함되어 앞으로 전북(영광 포함)은 재처리 시설, 고준위 핵폐기물 영구 처분시설, 플루토늄 연료의 고속증식로(액체금속로)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으며, 이들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지원할 시설로 정읍방사선센터와 양성자 가속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핵산업계는 핵발전소와 방사성 동위원소 이용의 두 핵심 축으로 움직인다고 할 때, 지금 전라북도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움직임은 핵산업계가 꿈꾸는 핵싸이클 완성을 위한 단지 조성으로 볼 수 있다.
핵발전소에서 나온 핵폐기물은 고창이나 영광에 보관하기 전에 양성자기반공학센터에서 반감기를 줄이는 작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읍에서는 동위원소를 생산하여 여러 용도로 사용된 후 최종적으로 고창이나 영광에 지으려고 강행하는 핵폐기장에 저장될 것이다.
이는 핵연료 생산을 제외한 핵싸이클의 완성을 의미하며 특히 고창, 영광, 익산, 정읍 지역은 빈번한 핵물질의 이동으로 주민들에 대한 방사선 노출 위험은 크게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참고) 핵싸이클 : 핵발전 -> 핵폐기물(사용 후 핵연료) -> 재처리(플루토늄 추출) -> 고속증식로 가동 -> 핵폐기물 -> 재처리 -> 고속증식로 가동 … 의 싸이클을 완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정에서 언제나 핵사고와 핵오염의 위험은 상존하고 핵폐기물은 더 많이 생긴다.
또한 고속증식로는 공기와 만나면 폭발하는 액체나트륨을 냉각수로 쓰기 때문에 작은 사고로도 매우 위험하다. 결국 이를 개발했던 일본과 프랑스는 이를 포기했으나, 우리나라는 이 기술을 들여와서 2006년까지 고속증식로 설계 연구에만 1,200억 원을 들이고 있다.

작성 및 문의 : 녹색연합 에너지담당 이버들 (02-747-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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