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중앙일보] “핵폐기장 후보지 조사 다시 해야” 36일간 단식 농성 김성근 원불교 교무 (2003/05/05)

2003.05.06 | 미분류

   “핵폐기장을 홍보하고 지역 주민을 설득하는 데 1백억원이 넘는 돈을 써 놓고 정작 후보지 조사에는 3억5천만원만 들인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정부의 일방적인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후보지 선정에 항의하며 36일간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였던 김성근(金性根.43) 원불교 교무. 3월28일 시작된 그의 단식은 지난 2일 오전 탈진해 쓰러지면서 끝이 났다. 서울 종로구 원불교 수양원으로 후송된 그는 이불을 덮고 힘겹게 벽에 기대 앉아 있었다.

   金교무는 “참여정부 답게 주민.시민단체 등도 참여하는 합의기구를 만들어 핵폐기장 후보지 조사방법.선정기준부터 새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농성을 시작한 것도 원불교 성지인 전남 영광이 후보지 네곳 가운데 하나가 된 것도 있지만 후보지 조사가 수박 겉핥기식이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나 한국수력원자력㈜가 안전성 보다는 사업추진의 편의성만 고려하고 있는 데 실망했다는 것이다.

   그는 “1995년 굴업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먼저 철저히 조사한 후에 후보지를 평가.선정하고, 이후 지역 주민들에게 지원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위와 폭우, 따가운 햇볕 속에서 계속된 농성으로 그의 얼굴은 검게 그을리고 수염은 덥수룩했다. 오랜 단식으로 목소리도 힘이 없었지만 의식만은 또렷했다.

   그의 농성은 끝났지만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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