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한겨레신문]영광5호기 원자로 바닥에 흠집(2003/5/16)

2003.05.17 | 미분류

무게 20kg 냉각부품 3개 이탈 1년간 몰라…안전관리 허점
   원자력발전소 영광5호기에서 원자로 냉각배관의 부품이 떨어져 원자로 안에 흘러들어간 사실이 사고 발생 1년반 만에야 발견돼 원전 안전감시체제에 허점을 드러냈다.

   과학기술부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은 15일 “지난달 3일 영광5호기 정기검사 때 원자로 비상냉각배관 안쪽에 붙은 열전달 완충판 7개 가운데 3개가 떨어져나간 것을 안전기술원 검사관이 발견했다”며 “무게 20㎏, 길이 50㎝의 이 부품은 원자로 안에 흘러들어 원자로 바닥에 손바닥 크기의 흠집(깊이 0.28㎜)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표준형원전으로 건설된 영광5호기는 2002년 5월부터 발전을 시작했다.

   안전기술원은 이번 사고가 2001년 11월5~6일 시운전 기간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이상신호는 감지됐으나 오래 지속되지 않아 ‘이물질 충격신호’로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과기부와 안전기술원은 전문가들의 현장조사와 안전성 분석 결과 이번 사고가 국제 안전기준에 문제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옴에 따라 핵연료 장전을 허용하는 한편 원전 재가동 여부도 곧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원자로 흠집은 고준위 방사능 때문에 접근할 수 없어 보수가 불가능하다.

   안전기술원 관계자는 “중국·미국에서도 흠집 난 원자로를 보수하지 않고 5~13년씩 그대로 쓰는 사례가 있다”며 “원자로 상태를 정기점검하는 등 대책을 강화하면 원전 수명(40년) 안에 안전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핵국민연대의 석광훈 정책실장은 “국내 원전에서 전례 없는 유형의 사고가, 그것도 새로 건설해 가동한 지 1년밖에 안된 원전 원자로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지금의 안전성 해석과 설계가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원자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좀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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