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대화국면]정부-대책위 부안 1차 회의, 3시간 공방(프레시안 10/25)

2003.10.27 | 미분류

   정부-대책위 부안 1차회의, 3시간 공방
   한수원-산자부, 부안에서 임시 철수할 듯 (프레시안 10/25)

   정부와 부안 대책위 사이의 공식적인 첫 대화가 시작되었다. 사전에 예상되었던 대로 대화는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으나, 대화를 지속적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종호 경실련 대표(공동협의회 위원장, 가운데) 와 김경인 교무(부안대책위 공동대표, 오른쪽), 강동석 사장(한국전력, 왼쪽)이 서로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협의회 1차 회의 열려, 3시간가량 논박


   정부와 부안 대책위는 24일 오후 3시 중구 은행회관에서 ‘부안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협의회’ 1차 회의를 열었다. 정부와 부안 대책위가 선임한 13인의 위원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는 의제 설정을 놓고 3시간 동안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진행되었다.
   특히 회의에서는 대화조건, 대화기간, 대화의 의제설정을 놓고 양측 입장이 달랐다. 한 참석자는 “대화조건이나 대화기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이나, 의제설정 문제에서는 백지화를 주장하는 대책위와 핵폐기물처리장 설치를 전제로 주민들을 설득해보겠다는 양측의 입장 차이가 있어서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일단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성실히 노력한다”는데 합의하고, 다음 2차 회의에서 “‘부안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한 양측 입장을 문서로 작성해, 30분 이내에 발표하고 협의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회의를 정례화하고 “가급적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종결하도록 상호 노력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또 회의 내용은 녹취를 하되, 합의된 일부 내용만 공개키로 결정했다.

   정부, 한수원ㆍ산자부 사무소 철수 고려

   회의에서 대책위는 “한국수력원자력(주)과 산업자원부가 부안군에서 철수할 것, 유치를 전제로 한 일체의 행정 행위를 중단할 것, 공무원의 각종 홍보활동 금지”라는 세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대책위의 요구에 대해 정부는 우선 산자부와 한수원 부안 사무소 철수 등을 포함한 조치들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수원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가능한 활동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의제설정ㆍ기간 문제, 합의문 작성도 진통

   회의에서 정부는 핵폐기물처리장의 안전성과 부지 적합성, 핵폐기물 포화 문제 등에 대한 토론을 제기했으나, 대책위는 부안 사태의 발생 원인과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고 해결점을 찾자고 해 1시간이 넘게 공방이 계속되었다. 이 문제는 다음 회의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또 기간도 정부는 애초 2004년 6월까지 대화기구 기한을 두는 것을 제안했으나, 대책위는 오는 11월 15일 안에 조속한 해결을 요구해 입장 차이를 보였다. 결국 기간은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수준에서 합의되었다.
   특히 합의문 작성 과정에서도 대책위측은 “주민들의 외유 등을 추진한 것이 부도덕한 행위인 만큼 이같은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한다”고 명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정부측에서는 “부도덕 행위 여부도 명확하지 않고, 행위 주체도 한수원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같은 문구를 삽입하면 정부가 마치 부도덕한 행위를 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2차 회의는 3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리며, 앞으로 1주일에 한 차례 정도 정기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부안 주만 1천여명, 촛불시위

   한편 부안 주민 1천여명은 24일에도 “핵폐기장 백지화” 등을 요구하며 부안수협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였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이날 시위에서 대책위는 정부측과의 대화 내용을 보고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대책위는 “정부측이 최초에 제시한 기간인 ‘내년 6월말’은 시간 끌기에 다름 아니다”면서 “촛불시위 1백일이 되는 11월 2일 집회에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25일 오후 2시 부안성당에서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다음은 1차 공동협의회 합의 사항.

▲ 차기 회의는 10월31일 오후 2시에 개최한다.
▲ 대화기간 조건 없이 모든 사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되 가급적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종결하도록 상호 노력한다.
▲ 회의정소는 서울 은행회관으로 한다.
▲ 회의록 작성을 위해 녹취는 하되 외부 발표는 합의된 효력이 있는 내용만 공개만하고 녹취록을 대외에 공개하는 것은 불가하다
▲ 차기 회의의 의제 부안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 등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문서로 작성해 30분 이내에 발표하고 합의한다.
▲ 공동협의회의 발족과 동시에 양측은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며 정부가 먼저 그 구체적인 조치안을 다음주 회의에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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