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흘려보내는 ‘비’를 잡아라!

2004.06.17 | 미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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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흘려보내는 ‘비’를 잡아라!

                                                                        환경정의 신동헌 간사

100여 명의 호주 온난화 연구 과학자들은 많은 지역에서 강우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평균 강우량이 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늘어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온난화보고를 위한 연구협력센터(Cooperative Research Centre for Greenhouse Accounting, CRC)의 연례 과학회의에서 과학자들은 지구 물순환이 온난화 가스로 인해 변해왔다고 설명했다.

호주 일부 지역 등 몇 곳에서는 감소하고 있지만 세계 평균 강우량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CRC의 과학자들은 널리 알려진 사실과는 반대로 호수와 같이 육지에 있는 물과 토양에서의 잠재적인 증발은 대부분 감소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식물의 성장도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감에 따라 식물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산림이나 초원, 농경지에서 온난화 가스를 많이 흡수시키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지구 시스템과 식물에서의 처리 과정 등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는 이상 기후변화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전략을 세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83mm로 세계평균(973mm)의 1.3배에 달한다. 그러나, 장마철과 태풍기간에 집중되어 있고, 관리소홀과 국토의 지형적 특성(산악지형이며 표토층이 얇다)으로 인해 물이 부족한 갈수기(11월~다음해 4월)에는 유출량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로서 수자원 이용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빗물의 효율적인 관리, 이용방안을 살펴보고 다양한 가능성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빗물 이용의 필요성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겠다.

첫째, 국내 수자원관리 여건이 불리하다는 상황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연평균 강수량이 특정시기에 몰려있고, 국토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한 관리여건의 불리성이다.

둘째, 재해예방 및 환경관리적 측면이다. 빗물을 효율적으로 관리, 이용함으로써 우기에 발생하는 침수로 인한 여러 가지 재해를 방지하고, 건기에 발생하는 농업적 피해 및 산불화재를 방지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정수처리비용의 절감이다. 서울의 경우 1톤의 물을 수돗물로 정수처리 하는데 약 534원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와있다. 그러나 빗물을 정수처리에 이용할 경우 많게는 30%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혀졌다.

끝으로 우리나라는 댐의 한계성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자원정책은 수질보전정책보다는 수량확보정책에 중점을 두고 시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했던 세계 연평균 강수량의 1.3배에 달하는 강수량을 자랑하면서도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1인당 수자원총량은 3,000㎥ 정도로 세계평균치의 11분에 1에 불과하다. 또한 연평균 강수량의 3분의 2에 달하는 양이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내려 수자원의 대부분이 홍수로 유출되고 있다. 그리고 고도성장에 따르는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하여 생활 및 공업용수의 소비가 급증함으로써 용수공급량의 확보에 정부정책의 우선을 둘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양한 방식의 활용이 이루어져야 하며, 몇 가지 활용방안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1>에서와 같이 현재 빗물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그 용도를 살펴보면, 세정용수, 세차용수, 정원의 살수용수, 화장실용수(수세식), 소방용수, 식용수(현재는 일부지역에서만 사용 중)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빗물을 별도의 저장소에 보관하는 이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빗물의 PH(수소이온농도)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장탱크에 보관된 빗물은 <그림1>처럼 가정에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체육센터나 컨벤션센터 등 대형시설물에서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많은 가정에서 <그림1>과 같은 방식으로 빗물활용이 이루어지고 있고, 베를린에 있는 소니센터나 하노버의 엑스포호수, 코블렌즈의 기술 대학 등 대형건물에서도 빗물활용을 하고 있다. 또한 옆 나라 일본에서도 스포츠센터, 대형경기장, 호텔 등에서 적극적인 활용을 하고 있고, 어느 지역에서는 지하에 빗물저장만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빗물을 적절히 이용한 경험을 갖고 있고, 최근 들어 새롭게 빗물이용 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도시에서도 시설 설치가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와 관련한 법률도 수도법(2001. 3. 28, 법률 제6449호), 수도법시행령(2001년 9월 29일, 대통령령 제17381호), 수도법시행규칙(2001년 10월 4일, 환경부령 제114호) 등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장치마련에도 불구하고 그 시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 등 대형시설과 공공시설에 대해 빗물이용시설의 설치, 운영을 의무화하고, 정부에서 지자체에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를 독려하며, 설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높은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마련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빗물이용시설은 간단한 설치방법으로 유지, 관리도 손쉽게 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또한 주기적으로 시설물을 점검하고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관리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새로운 자원을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있는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새로운 자원을 개발하는 것에 비해 비용적 측면에서 저렴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명확한 사실이다. 따라서 풍부한 수자원인 빗물의 이용은 물부족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반드시 시행되어야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참고자료 : <빗물의 활용방안>, 성균관대학교, 김현석,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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