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스의 보물을 지켜라!

2004.06.17 | 미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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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스의 보물을 지켜라!
                                                                              녹색연합 이버들

1. 들어가며

오늘 하루도,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것은 바로 ‘물’, ‘쌀’ 그리고 ‘에너지’다.
생명을 이어주는 ‘물’과 ‘쌀’, 그리고 현대인의 생활에서 없음을 상상하기 힘든 ‘에너지’는 그만큼 우리 생활을 이루는 근간인 것이다.
특히 우리가 쉽게 쓰고 있는 화석연료와 원자력은 몇 천만년동안 축적해왔던 지구의 피를 뽑아 단시간에 소비하는 것으로, 그만큼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이렇듯 인류는 지구생태계에 역행하는 에너지시스템으로 산업화를 구축해왔고, 그에 따른 역작용으로 ‘기후변화’와 ‘원자력사고’, 그리고 특수 에너지원에 의존해 살아가는 나약한 현대사회를 양산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타파할 수 있는 대안은 없는 것일까? 곳곳에서 벌어지는 에너지대안 현장을 통해 희망의 씨앗을 찾아보자.  

2. 현 에너지시스템의 현황 및 문제점

1년 동안 지구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대략 100만 톤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석유를 비롯한 주요 에너지원의 가채년수가 현격히 줄어들어, 에너지안보와 환경문제가 전 지구적 관심사로 등장한 지 이미 오래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에너지빈국인 우리의 경우, 석유수입 세계 4위, 석유소비 세계 6위, 에너지소비규모 세계 10위에 달하는 에너지소비대국이자, 온실가스배출 세계 9위, 온실가스배출 증가율 세계 1위에 달하는 대표적인 환경오염국가다.

특히 에너지효율이 낮은 전력의 경우, 1970년에는 최종에너지 중 3.7%에 불과하던 사용량이 지난 2002년의 경우, 14.9%에 달할 정도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전력소비규모 세계 8위이자, 1인당 전력사용량이 5800kwh로 우리의 GNP 2배 규모인 일본과 영국을 앞지른다.

과거 산업화 과정에는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다소비 산업으로 전력사용량이 증가했으나, 에너지 탄성치가 바닥을 통과한 현 시점에서는 오히려 가정·상업용에서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는 형편이다. 낮은 에너지효율과 과소비로 인해 전력사용량은 급증하고 있으며, 에너지수급과 폐기물처리를 위한 발전소, 변전소, 폐기장 건설로 인해 ‘부안 항쟁’에서 보듯 사회적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과소비 풍토는 정부에 의해 조장되어온 바가 크다. 정부는 고유가시기가 도래하면 ‘에너지 절약’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정작 특소세 인하 등 그에 반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또 다른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데 반해 전기세 인하는 수 차례 이루어져왔고, 이는 절묘하게도 대형 발전소의 건설시기와 맞물린다. ‘심야전기’, ‘양수발전댐’ 등 화석·원자력중심의 정책과 수요에 따른 공급위주의 전력시스템을 바꾸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우리는 많은 사회적 갈등과 에너지수입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에너지안보 문제를 끊임없이 겪게 될 것이다.

3. 대안을 찾아서

우리의 경우, 재생가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8 %에 불과하다. 이 중 쓰레기 소각열 이용을 제외하면,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력하다.
따라서 대안에너지로의 전환모색도 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하지만, 우선은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장치 마련과 전력공급의 비용 최소화를 통한 부하관리, 에너지절약운동을 통한 에너지수요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세계적으로 점차 커지고 있는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주도적으로 대응하는 자세와 인식변화, 장기적인 투자와 제도 마련이 시급하며, 차세대산업으로 각광받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 ‘수소혁명’으로까지 불리는 연료전지 등의 기술개발과 내수시장 확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U의 경우, 2015년까지 이산화탄소 % 저감을 목표로 재생가능에너지 확장을 위한 많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웨덴 등은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이 전체 에너지의 20%에 육박하며, 독일의 경우도 2005년까지 1990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25%이상 감축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독일은 가동 중이던 원자력발전소 18기를 폐쇄시킨 바 있으며, 2030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을 30%까지 높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풍력시장을 선도해온 덴마크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수요의 50%를 풍력으로 수급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히고 있다.

그린피스의 자료에 의하면, 현재(2002년) 전 세계에 설치되어 있는 풍력발전기는 약 5만여 대로 설비용량만도 25,000MW에 달한다. 이는 1400만가구, 350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설비다. 이렇듯 풍력발전기의 보급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으며, 증가율 또한 두 자리를 기록하는 등 풍력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태양광과 연료전지 사업 또한 빠르게 성장하여, 지난 20년 전에 비해 설비가격이 1/10이상 떨어졌다. 실제로 방문했던 독일의 H-Tek 의 운영자인 Uwe Kuter는 연료전지의 소비자가격이 6년 전에 비해 6배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H-Tek’은 1997년에 창설된 짧은 역사를 가진 회사로, 초기에는 2명이 시작했으나 현재에는 직원이 20여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

석유도 50년 전에는 비싼 가격으로 매매되었던 점을 볼 때,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에너지주도권 전환은 빠른 시기에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4. 나가며

그리스·로마 신화를 들쳐보면, 저승의 신 ‘하데스’가 등장한다. 그는 하늘의 신 제우스,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더불어 천하의 ‘3대 신’으로, ‘플루토스’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플루토스’는 ‘재물’을 의미하는 이름으로, 그는 지하에 묻힌 모든 자원의 주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플루토스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값비싼 지하 자원은 무엇일까?

정답은 인류가 20세기에 들어와서 찾아낸 ‘플루토스의 광물’, 바로 플루토늄이다. 원자폭탄의 원료이자, 원자력발전소의 연료로 쓰이는 이 값비싼 광물은 인류가 마구 찾아낸 덕에 향후 40년 정도 쓸 만큼만 남아있을 뿐이다.

‘에너지 전환’은 현 인류가 해결해야할 당면한 숙제다. 미래세대에게 해결하지 못한 폐기물과 환경오염만을 물려주고, 자원은 현 세대가 모조리 써버린다면 세대간 형평성 측면에서도 너무나 불평등하다.

‘지구’는 하나의 생태계다.

인간의 몸처럼, 시스템의 평형과 균형이 중요하다. 지난 100년 동안 인류는 지구를 너무도 괴롭혀왔다. 인류와 지구생태계가 공존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길만이 지속 가능한 인류의 삶을 보장해주는 유일한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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