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문제와 대책, 전망

2004.11.10 | 미분류

기후변화 문제와 대책, 전망

                                                                                         녹색연합 이버들

1. 들어가며

토인비는 ‘문명 앞에는 숲이 있으나, 문명 뒤에는 사막만이 남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도시화와 산업화를 통해 기형적으로 형성된 인류의 문명이 도리어 그 성장으로 인해 문명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의미다.

인류의 행복 증진을 위해 야기되었다는 산업화․기계화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과다배출을 그 부산물로 가져왔다. 따라서 기후변화는 수백 종의 산업 활동으로부터 기인한, ‘지구’라는 생명체에게 진 대표적인 인류의 부채다. 인류가 신용불량자를 벗어나는 지름길은 하루 빨리 빚을 청산하는 방법뿐이다.  

2. 기후변화의 정의와 현상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에서는 기후변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 바 있다. 기후변화는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전체 대기의 성분을 바꾸는 인간 활동에 의한, 그리고 비교할 수 있는 시간동안 관철된 자연적 기후변동을 포함한 기후의 변화’다. 이는 과거부터 존재해왔던 자연재해뿐 아니라,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기상이변까지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에서의 지구시스템 변화를 의미한다.

‘기후’라는 개념 자체가 수 백만년을 넘나드는 매우 광범위한 범위이기 때문에 최근의 기상이변만으로 기후가 변했다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의 3차 보고서에서도 ‘인간의 활동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는 대기권에서의 체류기간이 50~2000년쯤 되며, 산업혁명 이전에는 278ppm였던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난 2000년의 경우 368ppm로 32%이상 증가하였다.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에 의존한 산업경제가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유발하였고, 이로써 지구는 역사상 어느 때보다 빠르게 더워지고 있다. 지난 만년 동안 지구는 1℃이상 변한 적이 없는데 반해, 최근의 100년 동안 0.6℃나 기온이 상승했으며 특히 한반도의 경우, 1.6℃나 상승한 것으로 기상청의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러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 전체 담수량의 약 90%를 갖고 있는 빙산이 일년에 약 1조 톤이라는 엄청난 양의 얼음덩어리를 방출하고 있으며, 이러한 얼음 해빙으로 인해 해수면의 높이는 10~25cm 1990년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IPCC)’의 1차 보고서나 상승했다. 따라서 최초의 ‘환경난민’이라 여겨지는 ‘투발루’섬과 같이 해수면이 침식되는 지역들이 발생하며, 이 같은 현상들은 점차 증가할 것이다.

이처럼 ‘지구온난화’에 의한 영향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빙하가 조금 녹고, 해수면이 조금 침식하는 정도가 아니다. 기상이 변하면 생태계가 변하게 되고, 생태계가 변하면 환경이 변한다. 농업이나 어업 등의 생활권 변화와 갑작스런 환경변화로 인한 건강 문제, 기상이변을 해결하기 위한 정치․사회적 문제까지 모두 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기상이변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에 사상 유례없던 폭설이 내려 2,966억원(중앙재해대책본부 발표자료 인용)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2년 동안 연이은 태풍 루사와 매미로 전국적인 피해가 속출된 바 있다.

또 중국의 사막화로 인해 황사가 매해 더 심해지고 있으며, 여름철 집중호우 또한 게릴라성 호우 10년별 강수의 평균 변화를 알아본 결과, 최근 20년 동안 1920년 대비 ‘강수량 7% 증가, 강수 일수 14% 감소, 강수 강도는 18% 증가’ 하였다. 이는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게릴라성 호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이처럼 특정 지역에 많은 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는 우리의 실생활 이야기인 것이다.

3.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시도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 등의 온실가스는 지구의 복사열 방출을 막아 지구의 평균 온도를 높인다. 인간의 몸처럼 평형을 이루고 있는 지구이기에, 이 같은 변화에 몸의 이상이 발생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IPCC는 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일어날 경우, 2100년에는 1990년대에 비해 1.4~5.8℃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북미 북부지역과 북부․중앙 아시아의 온난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이처럼 점차 심각해지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지난 1992년 6월 브라질에서는 ‘리우환경회의’를 열어 ‘유엔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였다. 1994년에 효력이 발생한 기후변화협약에는 188개국이 참여하였으며, 온실가스 배출에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의무감축을 우선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또 기후변화가 식량 공급, 물 공급, 인간 건강 등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발표들이 잇따르자, 1997년에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교토의정서가 채택되어 2008년부터 선진국 의무감축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기후변화협약은 많은 논의와 논란 속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가 그만큼의 발언권과 권리를 갖게 된 협약의 맹점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미국이 탈퇴하고, 러시아가 비준하지 않는 교토의정서는 실현되기 어렵다. 배출권 거래, 청정 개발(CDM) 등 ‘환경’이란 주제로 그럴듯한 피를 빚었지만, ‘경제’로 속을 꽉 채워버린 기후변화 만두는 먹지 못할 음식이 되고 있다.

얼마 전, 녹색연합은 인간이 지구생태계에 가하는 압력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생태파괴지수를 알 수 있는 ‘생태 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을 조사하여 그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국민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조사를 통해 지수를 지구로 환산하고, 소비생활에 관한 의식조사를 병행한 것이다.

이 결과, 한국인처럼 모든 지구인이 살아갈 경우, 지구가 2.26개가 필요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한국인의 소비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으며, 에너지사용 또한 이러한 흐름을 비켜갈 수 없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전력사용량은 5800kwh로, 우리의 경제 규모 2배인 영국을 앞질러 일본, 독일을 뒤쫓고 있다. 게다가 온실가스 배출 세계9위, 석유수입 세계 4위, 석유소비 세계 6위를 기록하는 에너지 다소비 국가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한 사람이 하루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대략 1Kg, 평생 내뿜은 온실가스를 흡수하려면 592그루의 나무를 심어야할 정도다. 부존자원이 없다고 매번 울상인 정부는 특소세 인하 등 오히려 에너지소비를 부추기는 정책들로 역행해왔고, 앞으로도 이러한 정책들로 인해 에너지 소비는 더욱더 증가될 전망이다.

4. 나가며

최근 미국의 펜타곤에서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고, 그 내용을 담은 블록버스트 영화가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미국의 태도가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있지만, ‘기후변화’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고 이는 인류에게 직면한 가장 현실적인 문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설왕설래다. 하루빨리 직접 감축을 통해 지구의 몸에 균형을 찾아주는 일이 가장 급선무이다.

* 2004 한국환경보고서에 담겨 있는 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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