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희망 / 새만금 간척사업의 현황

2001.10.22 | 미분류

게시일 : 2000/07/07 (금) PM 05:23:17 조회 : 1396

새만금 간척사업의 현황

김태호 / 녹색연합 갯벌해양팀

단군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군산시 비응도에서 야미도, 신시도를 거쳐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에 이르는 총연장 33Km의 방조제를 축조하고 4만여 헥타아르에 이르는 만경강, 동진강 하구의 갯벌과 바다를 매립하는 대 공사이다. 이 규모는 현재 한국내 모든 간척지의 면적을 합한 것보다 넓은 규모이며, 이후 주변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적지 않다. 지역으로는 전라북도의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의 18개 읍면동에 연하는 지역이지만 실제 만경강, 동진강 수계 영향권에 있는 익산, 전주, 정읍시와 완주군까지 포함하면 간척사업의 영향권은 이보다 훨씬 넓다. 매립면적은 토지조성 2만8천여ha (8,500만평), 담수호 1만여ha (3,600만평)로 총 40,100ha (1억 2천만평)에 이르며 이는 여의도의 140배에 이르는 광대한 면적이다.
이 지역 갯벌은 북으로는 금강하구의 외해역에 해당되는 오식도, 비안도를 잇고 있으며 동으로는 만경강, 동진강 하구로부터 서쪽으로는 고군산군도까지 이른다. 북쪽 금강하구의 퇴적물과 중앙에 위치한 만경강, 동진강의 육상 퇴적물의 영향을 받아 뻘 갯벌이 잘 발달되었으며, 강하구는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로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예로부터 칠산 앞바다라하여 황금어장과 청정해역의 명성을 보유하고 있었던 곳이기도 하며, 백합조개의 생산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또한 봄, 가을에는 호주에서 시베리아로 이동하는 20,000마리 이상의 도요ㆍ물떼새들의 중간 기착지로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내 최대의 물새류 도래지로 알려져 있다.

이름하여 새만금이다.
이름의 유래는 이러하다. 만경평야의 ‘萬’, 동진강 유역 김제 평야의 ‘金’ 그리고 매립되는 지역의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를 꼬리로 하고 방조제 모서리 부분에서 고군산군도의 섬과 연결되는 지점을 머리로 해서 마치 날아가는 새의 모양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 새만금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세계 5대 갯벌중의 하나인 우리나라 갯벌은 시베리아와 호주를 잇는 동아시아 철새들의 이동통로로서 중요한 곳이다. 철새들은 호주와 동아시아를 오가면서 5천km 이상을 날아 우리나라 갯벌을 찾는다.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있는 넓적부리도요, 쇠청다리도요사촌, 노랑부리백로, 국제적으로 보호를 요하는 알락꼬리마도요, 왕눈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다양한 철새들은 새만금 갯벌에서 긴 여행의 휴식을 취한다. 이렇게 세계 희귀 철새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서식지는 지금 간척사업으로 훼손되고 철새들은 보금자리를 잃고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다.
‘새’만금은 이런 철새들에게는 날아가는, 비상하는 새의 낙원이 아니라 추락하는, 죽어가는 ‘새’의 상징이 되고 있다.

새만금 간척공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91년 8월 시행계획을 확정고시하고 그해 11월 부안군 서두터 1공구에서 기공식을 갖고 간척공사를 착공한 이래 2011년 완공예정으로 지금도 공사는 진행되고 있다. 국책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부안군 서두터에서 가력도에 이르는 1공구와 신시도와 야미도를 잇는 3공구 방조제 공사는 완공되었고 가력도와 신시도를 잇는 2공구는 2003년 2월 완공 목표로 약 55%가량 공사가 진척되었다. 야미도와 비응도를 잇는 4공구는 방조제 공사는 2002년 7월 완공 예정으로 55%가량 진행중에 있으며 전체적으로 볼 때 총 33km중 18km가 완성된 상태이다. 또한 2개의 배수갑문 중 가력배수갑문은 공사가 50%가량 진행되었고 신시배수갑문은 올해 착공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는 외곽 방조제 공사에 국한된 것이며 2004년이후부터 진행될 농경지로 이용하기 위한 내부 간척지 개발이나 만경강, 동진강 등 상류 유역 수질 개선을 위한 환경기초시설과 담수호 오염방지 시설 등까지를 고려한다면 공사 진척도는 아직 미미할 뿐이다. 또한 자금 진행하고 있는 방조제 공사에만 1조 9천억으로 잡혀 있었던 사업 예산은 88년 시설 설계당시의 예산으로 지금의 물가로 환산하면 투자되는 예산 또한 천문학적으로 증가한다. 게다가 새만금유역 수질보전 투자액과 환경기초시설, 그리고 전라북도가 주장하는 복합 산업단지를 조성하려면 그 비용은 무려 18조 5천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동안 이 사업에 대해 감사원은 이미 사업의 경제성과 환경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으며 농림부, 환경부, 전라북도 등 관계 당국의 의견 또한 분분하고 정치적 상황에 따라 예산 투자가 변경되고 정확한 내부 개발 계획도 없이 농업용지에서 산업용지로 다국적 기업의 투자지역으로 다시 농업용지로 바뀌는 등 좌충우돌을 거듭하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
우리 환경단체에서는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공사중단을 꾸준히 요구해 왔으며 이에 정부에서는 민간조사위원이 참가하는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새만금사업에 대한 재조사를 한다고 하였으니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물러설 수 없는 것은 더 이상 새만금 간척사업은 진행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경제성장 논리와 정치 논리로 일관한 대표적이고 소모적인 국책사업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갯벌 4만ha가 간척사업으로 일순간에 사라지는 것으로부터 갯벌이 주는 혜택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 갯벌에 깃드는 아름다운 철새를 비롯한 생물들의 서식지까지 송두리채 묻어버리는, 그리하여 시화호의 악몽이 우리에게서 채 사라지기도 전에 새만금을 제 2의 시화호로 만들어 버리는 간척사업은 더 이상 진행되어서는 안된다.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단하고 철새들의 안락한 보금자리인 갯벌을 철새들에게 돌려 주어야 한다. 세계적인 희귀철새들을 멸종으로 몰아가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
새만금에는 억만금을 주어도 바꿀수 없는 갯벌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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