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필코 이라크 파병을 막아내리라

2003.03.28 | 미분류

국회 본회의에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이 상정된 3월 28일에도 여전히 국회앞에는 전쟁을 반대하고 전쟁에 지지하는 것에 대해 개탄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전쟁의 배경에서나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그 침략성이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에, 이 나라 각계각층에서 그 어느 때보다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는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대한민국 헌법제5조를 위배하는 이라크 파병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만약 파병이 통과되었을 경우, 위헌소송을 통해 파병을 막겠다고 밝혔다. 연일 계속되는 국회앞 1인 릴레이 시위나 파병반대 집회에서 대중의 정서를 대변하는 연예인들 역시 영문도 모른채 죽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눈물 흘리며, 전쟁과 파병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파병이 될지도 모르는 위급한 시기에 집회장으로 달려와 수업을 하는 교수와 대학생들도 있었다.



각 단체들이 정성으로 제작한 피켓들이 오늘도 눈에 띈다. “노무현은 파병으로 평화를 구걸하지 말라”, “잘 살자고 학살지원?”, “한반도는 피묻은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등 파병의 허구성을 나타내는 피켓들을 들고 파병반대의 잔잔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의 폭격으로 죽어간 아이들의 사진을 들고 나와 전쟁의 잔혹성을 호소하기도 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의 희생을 유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어린아이들도 다 아는 기본적인 윤리이다. 어려운 경제 속에서 노동자들의 삶도 결국 힘겹고, 대학생들 역시 실업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학살전쟁을 지원하여 얻는 떡고물에 눈이 멀어 최소한의 인간적 윤리마저 버리는 것을 떳떳하다고 말할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민주노총에서는 파병이 통과된다면 ‘전국민 일손놓기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학생들은 동맹휴업으로, 상인은 철시로 전쟁반대 파병반대의 커다란 물결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국회 앞 오후의 봄볕을 가르며 커다란 경적이 울렸다. 화물노동자들이 대형 화물트럭을 가지고 반전열기에 힘을 더했고, 이를 감격스럽게 쳐다보는 시민들의 눈엔 감동으로 젖어있었다.

파병안은 본회의에 상정되었으나, 전쟁과 파병을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이 60명이 넘었고 전원위원회가 소집되어 또다시 파병안을 연기시킬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전쟁과 파병에 반대할 것을 메일로, 전화로, 심지어는 출근길에서조차 설득하고 있다. 지난 2월 29일 17명으로 시작되었던 파병반대국회의원들이 이제 60명을 넘기고 있다. 어리석은 파병, 분명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세계 여론을 무시한 채 전쟁을 감행해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게 하는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정부의 파병결정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보다 깊은 뜻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한다. 북핵문제에 발언권을 가져보겠다는 그 깊은 뜻이 과연 국익이란 말인가? 그 문제에 관한 한 이번 파병은 나중에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때, 우리가 파병해 주었는데, 왜 북을 공격하는가라고 울먹일 수 있는 구실 외에 더 무엇이겠는가? 국익과 한미동맹을 구실로 파병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전쟁에 참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

글 : 정승진 정책협력실 jsjin@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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