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조경 하천이 아닌 올바른 도시속의 자연 형성을 하라

2003.04.10 | 미분류

4월 8일 11시 서울시청 앞에서는 ‘올바른 청계천 복구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있었다. 녹색연합, 환경정의시민연대, 서울환경연합의 환경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도시건축네트워크, 문화연대, 민주노동당서울시지부, 전태일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준비한 행사였다. 전날 비가 내려 기자회견을 할 때 비올 것을 걱정했지만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 무사하게 마무리지었다.

인공조경 하천이 아닌 올바른 도시속의 자연 형성을 하라
[청계천 복원 계획과 추진방법에 관한 기자회견] 참관기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시청 앞에 도착했을 때, 세 대 정도의 전경차가 세워져 있고, 전경들이 외부로 나와 서 있는 것을 보면서 기분이 약간 상했다. 어떤 물리적인 행동을 취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청계천 복원 계획과 추진방법”에 대한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를 기자회견의 형태로 전하겠다는 것에 불과한 마당이었기 때문이다.

11시를 조금 지나 기자회견은 시작되었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경실련 신철영 사무총장은 교통혼잡과 주변 상인에 대한 충분한 대책없이 청계천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 복원 공사를 7월 1일에 강행하는 것에 반대함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는 서울시가 청계천 홈페이지에 올린 하천단면 그림(그림1)과 서울시가 하천단면의 내용으로 발표한 것을 그림(그림2)으로 그려 대비시켰다. 그림2를 통해서 보았을 때, 서울시가 제공하는 그림이 보기 좋게 현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시에서 제시한 보도폭 1.5m는 두사람 이상이 나란하게 걷기 힘든 길이며 2차로와 조업주차로 인하여 보도폭이 현저하게 좁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또한 구간에 따른 단면중 일부이긴 하나 차도와 지상녹지광장과의 고저차가 7m나 돼서 이 또한 편안하게 수변공간을 이용하기 힘들다.

[그림1]

[그림2]

이 그림은 [도시건축네트워크]가 서울시 자료를 토대로 제작한 것임을 밝힙니다.

고층고밀도 개발은 청계천 복원의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추진되어질 것이라 예측된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이 서울시민에게 자연을 되돌려주는 도시 속의 자연 형성이라면 청계천 양안은 저층 저밀도로 개발되어 청계천의 경관을 훼손하지 않은 채, 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더욱이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방식은 서울시가 표방하듯이 자연형 하천이라기 보다는, 막대한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어야만 하는 인공 조경 하천에 불과한 것이다.

지금 현재 서울시에서 청계천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분은 이전에 강남의 테헤란로를 만든 경력이 있다고 한다. 이런 식대로라면 청계천 양안은 강북의 테헤란로가 되어 고층 고밀도의 건물로 채워지게 될 것이며 많은 문화인들과 시민들은 이러한 방식에 절대로 찬성할 수가 없을 것이다.

청계천 복원은 단순하게 집이나 건물을 짓는 공사가 아니다. 청계천 복원은 비록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하천이라 할지라도 무구한 세월동안 서울의 다른 하천들과 연결되어 자연으로 정착된 것이다. 이러한 자연은 이미 한번 훼손되었고, 이를 다시 복원한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예측할 수 없는 일들과 대면함을 뜻한다. 이를 7월 1일이라는 공사착공 시기를 정해두고, 계획수립, 대안마련, 시민의견수렴 등을 해 나간다고 하는 것은 너무 무모하게 보인다.

글 : 이숙례 대안사회국 jsyee@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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