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와 연대의 밤, 다시 ‘맑음’을 염원하다

2011.03.29 | 미분류

지난 28일 저녁 7시, 서울시 종로구 보신각 일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추모와 공연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이날 ‘추모와 연대의 밤, 다시 맑음’ 공연은 한국 시민사회가 대지진과 쓰나미, 대규모 핵발전소 사고로 인한 희생자 추모와 연대를 위해 문화제를 열고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의 조속한 수습과 핵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염원하고자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또한 3월 28일은 지금으로부터 32년 전인 1979년 미국 드리마일 원전 사고가 발생한 날이기도 합니다. 저녁 7시 공연시간이 다가왔지만, 추운 날씨 탓인지 시민들의 발길이 머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무대 광장 한편에서는 평화를 염원하는 조그마한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초로 만든 ‘PEACE’라는 글자와 그 주위를 둘러싼 종이학.


추모 묵념과 시낭송, 추모 발언이 이어졌고,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과 함께 공연은 시작되었습니다.


▲ 공연하는 윈디시티와 김반장

“국가 대 국가, 정부 대 정부가 아닌,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연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위험과 공포에 대해 자기 자신의 중심을 가지고 바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핵 발전 정책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추모를 넘어 연대의 방식과 상황 판단에 대한 중요성, 향후 핵정책 전환 요구로까지 이어지는, 노래와 노래 사이에 윈디시티 멤버들이 한 이야기들입니다.


▲ 공연하는 허클베리핀

“춥다고 움츠려 있지 말고 우리의 추모 열기가 일본에 전달되도록 힘껏 뜁시다.”
공연은 이렇게 추모와 연대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이어서 한국에 유학 중인 일본인 유리카씨가 연대발언을 해주었습니다. “지금 보이는 표면적 피해 상황에 대하여, 신속히 대응하고 반응하는 것도 물론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계속 대피소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들도 많고, 언론에 실리지 않는 사건들과 문제들도 많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피해지역에 대해 한달 후, 반년 후, 1년후, 10년후 의 장래를 생각하고, 원전과 관련된 문제도 두 번 다시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각하고, 자연환경재해는 앞으로도 피할 수 없는 사태가 많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여러 대책을 강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지진을 계기로 자기 자신의 생활과 자신을 둘러싼 사회 구조를 다시 되돌아보는 것, 국경과 국적을 넘어서 우리들이 해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킹스턴루니스카 밴드의 기타리스트 모조씨는 재일교포 3세라고 합니다. 그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위험한 핵발전 정책을 일본과 한국 모두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공연하는 킹스턴루디스카

추모 공연은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엘름댄스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엘름댄스는 체르노빌 핵사고때 인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인공구름을 만들어 방사능 물질을 근처 느릅나무 숲으로 이동시켜 인간을 대신해 방사능 비를 맞으며 죽어간 느릅나무를 기리며 탈핵과 평화를 염원하는 춤입니다. 손에 손을 맞잡고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핵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조용하지만 큰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 엘름댄스를 함께 추고 있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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