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에 처한 산양을 찾아 나서다

2000.03.14 | 미분류

③ 멸종위기에 처한 산양을 찾아 나서다

▶글쓴이 : 정용미(생태팀 자원활동가)
▶글쓴날짜 : 2000년 3월 6일

봄을 머금은 우리의 산하 ‘경북울진·봉화, 강원도 삼척’에 다녀왔습니다.녹색연합 생태팀에서는 지난 3월 1일부터 3월 5일까지 자연생태계의 보고라 할 수 있는 경상북도 울진군과 봉화군, 강원도 삼척시에 다녀왔습니다.

특히 경북 울진 지역은 지난달 올무에 걸려 죽은 산양이 두 차례나 발견된 지역입니다. 이에 녹색연합 생태팀에서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격감되어 지금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산양에 대한 조사에 나섰습니다.

가파른 바위가 있거나 다른 동물이 접근하기 어려운 험한 산허리 숲에 서식하는 산양은 작은 소리에도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인간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습니다.

산양을 찾아나선 이번 조사는 최근 밀렵으로 인해 희생당한 산양을 통해 산양이 서식하고 있다고 확인된 울진·봉화·삼척이 경계가 되는 산줄기들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인적이 드문 이 지역은 심산유곡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입니다.

굽이굽이 뻗친 산줄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해발 990m의 암석지대에 오르자 무더기무더기 쌓여있는 산양의 배설물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조사 대원들 모두의 표정에서 산양이 살아있음에 뿌듯한 미소,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배설물을 살펴보고 사진촬영을 하고 배설물을 수집하고 지도상에 산양의 흔적을 표시하였습니다.

조사 도중에서 발견되는 수달, 살쾡이, 오소리, 멧토끼, 산양의 흔적들은 매일 10km가 넘는 자연생태계 조사 과정에 있어서 육체적 피로를 풀어주는 정신적 지주였습니다. 이에 반해 조사과정에 대형포유류를 잡기 위한 올무 3개와 중소형 포유류를 잡기위한 올무 4개를 산양의 흔적을 발견한 근방에서 발견하였습니다.

깊은 산골임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놓여있는 올무들은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위협하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백두대간보전회의 조범준씨의 말에 따르면 “혼자서 조사하러 산에 올라가면 어쩌다 산양을 직접 보기도 하는데, 워낙 예민하게 반응을 하니까 좀체 보기가 힘들죠.

산양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이 지역에는 곳곳에 올무가 설치되어있습니다. 야생동물이 지나 다니는 길목에 설치된 올무에 의해 살쾡이, 멧토끼, 오소리 할 것없이, 산양까지도 올무에 의해 희생당하죠.

그리고 요즘 이 지역에는 생태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들고양이 때문인데, 문제가 아주 심각합니다. 들고양이가 토끼, 다람쥐 할 것 없이 잡아 먹으니까 중형포유류의 먹이가 없어지는 거죠. 그러니까 더욱더 살기가 힘들어지고.또한 땅에서 자는 꿩이 들고양이의 습격 때문에 나무 위에 올라가서 잠을 자게되는 기이 현상도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경북 울진·봉화, 강원도 삼척의 경계가 되는 산줄기는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깊은 산세를 간직하고있어 인간에 의한 개발이 어려워 아직까지는 산림생태계의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공생하고있는 우수한 혼효림이나 곳곳에서 발견되는 야생동물들의 흔적과 맑은 계곡은 이 지역의 자연생태계의 우수성을 충분히 실감케하는 좋은 상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깊은 산 곳곳에는 야생동물을 잡으려는 올무가 놓여있고, 게르마늄을 체취하기위한 광산과 송전탑으로 훼손의 손길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산림 훼손에 대한 정밀한 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조사 기간 내내 푸른 산하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우리의 국토에 대한 애정이 샘솟았습니다. 애정이란 관계와 인식을 바탕으로 성립된다는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직접 현장을 찾아나서 우리의 자연과 관계를 맺고 더불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인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애정을 키워나가는 생태팀의 활동을 새삼 복(?)받은 것이라 느끼게 되었습니다.

발로 밟고 가는 곳곳을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보면서 우리와 함께 살아야할 숲과 나무와 야생동물 그리고 모든 생물들에 권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되었습니다. 편의에 바탕을 둔, 인간에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고쳐나가는 자연과 함께하는 마음을 잃지않는 생태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야생동물에 관심있는 이들의 모임을 가질 예정입니다.
관련 문의는 녹색연합 생태팀 이유진 간사(747-8500)에게 연락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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