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집들이 하던 날

2002.04.24 | 미분류

볕좋은 토요일, 성북동 언덕엔 잔치가 열렸습니다.

길놀이패의 신명난 쇠소리에 구경나온 동네 아주머니들의 어깨가 들썩이고 뒤를 따르는 녹색연합 깃발도 함께 펄럭이고, 언덕 위의 집에선 하루종일 국수 삶는 구수한 냄새, 전 부치는 고소한 냄새가, 조용했던 골목엔 하루종일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퍼졌습니다.

녹색연합 집들이가 열렸습니다.

지난 2월에 이사와 여기저기 고치고 이제 마당도 단장하고 드디어 손님들을 모시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사실 손님이 아니라 주인들을 이제야 맞이 한 거죠. 녹색연합의 집은 우리 녹색연합 회원들, 시민들이 주인이시니까요.

부지런한 회원님들과 자원활동가들은 일찌감치 오셔서 자리를 잡고 국수를 삶고 전을 부치고 집안 단장을 함께 거들어 주셨습니다. 정말 누가 주인인지, 손님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빠듯한 공연일정에도 열일 제치고 달려와 주신 전통타악연구회 분들의 신명난 길놀이로 집들이 잔치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진/그동안 공사를 담당한 ‘자연을 담은 집’을 비롯해 많은 도움주신 분들께 감사패를 드렸습니다.

동네 강아지들이 다 뛰어다니고 동네 분들이 나와서 구경하고 즉석에서 코펠에다 쌀담고 초 한자루 꽂아놓고 진행한 비나리는 성북동 언덕의 녹색연합과 녹색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였습니다. 공사에 도움을 주셨던 분들에게도 이제사 감사인사를 드리고 이 집을 마련하느라 후원해 주셨던 분들에게도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문패가 없던 집에 문패도 달았습니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한꺼번에 오셔서 요모조모 살피며 성북동 언덕마을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시고 성북동에서 식당을 하시는 동네 분이 막걸리를 보내오시고 뒷집 아저씨는 후원금까지 주셨습니다. 이제 녹색연합도 성북동의 어엿한 주민이 된 셈이죠.

사진/3개월여의 공사를 마무리하는 순간. 작은 문패를 달았습니다.

시민단체의 활동가들, 그리고 우리 회원님들이 멀리서도 와 주셨습니다. 회원님들과 텃밭에 고추랑 상추도 심고 꽃밭에 우리꽃도 심었습니다. 아이들은 흙장난을 하고 어른들은 평상과 마루 여기저기 앉아 막걸리 사발을 비우며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그리워하던 모습이었는지 모릅니다. 고층빌딩에 엘리베이터 타고 다니며 바람 한 점 드나들지 않고 꽃 한 포기 키울 수 없던 예전의 사무실에서 늘 우리가 꿈꾸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조금은 교통이 불편해 졌고 여기저기 손가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도 이 곳으로 이사오길 얼마나 잘했는지 모릅니다. 이런 행복을 함께 일구어 주신 회원님들에게 너무나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좋은 기운이 가득했던 토요일, 그 사랑으로 성북동 언덕의 녹색연합 더 열심히, 더 힘차게 활동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사이버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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