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평화][릴레이단식][3/21- ]릴레이 단식을 제안하며

2003.03.27 | 미분류

<'이라크 전쟁 중단과 평화를 위한 릴레이 단식'을 제안하며>

틱낫한 스님의 말씀처럼,
오늘 내게 주어졌던 갓구운 24시간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내일 아침 저에게 주어질 갓구운 24시간에 대하여 전혀 의심하지 않으며 잠을 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라크의 수많은 어린이들과 젋은이들, 노인과 살아 숨쉬는 모든 생명들은 내일 아침 나와 함께 갓구운 24시간의 행복을 맛 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하여 확신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나는,
내일 아침 그들이 살아있는 모습으로 이 지구에 함께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들을 잘 알면서도 잠들 것입니다.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었습니다.
수만은 생명들이 한 인간의 오만과 자국 이기심, 군수 자본의 농락으로 죽어가고 있는데도 어찌하지 못하고 가슴만 답답하고 목이 메어올 뿐입니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이라크 바그다드의 어린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 속에서 무궁무진한 미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는 미국 뉴욕의 어린 아이들의 눈망울과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오직, 조지 부시와 그 일당들만이 모를 뿐입니다. 그들이 어린 아이들의 눈을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제대로 바라본 적이 있다면, 결코 이와 같은 더러운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전쟁의 한복판에 있는 이라크 어린 아이들의 눈에는 까닭도 모를 전쟁의 잔혹한 불빛과 죽음의 공포가 엄습한 어두움으로 가득차 있을 것입니다. 그 어둠속에는 미국과 조지 부시를 증오하는 마음들이 자라고 있을 것입니다.

이 지구는, 이 세계는,
미국만의, 조지 부시와 군수 자본가 그들만의 지구가 아닙니다. 자국민을 독재와 억압으로 지배하고자 하는 이들만의 세계도 아닙니다.
그런데,
한 몸에 기생하여 갉아먹고 결국에는 죽음으로 이끄는 더러운 암세포 같은 존재들이 지구에 달라붙어 자기가 주인인 마냥 지구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최 정점에 선 조지 부시와 그 일당들로 인해 지구의 온 생명체는 고통받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전 세계 민중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 중단과 반전 평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저도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을 반대합니다. 반인도적이고 비합법적인 이 전쟁에 한국이 지원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전세계 반전 평화의 목소리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저는 단식을 시작하고 합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하겠다고 선언하지는 못하지만,
전쟁으로 희생당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넋을 위해,
이라크 전쟁의 평화적인 종식을 위해,
살생과 파괴를 일삼고 있는 불쌍한 조지 부시와 그 일당의 마음속에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단, 하루가 되더라도 진심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이라크 전쟁 중단과 평화를 위한 릴레이 단식’을 제안하며, 전쟁이 끝날때까지 반전과 평화를 위하는 각각의 마음을 모아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자신의 단식이 끝나면, 주위 사람들이 이어 받는 방법으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식은 하루, 이틀,…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됩니다. 단, 4-5일 이상의 단식을 할 경우에는 단식을 잘 아는 사람들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마도 전쟁이 곧 중단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여러 번 단식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으로 기원하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전쟁이 빼앗고 있는 이라크 어린이들의 미래를 떠올리며, 지구의 미래를 떠올리며,
내일 아침 이들과 함께 우리 앞에 주어진 갓구운 24시간의 행복을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릴레이 단식을 시작합니다.  

2003년 3월 21일 박정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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