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평화][반전 메세지]3.27 청소년 참가기

2003.03.28 | 미분류

“전쟁반대! 파병반대!”

오늘 국회의사당 앞에서 울려 퍼진 수많은 사람들의 한결같은 외침이었다.

방과 후 가벼운 마음으로 녹색연합사무실을 방문하려고 전화를 해보니, 간사님께서 국회의사당 앞으로 가서 ‘파병반대집회‘에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하셨다. 고등학생의 신분인 나로서는 시민단체들의 집회는 처음이었다. 국회의사당 전면 100m앞에 수십 명이 넘는 시민 단체 분들이 모여 있었고, 곧이어 시민단체 대표들의 기자회견이 있다는 말에 각종 언론에서 나온 기자와 카메라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외국 방송에서 나온 카메라맨도 보였다. 그 만큼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은 우리나라에서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번 이라크 전 파병문제와 관련되어 그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기자회견장소에서 나도 ‘파병반대’라고 쓰여진 피켓을 목에 걸고 사람들 틈에 서서 열심히 구호를 외쳤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각 시민단체의 대표들이 기자들과 카메라 앞에서 자신들의 이라크 전 파병을 반대하는 연설을 주의 깊게 들어보니 파병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자신의 아들들을 죽음의 전쟁터로 내모는 것이 부모로서 얼마나 끔찍한 일이겠는가.         연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있다. “우리나라 헌법에 대한민국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침략전쟁에 반대한다. 그런 나라가 어찌 다른 나라의 침략전쟁에 앞장서는가…” 정말 맞는 말이었다. 그리고 어찌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국익’이라는 헛된 명분을 앞세워 미국의 충실한 예속국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하는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나의 존경과 신뢰가 한 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정말 나라를, 그리고 국민들을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 조차 판단할 수 없는 것인가.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이제 국회에서의 ‘대 이라크전 한국군 파병’ 동의안의 결정을 내릴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민들의 의견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 그 말이 정말로 맞다면 대답은 당연히 ‘NO’일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과연 그들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견을 대변해줄지가 의문이다.

나는 오늘 집회를 통해,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최전방에 직접 나서서 전 세계 평화를 향한 국민들의 의견을 대변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의 힘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들의 땀이 있기에 우리 국민들은 그나마 자신들의 최소한의 권리라도 지킬 수 있는 듯 하다.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국민의 나라‘에서 살 수 있는 것이다. 적은 사람들의 수이지만 세상을 조용하고 분명하게 움직이는 힘. 이게 바로 오늘 내가 몸소 보고 듣고 느낀 것이다. 나도 대한민국과 세계의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의 하나로서 파병을 절대 반대하며 하루 빨리 전쟁이 중단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미력하나마 작은 힘을 더 보태 오늘의 현실을 전쟁에서 평화로, 살육에서 살림으로 바꾸는 일에 동참하고 싶다..

녹색연합 청소년 회원 윤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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