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맞잡는 평화의 손
거리의 촛불을 끈 후 파병반대를 위해 모였던 평화활동가들은 우리속소로 와 함께 저녁을 나누었습니다. 20여명 가까운 국내외의 활동가들이 처음으로 함께 모이는 자리를 가진 것입니다. 늘 스치듯 만나던 우연을 이제 함께 마음과 뜻을 모으는 만남으로 치환해 가기 위해 우리는 그 분주한 집회 준비의 여정 속에서도 미역국을 끓이고 불고기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우리 가난한 숙소에 온 그들, 서로 수십번을 거리에서 마주했던 그들, 그들은 어느새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료가 되어 있었습니다. 함께 조촐한 식사를 나누고 한국정부에 보내는 파병반대의 메세지를 쓴 후 우리는 하나 둘 마음을 꺼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지니는 기다림과 무기력함의 힘겨움, 이라크로 가고 싶지만 넘을 수 없는 국경의 답답함,,,,,
그 중 한 사람이 제안을 시작합니다. 우리 날마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여 평화의 빛을 밝히자고 어떤 이는 미 대사관 앞에서 밤새 불을 밝히자고도 하였고 어떤 이는 암만 외곽의 산으로 순례를 떠나 그곳에서 이라크 사람들을 맞이하자고도 하였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오랜동안 오간 끝에 우리는 암만의 가장 중심인 로마의 원형극장 앞에 매일 오후 5시 반, 모스크의 저녁기도가 끝나는 그 시간에 저마다의 불빛을 들고 모이기로 하였습니다. 우리가 모이면 이곳 엄혹한 경찰 국가의 억압아래 시위를 꿈꿀 수 없었던 수많은 팔레스타인 인들이 그 불빛을 찾아 모일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기 때문입니다. 매일 저녁, 같은 시간, 우리가 밝힐 평화의 빛, 우리는 그 빛이 저 국경 너머 이라크에 가 닿을 것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그곳이 미 대사관 앞이든, 모세가 죽었던 성지중의 성지인 산 위이든 우리들이 모을 수 있는 모든 사람을 모아 평화의 강물을, 빛의 물결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우리가 밝히는 불빛의 수가 얼마나 많을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가장 소중한 것은 강이 제 이름을 버릴 때 바다가 되듯이 우리가 그 아우라지에 서서 함께 바다를 향해 몸을 적시기 지삭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무엇이라 불러도 좋습니다. 국제평화활동가 네트워크도 좋고, 이라크 반전평화 국제연합이라고 불러도 좋고, 국제 이라크 평화연대라 불러도 좋습니다. 우리는 다만 평화의 강물이 되어 평화의 바다를 향해 흐르고 있다는 이 아우자지가 소중하고 소중할 것입니다.
이곳, 우리와 함께 손을 맞잡고 저마다의 말로 평화를 허밍하는 아름다운 이들, 모슬렘, 카톨릭 신부, 스님, 학생, 정치인, 언론인…. 그 이름이 우리를 가르지 못하는 한 뜻으로 떠나와 한 길 걸으며 이 먼땅에서 일구어 낸 마음의 연대, 평화의 어깨 걸기 그 걸음이 우리에게 깊고 소중할 뿐입니다.
그들이 남긴 한국 정부를 향한 파병반대의 메세지를 별첨합니다.
그들의 목소리에, 그들이 담고 있는 세계의 목소리에
한국 정부가 귀 기울이기를,
우리들이 몸으로 일구어 가고 있는 평화의 불빛이
한국정부가 지닌 깊은 어둠을 이기기를
소망하며 평화의 빛을 밝힙니다.
각국 평화활동가들의 메시지 차려놓은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외국의 평화활동가들에게 이름과 국적, 이메일 주소 따위를 부탁하려다 거기에 하나 더해 한국 정부나 한국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면 써달라고 부탁했다. 몇은 이야기를 나누느라 미처 쓰지 못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아주 정성껏 썼다. 아래는 그렇게 해서 그이들이 쓴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전하느 메시지이다. 1. Tiosha Bojorquez (멕시코인, tiosha@terra.com) 2. Ricci Davis (영국인, ricci1000@yahoo.dk) 3. Rodrigo Doxandabarat (아르헨티나인, Rodox@hotmail.net) 4. Masaaki Kozaki (일본인, kohzaki-aki@cronos.ocn.ne.jp, kohzaki@mx16.freecom.ne.jp) 5. Hiroshi Inaba (일본인, h.inaba@europe.jis.de) 6 Rev. Junsei Terasawa (국제 종교 평화 임무? 불교 대표단 대표, 일본인) “우리는 최근에 바그다드에서 암만으로 온 승려들입니다. 우리는 매우 좋은 이라크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의 문화에 감명했습니다. 그것은 평화를 사랑하는, 형제 같은 정을 나누는, 서로에게 아주 친절한 모습이었습니다. 우리 일본 승려들은 이라크 사람들의 사회에서 서로 닮은 영적 뿌리와 전통, 그리고 문명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토록 평화로운 사람들이 죽어가고, 그들의 훌륭한 역사와 문명이 파괴되는 것을 바라봅니다. 이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슬픈 일입니다. 정리 : 박기범, 사진 뉴스엔죠이 주재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