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2003][삼보일배]2003년 3월 28일(금), 삼보일배 첫날

2003.04.01 | 미분류

길 건너 해창석산에서는 산을 깍고 돌을 캐내는 중장비 소리가 쿵쿵 들리고, 갯벌 건너 새만금 방조제로는 이 돌을 실어나르는 대형 트럭들이 끊임없이 달리고 있는 모습이 대조적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바램을 모아 새만금갯벌을 가로막고 있는 방조제 공사가 중단되고 새만금갯벌이 되살아나길 바랍니다.

2003년 3월 28일(금), 삼보일배 첫날
옅은 구름이 끼어 조금 흐리고 쌀쌀함

새만금갯벌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가 시작되는 날. 물이 빠진 해창갯벌에는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 평화를 염원하는 8백여명의 군중이 모였습니다.



11시, 삼보일배 시작 행사는 오영숙 수녀님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선종 교무님께서 12번의 경종 타종을 시작으로 최열 공동대표의 인사말과 살풀이춤, 박경조 공동대표님과 계화도에 살고 있는 어민인 염정우님과 새만금생명학회 이시재 교수님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4대 종단 대표님들의 범종교인 서원문 낭독이 끝나자 틱낫한 스님의 말씀과 걷기 명상이 진행되었습니다.

해창갯벌에 서있는 삼십여개의 장승 주위를 돌면서 발바닥이 갯벌에 닿는 것을 느끼며 조용히 명상에 잠겼습니다. 어머니 대지를 발끝으로 느끼며 자비와 평화의 마음으로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이 치유되기를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오후 12시 30분, 마침내 삼보일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고,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고. 이렇게 서울까지 이어지는 300여 킬로미터의 긴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닷바람이 차갑게 불고 있어 추위를 느낄 정도의 날씨였지만, 삼보일배를 하시는 4대종단의 종교인들은 금방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힘겨운 일입니다. 주위에서 지켜보는 순례단도 금방 눈시울이 붉어지며 이분들이 이토록 고통스런 길을 가야만 하는지 안타까와했습니다.

오후 2시 15분에 새만금 갯벌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바람모퉁이 소공원에서 천주교 부안성당에서 신도들이 준비해주신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또 삼보일배가 시작입니다.

어느새 밀려왔던 바닷물도 썰물로 바뀌고 서울이나 다른 곳에서 오셨던 분들도 대부분 돌아가셨습니다. 이제는 적은 인원이 남아 삼보일배의 외롭고 먼 길을 가야합니다. 이 힘든 길을 선택하신 분들이 무사히 삼보일배를 마칠 수 있도록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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