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2003][삼보일배]2003년 3월 30일(일), 삼보일배 3일째

2003.04.01 | 미분류

수경스님은 왜 이렇게 어려운 결단을 내리셨냐는 질문에 ‘새만금 문제는 현재의 우리 모습을 비춰주고 있다. 우리가 살고있는 삶의 내용을 바꾸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 일은 어려운 일이지만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그런 일을 종교인들이 먼저 했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참회하는 마음에서 삼보일배를 시작했다. 우리가 부시를 잘못했다고 비난하지만, 우리 안의 폭력성이 이러한 상황을 만들었다. 부시를 탓하기 이전에 우리 안의 폭력성과 탐심, 분노, 성냄을 자성하고 각성하는 일을 먼저 해야하며, 이를 극복해야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003년 3월 30일(일), 삼보일배 3일째
계속 흐리며 바람이 세차게 불다가 오후 늦게 갬

여전히 추운 아침을 맞았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먼지도 많았고, 도로를 다니는 차들의 배기가스 때문이었는지 오늘 아침엔 목도 칼칼합니다. 걸어만 다녀도 온몸이 찌뿌둥한데, 삼보일배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이 드실까.

아니나 다를까 천막에서 나오시는 수경스님께서 다리를 절룩절룩… 평소에도 별로 좋지 않았던 무릎에 문제가 생겼나 봅니다. 이제까지 알고있는 모든 안마와 맛사지, 침, 뜸, 파스 등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워낙 어려운 걸음이라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오전 8시에는 어김없이 출발했습니다. 처음에는 순례단 20여명만 조촐하게 출발했지만, 조금 있어 서울대학교 환경동아리 ‘씨알’ 학생과 ‘풀꽃세상’ 회원들이 도착하여 일행이 순식간에 불어났습니다.

삼보일배 소식을 듣고 도로에까지 마중나온 계화도 주민들은 순례단의 손을 꼭 잡고 고생한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오후에는 불교환경연대의 산행모임이 내소사에 갔다가 삼보일배 순례단에 참가하셨다가, 힘들게 고생하시는 종교인들의 모습에 많은 분들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수경스님은 왜 이렇게 어려운 결단을 내리셨냐는 질문에 ‘새만금 문제는 현재의 우리 모습을 비춰주고 있다. 우리가 살고있는 삶의 내용을 바꾸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 일은 어려운 일이지만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그런 일을 종교인들이 먼저 했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참회하는 마음에서 삼보일배를 시작했다. 우리가 부시를 잘못했다고 비난하지만, 우리 안의 폭력성이 이러한 상황을 만들었다. 부시를 탓하기 이전에 우리 안의 폭력성과 탐심, 분노, 성냄을 자성하고 각성하는 일을 먼저 해야하며, 이를 극복해야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후 들면서 차들이 무척 많아졌는데, 순례단 때문에 차들이 이삼백 미터를 길게 늘어서 있지만 오히려 저희에게 손을 흔들어 주거나 힘내라고 말씀하시는 운전자들이 많아 다행입니다. 반면, 교통 정체에 대해 불평하고 항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곳 전북지역의 여론이 새만금 간척사업에 완전히 찬성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늘은 행안면에서 삼보일배를 무사히 마치고 부안성당으로 와서 천막을 치고 쉬고있습니다. 5.5킬로미터 정도 왔는데 아직까지는 계획대로 잘 진행하고 있지만, 내일은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어 걱정입니다.

저녁에는 부안읍내에서 ‘새만금 간척사업에 반대하는 부안 사람들’이 주최하는 문화행사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3백여명의 주민이 모여 행사를 즐겼는데, 부안 변산의 풍물패인 ‘천둥소리’의 길놀이로 시작하여 자연을 노래하는 가수 이성원님의 노래와 목포에서 온 ‘갯돌’의 마당극을 보았습니다. 마당극에서도 나왔듯이 갯벌과 함께 살아온 우리 어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온 길 : 하서삼거리 – 신평마을 – 행안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순례단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