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고속철도]주옥같은 육행시(천성산지키기)…초록의 공명을 다녀와서

2003.04.17 | 미분류

몇날을 마음 조리다 얼레지 꽃길을 여는 아침을 맞았습니다.
갸느린 몸 추스리며 봄날같이 이쁜 행사를 준비하는 지율스님에게 가급적 많은 인연들이 답지하길 기대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연대는 대로 하세요. 그냥 편안히 하지요 뭐…”
이렇듯 말처럼이나 수행이 묻어나는 모습이지만 준비하는 주체로서는 그래도 웅성이는걸 좋아하는 터라 파란하늘이 알록달록 춘색의 물결에 일렁거렀으면 했습니다.

아마 6개월된 젖먹이부터 70보살님까지 차별없는 모임이었던거 같습니다. 바래진 얼레지 꽃이었지만 그것이 이미 자연의 한 모습임을 기뻐하였던거 같고, 살랑대던 수녀님들의 발꿈치가 이뻐보이던 하루…

게다가 조계암의 공양은 식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하고 따시한 봄햇살은 마사 가득한 대웅전 앞뜰을 한가득 놓치지 않았었지요.
“이 그림이 유명한 수안스님 그림입니다.
그럼 육행시 짓기를 해서  대상에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근 60여점이 답지했습니다.
육행시를 읽자니 “역시 다르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건
늘 자연과 더불어 예쁘게 다듬었던 마음 덕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그날 한껏 웃고
한껏 봄날을 재단하던 기억을 풀어 놓으며
지난 육행시 수상작을 올려드립니다.
그리고 5월의 기가막힌 만남을 기대하며 ….

<대상> 김영준 회원
천으로 만으로 울리는 생명의 소리를
성스런 모습으로 대하는 우리의 마음
산에서 온갖 자태로 숨쉬고 있네
지극한 마음으로 온갖 생명을 섬기다 보면
키보다 훌쩍 더 자라버린 우리의 자비심
기쁨에 넘쳐 삶을 대하는 부처가 되네

<그외 수상작> 김동찬 회원
천성산에 올라보니
성스러운 계곡마다 온갖 풀이 가득 찼네
산이면 다 산인가
지구를 지키듯
키우고 지켜내자
기도하며 외친다 이 아름다운 산에 고속철이 웬말인가?

[글 손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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