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2003][문화일보 기사] 도올과 노무현 대통령의 인터뷰중 새만금 관련 기사

2003.04.19 | 미분류

도올] 좋습니다. 그런 원칙을 존중하고 상황적 변수를 고려하실 줄 아시는 노대통령께서 왜 명백하게 잘못된 국내문제에 관해서는 진보적인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것인가? 일례를 들면 새만금의 갯벌은 분명히 지켜야 할 우리 국토의 부분이며 인류의 자산이며 그것을 농토로 만들때는 어마어마한 가치의 손실과 생태의 파괴가 일어나는 것인데, 왜 그릇된 정부의 관행을 용인하고만 있는 것일까?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전교조의 주장은 너무도 지당한 것인데, 한 인간의 성장과정의 정보를 중앙정부가 통제한다는 것은 명백하게 파시스트적인 발상인데, 왜 그런 정부의 관행을 보다 합리적으로 보다 원칙적으로 보다 창조적으로 수정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까? 그에 대한 충분한 컨센서스가 이루어져 가고 있는데.

노무현대통령] “저는 장관이 결정해야 할 문제를 대통령이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명령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네이스문제는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국민들과 대화하고 토론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통하여 결정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네이스문제로 대한민국의 교육이 죽고사는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도올] 안 그렇습니다. 그런 문제야말로 한국의 교육이 죽고사는 첩경입니다. 당장 시정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노무현대통령] “개인정보 유출이 심하거나 사생활의 침해가 심하다면 그런 폐해는 고치면 되는 것이 아닙니까?”

도올] 그것은 국가의 입장에서 말씀하시는 것이지 국민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근원적으로 중앙통제화할 필요가 없는 정보를 집체화한다는 것은 지방자치를 존중하시는 노대통령의 원칙과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런 문제로 사제간의 불신은 더욱 깊어지고 학동들의 학교에 대한 원망의 골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노무현대통령] “그 다음에 새만금의 문제는 제가 새만금에 직접 가보고 운만 띄웠습니다. 신구상기획단을 만들겠다고 했지요. 저는 신구상기획단을 전라북도 정치인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도올] 그것은 결코 전라북도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라북도의 정치인들은 모두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새만금문제를 거시적 시각에서 볼 능력이 부족합니다. 그들은 대부분 농업기반공사라는 정부기구와 이해득실을 같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만금은 전라북도인들의 땅만이 아닌 한민족 전체의 문제이며 세계지구환경의 전체와 얽혀있는 문제입니다. 대통령의 거시적 안목에서의 용단을 요구하는 우리 민족사의 중요한 대목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관료제도의 시대착오적 비능률성이 어떠한 새로운 합리적 방향을 잡어가느냐하는 새정치의 문제와도 깊게 관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노무현대통령] “그렇지만 제가 지금 전임대통령께서 결정하셔서 전라북도 도민의 열렬한 지지하에 추진되고 있는 일을 어느날 갑자기 가서 중단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정치의 민주적 과정인가? 결코 그렇게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신념을 가지고 하는 일은 신념을 가지고 하되 과정이라는 것을 정치적으로 잘 풀어가는 것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도올] 농업기반공사는 터무니없이 유리한 조건에서 정보를 조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북도민들은 앞으로 닥칠 불행한 미래를 보고 있지 못하며 또 보다 건설적이고 창조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정보를 차단 당하고 있습니다. 지방언론조차 이 문제에 관하여 공정한 시각을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태를 좀 진지하게 생각해 주십시오. 전들 왜 이렇게 긴박하게 말하겠습니까?

노무현대통령]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저는 현재 새만금플랜이 자연친화적으로 사업내용이 변경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도올] 새만금문제에 관한 한 저에게는 인내의 여지가 없습니다. 정말 단안을 촉구합니다.

노무현대통령] “대통령선언으로 모든 문제가 하나씩 하나씩 결정되는 나라는 아주 위험한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도올] 논리적으로 맞습니다. 그러나 새만금문제는 거대한 생명파괴입니다. 사람이 독화살에 맞아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그것을 어떻게 뽑느냐는 방법론을 논리적으로 강구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선 즉각적으로 화살을 뽑아 사람을 살리는 길밖에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노무현대통령] “제가 온 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해서 잘 풀어가겠습니다. 시간적 여유를 주십시오.”

도올] 계속 지체하시면 저는 어느날 새만금 방조제공사하는 포크레인 밑에 드러누워서 농성할 생각입니다. 포크레인으로 날 찍어 죽여도 저는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절 죽여서까지 그 일을 강행하실 것입니까?

노무현대통령] “그럴일도 없고요. 어쨌든 칼로 무우베는 식으로는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풀일 일도 풀리지 않습니다. 큰 싸움만 날테니….”

도올] 절 죽이십시오.

노무현대통령] “그런 싸움 몇건에 휘말리면 대통령으로서의 권위와 능력이 소진됩니다.”

도올] 하여튼 새만금 갯벌만은 살려 주십시오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