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2003][삼보일배]2003년 5월 27일(화), 삼보일배 61일째 – 편안한 휴식

2003.05.30 | 미분류

2003년 5월 27일(화), 삼보일배 61일째 – 편안한 휴식
맑음

한강이 눈앞에 보이는 한강시민공원에 천막을 치고 하루를 쉬었습니다. 사람들이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운동을 하고 있는 앞에서 순례단은 밀린 잠을 자고 목욕과 빨래를 하며 쉬었습니다. 물론 찾아오시는 손님들도 많아 그분들을 맞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손님들은 환경연합 서주원 사무총장님과 전국의 사무국·처장 열다섯명이었습니다. 어제 오후 삼보일배 하시는 성직자들의 살신성인 정신을 이어받고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단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 청와대 앞에서 머리를 박박 깍고 단식농성에 들어가신 분들입니다.

오늘은 국회에 가서 각자가 활동하고 계신 지역의 국회의원들을 만나 새만금 방조제 건설을 중단하고 신구상기획단을 만들어 대안을 모색하라는 청원서에 서명하도록 요청하려는 길에 국회 옆에서 천막치고 쉬고 있는 순례단을 찾아오신 것입니다.

서천과 아산, 아산, 천안, 오산, 화성, 안양, 의왕, 과천 등지를 지날 때 많이 도와주셨던 국·처장님들도 포함돼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보다는 파르라니 깍은 머리를 바라보기가 안쓰럽고 어색하여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각자의 지역에서 하실 일도 많을텐데 서울에 올라와 삭발에다 단식농성까지 하시며 새만금 방조제 건설 중단을 위해 저렇게 몸을 던지셨으니… 내일 아침에는 삼보일배까지 하신다고 합니다. 단식 사흘째라 무척이나 힘드실텐데, 걱정이 앞섭니다.

오후에는 제가 직접 청와대 앞의 단식농성 현장으로 가보았습니다. 사람과 차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거리에 깔개 하나와 현수막 몇 개 붙여놓고 농성장을 만들어 앉아계시는데, 저기서 단식농성을 하시다 건강이나 크게 다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하지만, 단식하시는 분들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앉아 계셨습니다.

마침, 시화호 안에 있는 우음도라는 섬에서 윤영배 어촌계장님께서 시화호에서 죽은 조개 껍데기를 세 자루나 들고 농성장으로 오셨는데, “시화호는 수문 앞에서만 수질을 측정하여 물이 좋아졌다느니, 시화호가 살아났다느니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시화호 내에서는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한다. 시화호 공사에 8천2백억원이 들었는데, 수질 개선비용 7천5백억원이 추가로 들었지만 아직도 물은 상당히 오염되어 있다.

처음에 수자원공사는 ‘당신들이 잘 살 수 있게 땅도 주겠다’고 하더니, 간척사업이 자연과 생태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죽여놓고 가정까지 다 깨뜨려버렸다. 새만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시화호라는 교과서가 있는데도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일부 전라북도 사람들은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 새만금 간척사업을 추진해야한다는데, 그 사람들이 어민이라면 어떻게 먹고 살려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열변을 토하셨습니다. 어촌계장님께서 가지고 오신 조개껍데기는 조만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낼 예정입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가 다 지났습니다. 성직자들께서도 조용히 휴식을 취하시며 내일 한강을 건너 서울 시내 중심지로 향하실 준비를 하셨습니다.

오늘 세끼 식사는 일산성당에서 준비해주셨습니다. 도움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오늘 온 길 : 없음 (0km / 새만금 해창갯벌에서 305.9km)

※앞으로 갈 길 : 서울 서강대교 – 신촌역 – 이대입구역 – 아현역(5월 28일) – 서대문역 – 서울역 – 남대문 – 명동성당(5월 29일) – 탑골공원 – 종로타워 – 조계사(5월 30일) – 광화문 – 시청(5월 31일)
<일정은 날씨를 비롯한 여러 사정에 의해 바뀔 수 있습니다>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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