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2003][삼보일배][속보]새추협 회원들 ‘물대포’ 쏘며 폭력 휘둘러…경찰은 수수방관

2003.06.12 | 미분류

12일 오후 5시. 더 큰 충돌과 환경운동가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농성하던 환경운동가들이 자리를 정리하고 방조제를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날 오전부터 환경운동가들이 2m가량을 판 구덩이는 대우건설 측의 포크레인으로 바로 메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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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들이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를 외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간척사업 4공구 현장에는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경찰병력 100여명이 배치돼 있지만, 새만금 사업을 찬성하는 새추협 회원들이 환경운동가들을 폭행하는 것을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추협 회원들 ‘물대포’ 쏘며 폭력 휘둘러…경찰은 수수방관
김제남 “포크레인 치워라” 오열…시위대 방조제 위에서 통곡



  ▲ 12일 오전 방조제를 거둬내는 활동가들.   ⓒ 문화일보 사진부 임현식 기자

새만금 간척사업을 찬성하는 새추협 회원 100여명은 12일 낮 2시경, 환경운동가 80여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방조제로 5척의 배를 타고 진입했다.

이들은 환경단체 회원들을 닥치는대로 무조건 주먹으로 쳤다. 심지어 주용기씨(새만금 간척사업 즉각 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를 자신들이 타고 온 배로 끌고가 집단 구타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활동가 홍성미씨는 현장에서 실신했다. 현재 주씨와 홍씨는 해양경찰의 구명보트에 실려 군산의료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새추협 회원들은 또 환경운동가들이 밀집해있는 시위 현장에 배를 타고 접근해 바닷물을 끌어 호스에 연결, ‘물대포’를 쏘면서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또 카메라와 핸드폰, 취재수첩 등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녹색연합 구대수 간사가 소지하고 있던 카메라를 빼앗겼고, 시민방송 한 피디가 그동안 찍은 테이프는 바닷물에 내팽개쳐졌다.

새추협 회원 7-8명은 핸드폰으로 기사를 송고하고 있는 <오마이뉴스> 기자를 목격하고 “저X, 핸드폰이다”라고 외치며 몰려와 “너 어디 소속이냐”라고 물으면서 “바닷물에 빠뜨리겠다”며 사지를 들고 끌고가다가 경찰의 제지로 간신히 풀려났다. 새추협 회원들은 <오마이뉴스> 기자의 취재수첩과 안경, 모자를 빼앗아 갔다.

한편 새추협 회원들이 잠시 조용해진 틈을 타 포크레인 한 대가 접근해 오전내내 환경운동가들이 파헤쳐놓은 방조제 구덩이를 다시 덮으려고 시도했지만, 환경단체 회원들의 반발로 실패했다.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포크레인 치워라” “사다리 타고 온몸으로 막겠다”고 오열했고, 80여명의 환경운동가들도 방조제 위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환경운동가들은 새추협 회원들이 휘두르는 폭력과 심한 욕설에 일체 저항하지 않고 있다. 경찰측은 환경운동가들에게 “이제 할만큼 했으니 가라”고 했지만, “우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면서 계속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한편 오늘 오전 방조제 공사업체인 (주)대우건설 측이 환경활동가들의 시위에 대해 녹색연합 김제남 사무처장 등 2인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방조제로 올라가 플랭카드를 펼쳐든 활동가들.  ⓒ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



  ▲ 환경운동가들이 방조제를 허무는 작업을 벌이는 장면.  ⓒ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



  ▲ 배에서 내려 방조제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



  ▲ 환경운동가들이 방조제의 흙을 바다로 내던지고 있다.  ⓒ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

다음은 이날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 소속 환경운동가들이 새만금 간척공사 제4공구로 떠나면서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우리는 왜 새만금 4공구 방조제 공사 현장으로 향하는가

2003년 6월 9일(월) 오후 2시 경, 꼭 기억해야하는 날이 되었다.
광활한 새만금 갯벌의 가뿐 숨을 이어주던 4공구가 막혀버린 날이다.
네 성직자의 새만금 삼보일배가 멈춘 지 9일만에, 노무현 대통령이 담수호를 제고하겠다고 얘기한 지 이틀만에, 새만금간척사업의 합리적인 해결을 모색하라고 시민사회단체가 농성을 하고 있는 중에, 새만금을 살리자는 시민들의 자발적 삼보일배 신청이 인터넷을 통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기반공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방조제를 막았다. 대통령이 해수유통을 국민에게 약속한 상황에서 농업기반공사는 날치기 공사를 감행한 것이다.

○ 새만금 생명의 처절한 절규에 소스라쳐 4공구 방조제 공사현장에 새벽녘에 달려간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9일부터 건설업자들과 몸을 부딪히며 싸웠다. 하지만 몰려든 새만금추진협의회 백여명은 술에 취해 대나무 막대기를 휘두르면서, 농성단의 짐을 불태우고 바다에 내던지고, 텐트를 찟는 행패 앞에 눈물을 뿌리며 쫒겨나와야 했다. 온 국민의 새만금갯벌을 살리려는 염원이 정치적 이해타산 속에 무참하게 짓밟힌 것처럼.

○ 노무현 대통령은 농림부 장관에게 새만금갯벌의 숨을 터주었던 4공구 방조제 공사를 최종 승인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시민사회단체대표 간담회에서는 갯벌을 보전하겠다고 공언(空言)을 했다. 방조제 공사가 완전히 막힌 상태에서 새만금갯벌을 살리는 친환경적인 개발은 허위요, 기만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2, 6공구를 통해 해수유입이 4공구를 통해 40%의 해수가 빠져나간다. 4공구가 완전히 막히며 즉각 49%이상의 갯벌이 죽어간다. 장기적으로는 74%이상이 죽을 것을 전문가들은 예고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이미 우점종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형편에 4공구가 막힘으로 해서 생물상의 변화와 고사는 급격하게 이루질 것이다.

○ 새만금갯벌을 살릴 수 있다는 온 국민의 희망을 참여정부는 철저히 짓밟았다. 이제 꺼져가는 새만금 갯벌의 생명을 살리는 길은 국민의 힘 밖에 없다.

우리는 이제 새만금갯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새만금 방조제 공사현장으로 내려간다. 비장한 심정으로 삽과 괭이로 방조제를 거둬 낼 것이다. 갯벌에 해수유통을 시키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정부는 새만금갯벌의 생명을 끊는 방조제 공사를 당장 중단하고 새만금갯벌을 살리려는 진실한 모습을 보여라.

2003년 6월 12일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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