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고속철도]노선재검토합의에 대한 지율스님 기자회견

2003.06.12 | 미분류

‘천성산보존대책위’의 지율 스님은 6월 12일 오전 10시 30분, 환경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5월 12일 고속철도 사업시행자와 일부 단체가 서명한 합의문을 납득할 수 없으며, 향후 천성산의 생태와 자연, 지질, 지하수문제, 그리고 터널의 안전성 검토 없는 사업시행은 전면 무효”임을 밝혔다.


경부고속철도 사업시행자를 대표하여 건설교통부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그리고 일부 단체 간에 「대안및기존노선재검토위원회」 구성을 전격적으로 합의한 것은 지난 5월 12일의 일이다. 서명에 합의한 사업시행자측과 일부 단체는 앞으로 45일(2003. 5. 12 ~ 6. 30)의 기간 동안, 즉 6월 30일까지 활동보고서를 국무총리실에 제출하기로 하였다.





고속철도 천성산 구간의 개발문제는 지난 2001년 6월,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에서 내원사 소유 토지에 대한 손실보상을 협의요청하면서 현실적으로 대두되었다. 2년의 기간동안, 내원사의 ‘산감’인 지율스님은 각 관청에 천성산 관통 고속철도 재검토 요청 공문을 발송하였고, 천성산살리기 국토순례, 생명사랑과 실천을 위한 삼보일배, 38일간의 걸친 목숨을 던진 단식으로 생명의 존엄과 배려에 관한 실천을 몸소 보여주었다.

단식 31일째인 3월 7일, 노무현 대통령은 대구~부산 고속철 구간의 공사 전면 중단과 재협상을 지시했으며, 문재인 민정수석이 ‘해결사’임을 자처하며 부산시청 앞 지율스님의 단식농성장을 찾아와 ‘공정한 틀’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와 일부 단체와의 합의사항을 지켜보면서, 금정산과 천성산의 뭍 생명과 자연이 정치적 흥정거리로 전락할 위험성을, 합의과정에서 나타난 절차적 민주주의의 위기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 천성산 일대는 국내 최대의 고층습지가 위치한 지역이다. 무제치늪, 화엄늪 등 환경부지정 자연생태계보전지역이 2군데나 존재한다.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의 천성산 환경영향평가보고서에는 이런 습지에 대한 내용이 하나도 없으며, 또한 30여종의 희귀 동식물이 전부 누락되었다. 아울러 천성산의 지질, 지하수 항목도 조사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조사를 한 것처럼 조작하였다. 환경부 역시 이러한 사항을 알면서도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켜 향후 법적인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이날 지율스님이 발표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 전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드리는 공개 질의서

다사다난한 국정의 현안에 노고가 많으심을  치하 드립니다.

국정문제 10대 현안의 하나인 천성산 관통 고속철도 문제는 후보시절 대통령의 중요한 공약사업이었습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공사 전면 중지와 모든 상황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여 민주적인 절차를 걸쳐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라는 지시를 내리셨으며 이는 나라의 100년 대계를 내다보는 올바른 결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 문제의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로 지난 2년 동안 중요한 공식적인 창구 역할을 해왔던 내원사와 천성산 환경보존 대책위에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천성산의 대표성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와 노선 재검토위원회라는 합의의 결과를 도출하여  천성산 문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국가의 최고 책임자가 발언하고 지시했던 결과이며 민정 수석이 목숨을 걸고 단식 중이던 한 비구니의 손을 붙잡고 대통령의 뜻을 믿어 달라고 했던 실상입니다.

만일 이것이  현정권이 문제에 접근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실상이라면 이를 지켜보고 있는 5 천만 시민의 실망과 분노와 불신은 치유될 수 없는 깊은 골로 남을 것입니다.
산사의 조용한 수행처를 벗어나 지난 2년 동안 거리에 섰던 것은 결코 편협한 이해의 틀이 아니었으며 아픈 국토에 대한 사랑과 생명에 대한 서원이었습니다.
또한 우리의 생명과 연결된 안전문제와 생태계파괴, 지하수 유출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그 재앙을 미래로 가져가 우리 아이들에게 슬픈 유산으로 남겨주어서는 안된다는 염원이었습니다.

천성산 문제가 생명의 문제이며 미래 지향적 문제라면 천성산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역시 객관적이고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사료됩니다.

이에 , 내원사와 천성산 환경보존 대책위에서는 3차례의 실무회의와 고속철도 관통을 반대하는 전국 생명연대 토론회 등을 통하여 1차적으로 현정부와 시민사회단체가 진행하고 있는 협의체가 범할 수 있는 몇가지 중대한 오류와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문제에 대한 공개 질의로서 천성산 문제를 심도 있게 접근 할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오니 깊이 사려하여 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 천성산의 협의체 문제에 대한 질의 –

1. 고속철도 관리공단에서는 지하수와 지질, 안전과 생태계 파괴에 대하여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였으며 지난  2002년 6월,  1년에 걸쳐 지질, 지하수, 생태계 등 ,5개 부분에 공동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하였던 선례가 있다.  (참조1. 고속철도 공단의 공문 설관 0903161)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이해 당사자가  배제된 대안노선 검토위원회를 통하여 한달 남짓한 기간동안 천성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협의안은 (참조2. 협의체 합의문)  천성산 문제의 중요성을 덮으려는 고속철도 관리공단의 의도와  정치적인 복안이 결합된 대안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에 대한 이유 있는 답변이 있어야 한다.

2.수 차례에 걸친 공문과 항의에도 불구하고 처음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했고  5km의 사유지가 수용되는 이해 당사자가 소외된 협의체 구성이 과연 민주적인가

3. 민주국가에서 이해 당사자가 소외된 협의체가 합의한 결과에 대하여 피해 당사자가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요할 수 있는가

– 천성산 문제에 대한 질의서 –

1. 현재 진행중인 천성산 관통 고속철도 노선은 활성화 단층인 양산단층대로 법기단층 등 10여 개의 단층과  등 불안전한 지질대를 통과하여 간다.
일본 고오베의 터널 사고와 최근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터널사고를 반추하여 본다면  고속철도가 노년기 단층지대을 관통해 가는데 대한 대형 산사태와 터널 붕괴위험 등 안전문제에 대해 과학적이고 검증된 자료.

2. 천성산 관통 고속철도 노선은 영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6개의 계곡과 18개의 중고층 늪을 관통하여 간다.
늪의 사막화로 인해 영향을 받는 12계곡에 대한 지하수와 주변 39개 저수지의 수원 고갈에 따른 손실을 객관적이고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산출한 경제성 분석결과.

3. 천성산은 생태계와 습지보전지역으로 수달과 원앙, 삯과 담비 등 10여종의 천연기념물과 30여종의 보호 동식물 등의 중요한 서식지이다.
이에 천성산 생태계 현황에 대한 전반적인 정밀조사와 분석자료.

4. 지난 4월 환경부 장관은 고속철도가 관통하여 피해가 예상되는 생태계 보전지역인 무제치늪을 답사하였다.
환경영향 평가 최종 승인 기관으로 오히려  환경영향 평가로 면죄부를 주고 침묵하고 있는 환경부의 공식적인 입장

5. 문화재 보전지역과 전통사찰 보전법에 의하면 그 지역을 통과하여 가는 사업에 대하여 당해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소유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형상변경을 하고 이의를 제기한 공문에 답신조차하지 않고 있는 문화관광부의 이유 있는 답변 .

– 위 질의 사항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와 답변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내원사 주지 혜등
천성산 환경보존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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